베르그송과의 1시간 (편하게 만나는 프랑스 철학)

베르그송과의 1시간 (편하게 만나는 프랑스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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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철학은 어렵고 딱딱하다?’ 〈편하게 만나는 철학〉 시리즈는 이러한 편견을 깨고, 동서양 철학자의 핵심이 되는 사상을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소개합니다. 친근한 예시와 설명을 통해 철학자가 자신의 사상을 어떻게 형성하고 또 키워 나갔는지를 살펴본다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철학에 한층 편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앎과 삶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지속으로 탐구한 행동파 철학자, 베르그송!

베르그송은 사물을 하나하나 분리하여 연구하는 과학의 탐구 방법을 거부하고, 모든 현상을 하나로 연결된 ‘지속’, 하나로 ‘통일’된 현상으로 보는 새로운 탐구 방법을 주장한 철학자였습니다.

지속과 통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시간 역시 시, 분, 초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지속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인간의 진화 과정 역시 우리 안에 멈추지 않는 생명력이 만들어 낸 하나의 지속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사회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고력이 절실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자연과학과 인문학, 개인과 사회, 앎과 삶의 통일을 주장한 과학시대의 철학자 베르그송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봅시다.
저자

이명곤

경북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의리옹가톨릭대학에서토마스아퀴나스를전공,DEA학위를취득하였다.파리1대학(판테온소르본)에서‘프랑스철학사’관련DEA학위를취득하였으며,토마스아퀴나스의‘인간학과영성’에관한주제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
예술에도관심이많아파리1대학예술대학에서조형미술학사및석사학위(한국화)그리고미학DEA학위를취득하였으며,2014년에영남미술대전의초대작가(한국화)로등단하였다.대구가톨릭대학에서연구교수그리고경북대학교에서전임연구원을거쳐현재는제주대학교철학과에재직하며서양고중세철학,예술철학,종교철학,비교철학등을강의하고있다.

저서로는『인간학의지혜』,『토마스아퀴나스읽기』,『키르케고르읽기』,『철학,인간을사유하다』,『토미즘의생명사상과영성이론』,『역사속의여성신비가와존재의신비』,『키르케고르의《이것이냐저것이냐》읽기』,『종교철학명상록:성인들의눈물』등이있으며,〈편하게만나는프랑스철학〉시리즈를집필하고있다.역서로는『토마스아퀴나스:존재의형이상학』,『영성의파노라마』,『자아와그운명』,『진리론』,『키르케고르:신앙의개념』이있다.

목차

1장인류의미래를고뇌한웅대한영혼의소유자
행동하며사색하고,사색하며행동하라
‘과학과철학’,무엇이문제인가
사상과삶의일치,행동하는지성인
유대민족을사랑한가톨릭정신

2장과학의확신에대한우려와인간의자유
왜,자유인가?
자유는인격의표현이다
내가나를알수있을까?
동기라는선입견과동기로서의자아
인간은미래를예언할수있을까?
자유는창조다

3장진화론에대한코페르니쿠스적전환
모든것의시작,엘랑비탈
진화는지속이다
진화는창조다
영혼없는기계,뇌과학의허와실

4장두사회와인류의미래
미국사회와유럽사회,어느쪽이좋을까?
‘열린사회’와‘닫힌사회’
왜민주사회가타락하게되는가?
종교의역할과신비주의의요청

저자후기
베르그송연보

출판사 서평

1분이60초?시간은그냥느끼는것

기원전5세기경,그리스철학자제논(Zenon)은날아가는화살이영원히과녁에닿을수없다고주장했다.물체가이동을하려면한지점에서중간지점을거쳐다음지점으로넘어가야하는데,만약중간지점을무한히쪼개서늘리면날아가는화살은영원히다음지점에닿을수없다.이것이유명한‘제논의역설’중‘화살의역설’이다.

물론,화살이날아가는속력과거리,과녁에적중할때까지걸린시간을계산하면제논의주장이틀렸다는사실을간단히알수있으나,기원후20세기의프랑스철학자베르그송은전혀다른시각에서제논의주장을반박했다.바로시간의‘지속성’을근거로말이다.
베르그송은1분을60초,1시간을60분으로나누는것이오로지인간의편의를위한계산일뿐,실제로시간이나누어져있는것은아니라고보았다.그에게시간은하나의‘지속’이고,있는그대로느껴야하는현상이었다.따라서베르그송이봤을때제논의역설이잘못된이유는,화살이날아가는시간과공간을물리적으로나눌수있다는제논의생각자체에있었다.


인공지능의발달은진화가아니야

최근들어AI기술의급속한발달로,영화〈터미네이터〉나〈매트릭스〉처럼인공지능이인간을지배하는디스토피아가현실로다가온것이아니냐는불안감이높아지고있다.얼마전에는렘브란트의그림을인공지능이붓터치하나하나까지그대로재현하여똑같은복제품을그려낸일이있었다.프랑스에서는인공지능이집필한소설이베스트셀러를기록하기도했다.바둑은기계가계산할수없는스포츠라고생각했지만알파고가등장했고,최후의보루인예술의영역마저인공지능에게침식당하고있다.우리는인공지능에게지배당하고마는걸까?

베르그송은그렇지않다고말한다.예부터한종의멸종은진화한다음세대의등장으로이루어졌다.만약인간이인공지능에의해지배를당하게된다면,인공지능이인간보다진화한존재라는말이되는데,인공지능이아무리발달을거듭한다고한들,베르그송은그것을진화라고보지않는다.그에게‘진화’는생명체가가진‘약동(?lanvital)’을통해서만일어나는현상이다.생명체는그안에넘치는무한한생명력을토대로,예측불가능한방향으로다채로운진화를이루어나간다.다른사람이볼때,어떤사람이‘잘못된성장’을하고있더라도,그것은그사람이가진생명력의발현이지,‘잘못된진화’라고할수는없는것이다.반면에,인공지능은자기안에설계된알고리즘을따라결과물을내놓는다.만약알고리즘설계자가볼때,‘잘못된결괏값’이도출된다면,그것은그냥오류일뿐이다.주어진알고리즘을따라결과물을산출하는인공지능은절대로진화할수없으며,끝없이진화하는인간에게하나의도구로쓰일수밖에없다.

베르그송은생명이가진무한한생명력이창조적인진화를보여준다고주장하며,과학의기계적인이론으로는생명의진화를설명할수없다고보았다.그리고이같은베르그송의통찰은유명한저작『창조적진화』로이어져노벨문학상을안겨주기도했다.


‘지속’과‘통일’,우리는나눌수없는하나다

베르그송의논의에과학적인이야기가자주등장하여마치그가과학철학자인것처럼보이지만,오히려베르그송은과학이세상을연구하는방법에큰거부감을보였다.과학과베르그송의차이는양의학과한의학의차이로설명할수있다.양의학이인체를체계적으로나누어병이생긴부위만치료를시도한다면,한의학은인체를하나의기(氣)로보고병이생긴부위뿐만아니라몸전체적인혈맥의흐름을바로잡아치료를시도한다.이처럼과학은사물을하나하나쪼개서분석하는반면,베르그송은사물을하나로통일된‘지속’으로보고그자체를있는그대로받아들인다.

21세기를살아가는우리는최첨단과학기술과과학적인사고에익숙해져있다.현상을과학적이고논리적으로분석할줄알아야사회에서도능력있다고인정받는다.하지만세상도,우리의삶도정답이있는것처럼명료하게흘러가지만은않는다.회사,학교에서의내모습도,친구들과있을때내모습도,혼자있을때내모습도모두한명의‘나’다.이것을하나하나나누어서‘내모습이왜상황에따라달라지지?’혹은‘저사람은왜나랑있을때분위기가다르지?’라고생각하는순간,우리는생명력을잃고설명할수없는모순에빠지게된다.

학자들은3차원을너머의공간에서는시간이하나의사물처럼보일수도있지않겠느냐고추측한다.만약우리의과거,현재,미래가하나의원통으로보인다면어떨까.베르그송의주장처럼,시간과공간,우리의삶은하나의‘지속’이자‘통일’이다.


첨단과학의시대에베르그송을다시꺼내다

서구를발전시킨‘과학’의방법을한사코거부한프랑스철학자베르그송.자연과학과인문학,개인과사회의통일을끊임없이시도했던그는,자신의철학을생활에직접적용하여앎과삶의통일마저이루어내는,프랑스철학의정점을보여주기까지한다.

우리에게그동안잘알려지지않았던‘베르그송’의삶과철학을엿보는시간은,첨단과학의시대에도여전히강조되는철학의쓸모를피부로느낄수있는뜻깊은경험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