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활동하는폴란드작가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의상상그림책둘째권
학교갈때아이들은무슨생각을하며걸을까?
친구를만나서도란도란이야기를나누며걸어갈까?
두리번두리번주변을둘러보며천천히걸어갈까?
《학교가는길》은세상에대한아이의호기심을발자국으로표현하면서학교가는길의다양한풍경을감각적으로펼친그래픽콩트다.더할수없이간결한그래픽과글로,아이들이라면누구나공감할만한온갖상상을발랄하게풀어놓는다.
■학교에가려고집을나선다.아침을맛있게먹고나서.
아침산책다녀오는이웃집아저씨를만나고,치과를지나고,꽃집을지나고,가구점을지난다.한발짝한발짝마다재미있는일이일어나지만엄마말씀이생각난다.길건널때는조심하고,낯선사람을따라가면안돼,상상에너무깊숙이빠지지말고등등…….앗,이러다가지각하겠다,꾸중듣기전에얼른교실에들어가야지…….
하굣길에는다른길로온다.집으로돌아오면모두들나를반기지만,가장좋아하는건내동생!
한발자국한발자국걸을때마다,발자국은이웃집강아지가되고,공원의오리가되고,폐차장의자동차가되고,거리의신호등이되고……일상적인풍경과마음속공상이뒤섞이며자꾸자꾸변한다.
발자국닿는대로펼쳐지는상상그림은언뜻단순한듯하지만그안에서는온갖상황이변화무쌍하다.아침산책다녀오는옆집아저씨도나오고,용을무찌르는용감한기사도나오고,귀여운동생도나온다.한눈팔다가는머리를잃어버릴지도모른다는무서운경고도있고,도처에도사린무시무시한위험도있고,달콤한사탕으로유혹을하는낯선사람도있다.평소신호등앞에서엄마말씀을떠올리는것처럼일상적인일이기도하고,손가락지문을통해경찰서를떠올리는것처럼한번더생각해야하는복잡한상황이되기도하고,학교에서돌아오는나를반겨주는가족처럼따뜻한풍경이펼쳐지기도한다.
이모든상황이절제된선과색으로갖가지연상과비유를넘나들며경쾌하게펼쳐진다.
뭔가재밌는놀이기구가없으면어떻게놀지도모르는요즘아이들에게아무런도구없이도,걸으면서그저주변을둘러보면서떠오르는상상만으로이야기를만들어가는일은얼마나멋진일인가!
스쳐지나가는간판이나길가의풀한포기로도얼마든지다른이야기를창조해낼수있음에신선한자극을받은아이들은나만의특별한상상의세계를쌓아나갈것이다.
■《학교가는길》의한발짝한발짝발자국은바로세상을향한호기심으로가득한아이들의마음이다.이제막세상속으로한걸음내딛는아이들에게발자국은어디든지가라고,이리저리돌아다니라고용기를북돋아준다.나아가씩씩하게희망의미래를묻는다.내동생은언제첫걸음을뗄까?
등굣길에는이길로,하굣길에는저길로,오늘하루내발이어디를다녔나,어떤이야기가있었나,떠올리다보면자연스레나를둘러싼주변과다른사람들이눈에들어오고,그러면서세상을향해한걸음더나아가게된다.그래서《학교가는길》은자라나는어린이들에게꼭권하고싶은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