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없어 - 그림책은 내 친구 68 (양장)

나와 없어 - 그림책은 내 친구 68 (양장)

$14.00
저자

키티크라우더

벨기에의일러스트레이터이자아동문학가로,1970년브뤼셀에서영국출신아버지와스웨덴출신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습니다.청각장애로다섯살이넘어서야말을했는데,어린시절부터새,꽃,돌들을좋아하고장소의아름다움에민감했으며책속세상에빠져들었습니다.브뤼셀의생뤼크미술학교에서그래픽아트를공부했고,1994년그림책『나의왕국MonRoyaume』을시작으로50여권의책을펴내며...

출판사 서평

여기,있는건없어.
그래,있는건나야.없어와나.없어는이름이없어야.
없어는나하고같이,내곁에살아.

오늘아침,나는아빠의웃옷을입고장화를신었어요.
엄마가항상나한테추운게싫으면신으라고한장화예요.
오늘아침,웃옷,장화,없어와나는밖에나갔어요.
없어는언제나기분이좋아서,못된말은절대로하지않아요.
다른아이들은나를이상하게생각하지만,그래도상관없어요.

상상친구와의교류,깊은내면의유대'

하늘나라로떠난엄마.남겨진나와아빠.
엄마가없으니모든것이달라진다.아빠는거의언제나집에없고,정원사로일하지만꽃들이자라던가족의정원은그냥버려둔채다.
마음을나눌누군가가없는,아무것도없는상태…….
나는상상친구‘없어’를만들어내이모든시간을함께하며엄마의빈곳을조금씩채워간다.밥을먹을때면없어를위해아무것도담지않은접시를놓고,신기한이름의꽃들이피던,지금은창살로막힌정원에가고,엄마가좋아하던히말라야푸른양귀비이야기를나눈다.작은씨앗을심어나무가자라고,그꼭대기에서나는없어와아빠가정원사로일하는모습을바라본다…….
시간이흘러도여전히걱정이많은아빠.
더이상없어는나를위해아무것도해주지못한다.
왜나는엄마와함께하늘나라로떠나지않았을까?
히말라야의산위에서엄마와다시만나고싶다고생각했을때,없어는사라진다.

충분한애도,상실의극복,온전한회복을위하여

《나와없어》는제목그대로‘없음’,‘상실’,‘부재’,그리고사랑하는이를잃은상실감을벗어나다시새로운꽃을싹틔우는마법같은‘치유’에대한이야기이다.

엄마의죽음이후표면적으로는덤덤한일상이이어지지만삶의생명력이빠져나간듯가족의생활은생기가없다.표정이없는아빠는자신의슬픔에빠져어린라일라의소리없는비명을듣지못한다.날마다무거운고독과마주하는라일라.
엄마가신으라던장화와아빠의웃옷,유일한친구‘없어’로지극한외로움을견뎌나가지만“여기서는아무것도할일이없어!”라는한숨에는무력감이가득하다.

하지만상상의친구없어는“그건아니야.사람은아무것도없는것에서시작해서무엇이든할수있어.”라고대답한다.
정말그럴수있을까?
텅빈정원에흰눈썹울새가나타난날,없어의말대로라일라는작은씨앗을땅에심는다.흙을보듬고하나하나덮개를씌워주며정성껏보살핀시간들…….마침내봄이문턱까지찾아오고파란히말라야푸른양귀비꽃이피어난다.그리고없어가돌아온다.다시없어와라일라는평생친구가된다.
드디어라일라에게도아주아름다운봄이찾아온다.마법처럼아빠의마음이돌아와다시라일라의아빠가된것이다.예전에엄마가있을때처럼.정녕흰눈썹울새는멀리히말라야에서엄마가보낸정령인걸까?

기억과상실과부재에대한아프고도아름다운그림책

이토록대단한자연의마법이라니!이감동적인신비한힘은어디에서오는것일까?
씨앗을뿌려싹이트고꽃이피는것을지켜보며그식물에사랑과애정을주어머지않아나무로자라게하는,바로이시간에마법이숨어있다.차례로아이의마음을바꾸고아빠의마음을돌려다시예전의생기를채우는마법,시간이흐르고삶이회복됨에따라마침내지극한슬픔과무력감에서벗어나게하는마법,한번죽었다가다시살아나는재생의마법이.
우리모두의운명,언젠가오고야말가까운사람의부재,누구나겪을수밖에없는슬픔.키티크라우더는죽음이라는무거운주제를너무무겁지않게,하지만본질을외면하지않고기억과상실과부재에대한아프고도아름다운그림책으로탄생시켰다.그렇게자연이가져다주는마법같은치유와재생의시간을아주섬세하고도아름답게그려낸다.

글과그림은한송이꽃처럼시적이다.절제된글은조금의사족도없이명징하게의미를전달한다.나로시작하는1인칭에서중간에라일라를설명하는3인칭으로다시1인칭을오가는독특한문체지만독자들은별구애없이받아들일수있을것이다.
그림은평소화사한색감을선보이는키티크라우더의다른작품들보다절제되어있다.충분한애도이후에야떠나보낼수있는법,단순하고효과적인그림과글로그렇게엄마를잃은라일라를애도하고위로하는것만같다.

삶은수많은상실의연속이지만,누구라도씨앗을심어싹을틔울수있다.
어떤슬픔이나상실도치유될수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