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다시 뜬다

태양은 다시 뜬다

$13.35
Description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헤밍웨이의 청년기 작품!
스물일곱 살의 청년 헤밍웨이가 쓴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 『태양은 다시 뜬다』. 헤밍웨이는 이 작품을 통해 평단의 극찬과 대중적 성공을 거두며 문단의 스타로 떠올랐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방황하던 세대를 지칭하던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말을 유명하게 만들었으며, 의미심장한 것을 수면 아래로 감추는 특유의 힘 있는 문체를 완성했다. 전쟁 중 파편에 맞아 성불구자가 된 신문사 특파원 제이크, 유대인 소설가 콘, 첫사랑의 상처를 가슴에 안은 매력적인 영국 귀족 부인 브렛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주고받는 냉소적인 대화들과 그 짧은 문장 아래에는 절제와 긴장감이 감춰져 있다.
이 소설은 크게 파리에서 생활하는 주인공이 축제와 투우와 낚시를 즐기러 팜플로나에 가는 형식을 띠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들이 삶의 의미와 질서를 찾아 떠나는 치유의 순례기를 보여준다. 이번 번역본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순례의 여정’길에 대한 분석, 230여 개의 각주, 헤밍웨이 연보, 20여 컷의 자료사진 등을 더했다.
저자

어니스트헤밍웨이

저자:어니스트헤밍웨이(ErnestMillerHemingway)
1899년미국시카고교외의오크파크에서태어났다.고교졸업후대학에진학하지않고『캔자스시티스타』지의수습기자로일하다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적십자야전병원수송차운전병으로참전했다가이탈리아전선종군중두다리에중상을입는다.이후『토론토데일리스타』지의파리주재특파원으로파리에머물면서당대의저명한작가들과어울렸다.당시최고인기를구가하던F.스콧피츠제럴드의소개로편집자맥스웰퍼킨스를만나고작가로서의길을시작한다.1926년『해는또다시떠오른다』를발표하며명성을얻었으며,세계대전이후젊은이들의방황과환멸을사실적으로묘사한이작품은‘길잃은세대’의바이블이되었다.전쟁문학의걸작『무기여잘있거라』,스페인내란때의경험을바탕으로쓴『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를발표하며폭발적인인기를얻었다.하지만이후10년동안이렇다할작품을내놓지못해작가로서생명이끝났다는혹평을들어야했다.1952년『노인과바다』를발표하며작가로서의명성을회복한헤밍웨이는이작품의인기에힘입어1953년에퓰리처상을,1954년에는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이후우울증과알코올중독증,기타질병에시달리며입원과퇴원을반복하던그는1961년엽총으로자살해세상을떠났다.  

역자:이한중
연세대경영학과를졸업한뒤전문번역가로활동하면서주로자연과생태,환경과학분야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울지않는늑대>,<나의삶은서서히진화해왔다>,<동물원의탄생>,<지구를입양하다>,<핸드메이드라이프>,<지구의미래로떠난여행>등지금까지20여권의책을번역했다.  

출판사 서평

『노인과바다』의헤밍웨이가아닌,청년헤밍웨이읽기!
헤밍웨이는별다른설명이필요하지않을정도로유명하다.전세계적으로는물론이고한국에서도대중적인이미지가강하고작품에대한인지도는높다.하지만헤밍웨이의작품을제대로읽어본사람은참적다.왜그럴까?지금까지정식으로한국어출판권이계약되어소개된적이없었기때문에더욱그러하겠지만,대중적인이미지가너무도드라져서(파파헤밍웨이),허연수염덥수룩한산타클로스같은노인이미지로인식되어온분위기도한몫했을것이다.더구나한국의독서계에서이제까지볼수있던소설은『노인과바다』가거의유일했는데,아동물로취급되거나아예아동물화되버렸고,그나마도해적판으로만보급되어온것이안타까운현실이었다.그러다그의사후50년이되어저작권보호기간이2011년을끝으로만료됨에따라,2012년새해를맞아그의대표작중하나이자최고작으로도꼽히는『태양은다시뜬다』를내놓게되었다.헤밍웨이는그의말년보다는청년기의작품과삶을먼저조명할필요가있다는생각이강했다.그는상투적인삶을거부하는모험가였고,“세상의본질이무엇인지”궁리하기보다는그속에몸을던지는스타일의인간이었다.뻔한경로에안주하지않고,항상다른길을택했다.대학진학대신기자생활을했고,1차대전에참전했으며,뉴욕이아닌파리에서본격적으로문단수업을했다.소설가로이름을날리게된후에도종군기자로스페인내전에뛰어들었으며,쿠바에오랫동안드나들었다.

로스트제너레이션을대표하는고전중의고전
이번에출간하는『태양은다시뜬다』는여러면에서기념비적인작품이다.스물일곱살의헤밍웨이는이작품을통해평단의극찬과대중의호응을함께받으며일약문단의총아로떠올랐다.1차대전이후방황하던세대를지칭하던‘로스트제너레이션’이란말이유명하게된것도이소설때문이었고,‘빙산이론’혹은‘생략이론’이라고도불리는헤밍웨이의힘있는단문체로완성한첫소설이기도하다.이소설덕분에스페인투우축제산페르민축제와팜플로나라는도시가세계적으로유명해졌고,여주인공브렛의패션은전후미국신여성들의패션을주도하기까지했다.
이소설은헤밍웨이가1925년에스페인여행에서겪었던체험을바탕으로쓴것으로1926년10월미국에서처음발간되었으며,영국에선1927년에
<피에스타>
(Fiest,축제)란제목으로발간된다(스페인,이탈리아,독일,러시아,체코등에서도Fiesta로출간되었다).1983년
<뉴욕타임스>
에따르면,이소설은단한번도절판되었던적이없으며,세계에서가장많이번역된타이틀중하나라고하며,
<타임>
지선정100대영문소설,
<뉴스위크>
선정세계100대명저,모던라이브러리선정20세기100대영어소설로꼽힌,고전중의고전이다.




*참조:로스트제너레이션혹은잃어버린세대

이말은1차대전중에도쓰던말이었으나,헤밍웨이가『태양은다시뜬다』에서대조를이루는두제사의하나로쓰면서유명해졌다.흔히‘잃어버린세대’,‘길잃은세대’등으로번역되는데,이로인해헤밍웨이는1차대전이후의방황하는세대를대변하는대표작가가되었다.

이말은당시그의멘토였던거트루드스타인이그에게했던말을인용한것이었다.나중에헤밍웨이가나이가많이들어서쓴『이동축제일』의한부분을보면,우리가‘로스트제너레이션’이라는말을들을때떠올리게되는것과는꽤차이가있다.원래이말은스타인의승용차수리점사장이차를제대로못고치는직원에게“너희는다g?n?rationperdue야”라고하는소리를듣고,스타인이헤밍웨이에게해준말이었다.“그대들이다그래.전쟁에나갔던젊은그대들모두.그대들은로스트제너레이션이야…뭘존경할줄도모르고.죽도록술이나마시고.”(참고로거트루드스타인의나이는헤밍웨이의어머니뻘이다.)

불어의perdue도영어의lost도‘잃어버린’,‘길잃은’,‘상실된’등의뜻이있는데,‘망쳐버린’,‘소용없는’,‘쓸모없는’이란뜻이애초스타인여사의말에가깝다고할수도있다.헤밍웨이는이어서이런술회도한다.“나는미스스타인과셔우드앤더슨과자기중심주의와정신적나태함대(versus)수련(discipline)에대해서생각해보았고,누가누구를로스트제너레이션이라고부르는것인지생각해보았다.”

또한이책의9쪽에서확인할수있듯이,거트루드스타인의말바로다음에,전도서에서인용한“한세대가가고또한세대가오건만,땅은영원히그대로다.태양은다시뜨고다시지며,뜬곳으로서둘러돌아간다”라는말로,자신의세대를옹호하면서,자신의첫장편소설의제목까지따온다.

아무튼이세대는전쟁에나가세상의,문명의,인간정신의끝을목격하고환멸을느낀젊고예민한문화예술인들을말한다.헤밍웨이,피츠제럴드,T.S.엘리엇,라마르크등의작가가대표적이다.




절제된냉소,그것을조심스럽게드러내는감수성의혁명

소설의축을이루는가장중요한세인물은1차대전중파편에맞아성불구자가된파리주재미국신문사특파원제이크,프린스턴대학출신의유대인소설가콘,첫사랑의상처를가슴에안은채여러남자들에게감정을흘리는매력적인영국귀족부인브렛이다.소설의배경이파리임을상기하면,세주인공을비롯해소설에등장하는대부분의인물들은고국을떠나온‘고국이탈자(엑스팻)’이다.

소설의수면위를구성하는가장기본적인관계는제이크와브렛애슐리와의사랑이다.하지만제이크는성불구이기때문에육체적관계를원하는브렛의입장에서이사랑은원초적으로한계가있는비극적인것이다.해마다여름이면스페인으로휴가를떠나는제이크는미국인작가친구인빌고튼과로버트콘,그리고브렛과그녀의약혼녀인스코틀랜드인마이클캠벨과함께떠나는여행을준비한다.이다섯명의고국이탈자들이떠난여행중에,브렛이콘과밀월여행을다녀왔었다는사실이알려지면서갈등이생겨난다.한편브렛이제이크의소개로만난투우사페드로로메로와사랑에빠지게되고,이를질투한콘이권투선수출신의주먹으로제이크와빌과로메로를쓰러뜨림으로써여행은난장판이되어버린다.

수면위의스토리는그러하지만이작품에서유심히살펴볼것은상처를안고살아가는주인공들이주고받는냉소적대화들과그짧은문장아래감춰져있는절제와긴장감이라할수있다.헤밍웨이는고등학교졸업직후기자로일했던
<캔자스시티스타>
생활을통해,도시정치의부패상,병원응급실,경찰서를취재하면서,사람들이냉소의가면을쓰고살아갈수밖에없음을알게되었는데,그냉소는“상처받기쉬운부분들을가리는갑옷”같은가면이었다.헤밍웨이가상처투성이고국이탈자들의내면을그려내는방식이바로‘빙산이론’이라불리는그의하드보일드문체이다.헤밍웨이는그의책『하오의죽음』에서이렇게말한다.“작가는자신이잘아는부분에대해생략을할수있는데,그것을제대로할경우,독자는작가가표현을한것이상으로강하게느낄수있다.빙산의움직임에서위엄을느낄수있는까닭은수면위에드러난부분이전체의1/8밖에되지않기때문이다.다보여주면위엄이없다.진실의적은일부만효과적으로드러내면,글이더힘이있다.”이소설은그의이러한빙산이론문체가처음으로장편소설의형식안에서구현된작품으로평가받는다.




잃어버린세대들이삶의의미와질서를희구하는치유의순례기

또한이작품은한편의여행기(travelogue)로볼수있다.크게는파리에서생활하는주인공이여름휴가때축제와투우와낚시를즐기러팜플로나로가는형식을띠고있다.주인공제이크의여정은산티아고로가는순례길을따르고있는데,이작품을‘순례모티프’로비추어보면많은것들이순례자의간절한마음과겹친다는것을알수있다.

작품배경의3분의1을차지하는파리의경우,길이나지명,명소,카페등에대한언급이아주구체적인경우가많다.팜플로나에가서도마찬가지다.그외에도투르,보르도,바욘,앙데,산세바스티안,론세스바예스,마드리드등을거치며,그각각에대한소개가많다.브렛을둘러싸고점점고조되어가던인물간의갈등은팜플로나에서터지고,결말은마드리드에서이루어진다.그런데이모든지명들이지금우리에게도너무나유명한산티아고순례길로가는경유지이자순례지다.

‘순례’라는코드는작품곳곳에서워낙두드러져보이는데,이에대해서는역자가책의해설과부록을통해좀더구체적인분석을해놓았다.실제로헤밍웨이는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여러차례가보기도했고,가톨릭전통에상당히심취했던작가였다.단순한듯하면서쉽게한손에잡히지않는,미로와도같은작품이이소설이고,그게헤밍웨이의스타일이다.독자는작품곳곳에작가가숨겨둔수수께끼를풀어나가는재미를맛볼수있을텐데,‘순례모티프’를가이드삼는다면좀더흥미롭게작품을읽어나갈수있을것이다.

이번번역본에는역자가한국독자들을위해애써마련한부록자료가있다.‘순례의여정’길을분석한부록과더불어,230여개의각주,헤밍웨이연보,그리고20여컷의자료사진등을세세히준비했다.큰갈등을기둥삼아전개되는극적전개나스펙터클이없는이고전을조목조목읽어내는데작은도움을주는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