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자그마한공터를지나면곧장온갖상점이늘어선거리였어요.
빵가게옆에은혜세탁소,두마리치킨,등대호프…….
눈감고도훤히아는가게들이에요.
“우리태우,이모랑어디가니?”
짱구분식앞을지나는데아줌마가두사람에게알은체했어요.
“안녕하세요.봄볕도좋고해서동네한바퀴돌아보려고요.”
-본문64쪽
세상을향한따뜻한시선과유머를바탕으로옛이야기와동화를써온김순이작가의《동네한바퀴》가출간되었다.오랫...
자그마한공터를지나면곧장온갖상점이늘어선거리였어요.
빵가게옆에은혜세탁소,두마리치킨,등대호프…….
눈감고도훤히아는가게들이에요.
“우리태우,이모랑어디가니?”
짱구분식앞을지나는데아줌마가두사람에게알은체했어요.
“안녕하세요.봄볕도좋고해서동네한바퀴돌아보려고요.”
-본문64쪽
세상을향한따뜻한시선과유머를바탕으로옛이야기와동화를써온김순이작가의《동네한바퀴》가출간되었다.오랫동안어린이책을만든경험으로《노랑각시방귀소동》《19마리개와29마리고양이》등을선보이며창작활동에매진하던작가는2012년에안타깝게세상을떠났고,이책은작가의마지막작품이되었다.
소박한삶을소중하게생각했던작가는《동네한바퀴》에서도평범한이들의삶속에녹아있는다양한감정을섬세하게그려내며,일상의작은행복에대해생각하게한다.고민많고속깊은주인공태우와그가족들을통해소박한삶의정겨운모습을보여주고,특히개발의물결속에급속히변해가면서도과거의정겨운풍경을간직한동네는이작품의또다른주인공이라할수있다.시대가바뀌며각박해진세상속에서,어느덧사라져버린동네라는공간을따뜻하게복원해낸《동네한바퀴》는어린이들에게‘이웃사촌’이라이야기되던과거공동체를간접경험하는정겨운계기가될것이다.
속상하고서운한날,말못하게답답한날
내마음과네마음을알아가는동네한바퀴
《동네한바퀴》의주인공태우는3대가함께사는대가족에서화목하게사는열살남자아이다.하지만한편으로는외모로고민하고,엄마와헤어져따로사는아빠를그리워하면서도자기마음을솔직하게표현하지못한다.이렇듯태우뿐아니라《동네한바퀴》에등장하는인물들을살펴보면모두어딘가하나씩은결핍을가지고있거나좌절해본경험이있다.상처와결핍견디는인물들을보듬고힘이되어주는사람은곁에있는가족과이웃이다.그리고이들의마음이더가까이다가갈수있게해주는것은바로함께걷는시간이다.
태우는동네를걸으면서인정없어보이는할아버지가한뎃잠을사람에게양말을벗어준것을알게되고,어느새훌쩍자란어린동생의모습을실감한다.남들앞에서는것을수줍어하는태우가이모와함께신나게춤을춘것도동네의거리에서였고,떨어져사는아빠에대한그리움과서운함을엄마에게솔직히내비치는것도,다가서기힘든어두운모습의친구를위로하고마음을나누게된것도동네의어느공간에서였다.이렇듯《동네한바퀴》는빛과어둠을모두갖고있는평범한삶과함께사람들의희로애락을현실적으로그려냈다.그리고그들이화해하는모습을통해서로를이해하고사랑하는것또한소박하고작은것에서시작될수있음을보여준다.
동네,서로가서로를알아주는따뜻한공동체
태우는동네를걸으며많은사람들을만난다.이웃집할아버지,슈퍼주인아저씨,분식집아주머니,이웃집누나…….이들과나누는건안부인사와일상적인이야기지만,그아래에는서로를알아주고염려하는마음이깔려있다.이렇듯《동네한바퀴》는태우가걷는동네길구석구석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모습과그들을이어주는감정의유대를함께보여주며,어느순간사라져버린공동체로서의공간‘동네’를복원한다.
과거이웃사촌이라이야기되며,먹을것을나누고,희로애락의감정을공유했던일상의공동체는산업화와도시화와함께급속히해체되었고,이웃간의날선갈등이뉴스에오르는것이더이상놀랍지않은일이되어버렸다.그러나이런흐름속에서도따뜻한마음으로서로를이해하며더불어가는사람들또한여전히존재한다.《동네한바퀴》의모습은어린이들에게낯설지만신선하게다가서며의미있는경험으로되어줄것이다.
헌사
(…)책속인물들은어른이고아이고모두가결핍이있어요.뚱뚱하거나괴팍하거나노처녀거나이혼했거나……마치우리처럼요.상처와결핍속에서도서로를보듬고서로에게힘이되면서살아가는따뜻한이야기.그것이작가가바랐던세상살이였고,김순이작가도그렇게살다갔어요.
정이많고사랑과연민이넘치던작가는그래서그만큼외로웠는지도몰라요.작가는지금쯤나무가되었을까요?나무가되어지나가는바람을붙잡고세상소식을듣고있을것만같아요.작가가마지막으로이세상에남겨두고간글《동네한바퀴》와더불어작가의따뜻한마음이두고두고기억되기를바랍니다.-문승연(어린이책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