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자이 미즈마루

안자이 미즈마루

$17.64
Description
슬슬 그림의 대가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 세계와 그림 철학!
안자이 미즈마루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부분의 에세이에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단순히 일러스트레이터라고만 하기에는 참으로 다채로운 얼굴을 지닌 사람이 바로 안자이 미즈마루이다. 『안자이 미즈마루』는 안자이 미즈마루의 초창기 작업부터 최고의 인기작까지 망라한 책이다.

단행본 삽화, 잡지 표지, 만화, 그림 에세이 등 주제별로 분류해 대표작을 보여주며, 작업 당시의 에피소드를 같이 실어 흥미를 돋운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최고의 궁합을 선보인 무라카미 하루키와의 대담은 물론 일본 대중예술계를 이끈 아티스트 그룹 ‘팔레트클럽’의 멤버들이 기억하는 안자이 미즈마루 등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2014년 4월 18일자 《주간 아사히》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기고한 추모글인 ‘미처 그리지 못한 한 장의 그림ㅡ안자이 미즈마루 씨 이야기’를 무라카미 하루키의 허락을 얻어 책의 서문으로 실었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선과 색상, 허술한 듯 보이지만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진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을 한 권으로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명콤비이자 하루키가 “마음을 허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칭한 안자이 미즈마루 평생의 작품 궤적을 따라간 책이다. 편안하게 슥슥 그린 그림, 천진난만한 색상에 엉뚱한 감상을 적은 손 글씨로 보는 사람도 왠지 편안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안자이 미즈마루의 스타일에 흠뻑 빠져보자.
저자

안자이미즈마루

지은이:안자이미즈마루(安西水丸)
1942년도쿄아카사카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심한천식을앓아어머니의고향인지쿠라의바닷가마을로이주해자랐다.니혼대학예술학부미술학과졸업후광고회사덴쓰,뉴욕의디자인회사AD어소시에이트,출판사헤이본샤등에서아트디렉터로일했다.
32세부터잡지『가로』에만화를게재한것을시작으로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에세이스트,소설가,번역가등으로왕성하게활동했다.이무렵부터안자이미즈마루라는필명을사용.
1981년단편소설[거울속의저녁노을]의삽화를그리며무라카미하루키와인연을맺었다.1983년종이공예풍의서양배그림을사용한《중국행슬로보트》표지로센세이션을일으켰다.《코끼리공장의해피엔드》를비롯하여《무라카미아사히도》《해뜨는나라의공장》등안자이미즈마루그림,무라카미하루키글콤비로활약하며다수의책을냈다.
지은책으로일러스트레이터와다마코토와함께개최한2인전의결과물을엮은책《NOIDEA》《파란콩두부》《테이블위의개나고양이》,만화집《청의시대》《보통사람》,소설《아마릴리스》등이있다.
1997년동료일러스트레이터,디자이너와함께팔레트클럽스쿨을열어후학양성에힘썼다.평생일러스트레이터,작가,만화가로살며왕성한창작활동을펼치다2014년3월19일뇌일혈로별세했다.향년71세.  

옮긴이:권남희
일본문학전문번역가.옮긴책으로마스다미리의『차의시간』『평범한나의느긋한작가생활』『여자라는생물』,무라카미하루키의『반딧불이』『샐러드를좋아하는사자』『저녁무렵에면도하기』,무레요코의『모모요는아직아흔살』『카모메식당』,오가와이토의『츠바키문구점』『달팽이식당』외에도200여권이있다.지은책으로는『번역에살고죽고』『길치모녀도쿄헤매기』가있다.  

목차

서문:미처그리지못한한장의그림·4
-안자이미즈마루씨이야기_무라카미하루키

서적작업·13

무라카미하루키와의모든작업1981-2011
작가가뽑은베스트워크30·52
인터뷰1983-1989:첫만남부터두사람의작업을좇다·84
초상화코너·94
다양한무라카미씨·96
인터뷰1990-1999·98
손글씨도대단하다·106
최근10년동안두사람이한작업을돌아보다·108
그밖의뒷이야기:30년소울브라더·116
<1984>30년전의대담·123
안자이미즈마루×무라카미하루키
만화그림책작업·159
잡지표지와삽화작업·173
여행가미즈마루의여행에세이·187
전람회작품·197

AD-LIB전|안자이미즈마루×와다마코토·217
앞으로도줄곧미즈마루씨를기억할것이다_와다마코토

특별대담:팔레트클럽과안자이미즈마루‘꾸깃꾸깃한양복’의미학·227
_신타니마사히로×하라다오사무

가로로긴POSTCARD·259

미즈마루선생에게배운것·285

추천의글·303
김연수/임경선/이우일

안자이미즈마루연표·307

출판사 서평

웃음과여유를선사하는슬슬그림의대가
안자이미즈마루의작품세계와그림철학


“매력적인그림이란그저잘그린그림만이아니라
역시그사람밖에그릴수없는그림이아닐까요.
그런걸그려가고싶습니다.”

편안하게슥슥그린그림.자유로운선과천진난만한색상에엉뚱한감상을적은손글씨.그린사람도보는사람도왠지편안하고여유롭게만드는것이안자이미즈마루의스타일이다.한국독자들에는무라카미하루키대부분의에세이에그림을그린일러스트레이터로잘알려져있지만,안자이미즈마루는우리가알고있는것보다훨씬다채로운이력으로열심히재미나게살다가홀연히떠났다.

행복한별아래살다

니혼대학예술학부를졸업하고일본굴지의광고회사덴쓰,뉴욕의디자인회사,출판사헤이본샤에서아트디렉터로일했다.32세에잡지『가로』에만화를발표하며만화가로활동을시작했다.이후다수의에세이와소설을썼고,트루먼커포티의책을일본어로번역하기도했다.말년에는동료일러스트레이터,디자이너들과일러스트레이터학교팔레트클럽스쿨을열어후학을양성했다.죽기직전까지쉼없이일했고,해가지면하던일을멈추고놀러나갔다.평생술도많이마셨고,하루키의증언에따르면여성에게도인기가많아그의주변엔늘예쁜여성들이있었다.“그런별아래태어났을것”이라고.2014년3월19일,뇌일혈로쓰러진지이틀만에71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여성에게인기있는별뿐아니라행복한인생의별아래살다간것같다.

안자이미즈마루평생의작품궤적

이책은초창기작업부터최고의인기작까지안자이미즈마루일러스트를망라했다.단행본삽화,잡지표지,만화,그림에세이등주제별로분류해대표작을보여주며,작업당시의에피소드를같이실어흥미를돋운다.무라카미하루키와의대담,일본대중예술계를이끈아티스트그룹‘팔레트클럽’의멤버인디자이너신타니마사히로와하라다오사무가기억하는안자이미즈마루등볼거리와읽을거리가풍성하다.후배아티스트들과,함께일한동료들이말하는‘미즈마루선생으로부터배운것’코너를통해거장의성과를돌아보고그리워하는추모의분위기를느낄수있다.
무엇보다자유로운선과색상,허술한듯보이지만답답한마음을풀어주는마법같은힘을가진안자이미즈마루의그림을한권으로감상하는호사를누릴수있다.
2014년4월18일자<주간아사히>에무라카미하루키가기고한추모글<미처그리지못한한장의그림-안자이미즈마루씨이야기>를저자의허락을얻어이책의서문으로실었다.

하루키의30년소울브라더

안자이미즈마루의작품세계를말할때역시무라카미하루키와의작업을빼놓을수없다.그들은작가와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궁합도최고였지만,사이도무척좋았다.하루키는‘소울브라더같은사람’미즈마루를이렇게묘사하기도했다.“미즈마루씨는내속에잠재한‘세상에도움은전혀안되지만,이따금저쪽에서멋대로불어오는,그다지지적이라고는하기어려운종류의별난무언가’를긍정적으로,동정적으로,컬러풀하게이해해주는몇안되는사람중한사람입니다.어쩌면이사람속에도같은정신영역이있을지모릅니다.”(52쪽)
두사람이일을하기시작한것은1981년단편소설<거울속의저녁노을>의삽화를그리면서부터였지만,안것은그전이었다.하루키와미즈마루둘다아는편집자가재즈바를하던시절의하루키가게에미즈마루를데려갔다.미즈마루는첫인상은별로였다고너스레를떨었지만,둘의케미는꽤나좋아서밥이나술도곧잘먹으며잡담을나누었다.문학이야기같은것은하지않고,주로바보같은이야기나영화이야기를했다고한다.안자이미즈마루의본명은와타나베노보루이다.<노르웨이의숲>주인공이름도와타나베였다.와타나베노보루라는이름은이후몇몇단편의주인공이름이나고양이이름으로등장하기도한다.두사람은<코끼리공장의해피엔드><해뜨는나라의공장><무라카미아사히도>등안자이미즈마루그림,무라카미하루키글콤비로활약하며다수의책을냈다.작가임경선이말한대로“무라카미하루키의짱짱하고리듬감있는문체에안자이미즈마루의능청스럽고탈력감(脫力感)넘치는,수리술술그린듯한그림은절묘하게어울려서보는이를절로미소짓게만든다.”

안자이미즈마루스타일

안자이미즈마루는‘대충’그리는사람이었다.의뢰전화를받으며그린그림을,전화를끊고바로팩스로보냈다는일화도있을정도이다.이런스타일에대해작가본인은이렇게말한다.

“저는뭔가를깊이생각해서쓰고,그리고하는걸좋아하지않습니다.열심히하지않아요.이렇게말하면‘대충한다’고바로부정적으로보는사람이많지만,대충한게더나은사람도있답니다.저는그런사람중한명이지않으려나요.”

“저는‘현시점에서최고의완성도’라고생각했을때,작업한그림을넘깁니다.그러지않으면실례죠.더러“시간이없어서……”라고변명하는사람도있는데,그런건싫더군요.회사에서도능률이떨어지는사람일수록잔업을하죠.잔업은질색이에요.밖이어두워지면하던일을멈추고놀러나갑니다.”

“저는반쯤놀이기분으로그린그림이마음에들더군요.진지함이좋은거라고생각하는일본에서는흔치않은스타일이죠.일본인에게는진지한것이좋고,진지하지못한것은좋지않다고생각하는풍조가있습니다.그러나그림을그릴때의태도로,

진지하게그림과마주해야좋은그림을그릴수있는사람도있고,그렇지않은사람도있습니다.아침에일어나냉수마찰을하고불단에기도를한뒤작업에들어가는도예가가있는가하면,저는작업선반을걷어차며일을하는편이라고할까요.”(121쪽)

이책에는실려있지않지만,하루키가안자이미즈마루의작업알고리즘을추측하는글이있다.
세간에서는안자이씨의그림을둘러싸고두가지대립되는의견이있다.하나는‘미즈마루씨의그림은언뜻보기에는단순하게보이지만,실은상당히많은시간을들여서그린것이다’라는설과,‘시간같은것이걸릴리가없다’는설이다.나로서도그진상이알고싶었기때문에,연말에미즈마루씨와일관계로식사를했을때,“미즈마루씨,연하장그림을그려주시지않겠습니까?”하고주머니에서엽서두장과볼펜을꺼내어그에게주었다.미즈마루씨는“아,좋습니다.”하고는엽서와펜을옆으로밀어놓곤,그대로술을마시고안주를집어먹고이런저런잡담을늘어놓고있었다.
그가문득술잔을테이블위에내려놓고펜과엽서를집어든것은약30분뒤의일이었다.결과적으로는그두장의그림을그리는데약15초밖에걸리지않았지만,문제는그15초에도달하기까지의30분동안에있다.안자이씨에게그30분은도대체무엇이었을까?그가능성으로는,
(1)안주를먹으면서계속구상을하고있었다.
(2)갑자기부탁을받았기때문에부끄러워서30분동안계면쩍어하고있었다.
(3)너무빨리그려버리면고마움을모를것같아서그냥단순히폼을잡고있었다.
이세가지를생각할수있겠는데으음,그중어느것일까요?

하루키의이러한궁금증에답이될만한글이이책에있다.
전에무라카미씨가오이시에새집을지어서,그집장벽화를부탁받은적이있습니다.하얀벽을마주하면무언가그릴것이떠오르겠지하고,사전에아무것도구상하지않고갔습니다.현장에서무라카미씨가연습용으로헌신문을잔뜩갖고와서,그걸찬찬히읽었습니다.바로휙그리면고마움을모를테니.
장벽화를그리는것은처음이었죠.너무복잡한것을그리면실패할수있으니간단한것을그리기로했습니다.그래서후지산을그렸더니,무라카미씨왈,“이거푸딩인가?”
(120쪽)

동료작가들은안자이미즈마루의스타일을이렇게회고한다.
“되풀이해서그리면잘그려지는것이싫다고했었지.펜에익숙해져서생각대로선이그려지면재미없다고.우연을믿고그걸자신의것으로만드는작가라고할까.”(247쪽)

미즈마루에게는한가지미학이있었지.그건절대로세탁물에다림질을하지않는것.상의도셔츠도전부꾸깃꾸깃,지금도잊을수가없네.
트렌치코트를사면입은채로샤워를했었죠.
맞아,일부러쭈글쭈글하게만들었지.낡은옷을좋아한다고.
나는처음에는부인이집안일을안하나생각했었지.딱하구나하고(웃음).특유의미학이랄까,기호가가장상징적으로나타난부분이었어.빳빳하게다린셔츠를입고있거나,정중한인사를하는것도거의본적이없네.(241쪽)
-동료작가신타니마사히로와하라다오사무의대담중에서

20년전인,1984년무라카미하루키와의대담에서계산없이그리는자신의작업스타일에대해이렇게말하기도했다.
“어떤것이든내가있으면어떤느낌으로든내것이나올것이다,그런느낌이란것은.”(147쪽)

최선을다해자신으로존재하고,그마음을다해대충그린그림.그것이안자이미즈마루의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