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흐르고,정서로남는산문
서정의빛으로완성된이효석문학의정수
『이효석전집2』는이효석문학이가장깊이있게무르익은시기의대표작들을통해,그의서정적세계가어떤방식으로완성되어갔는지를보여준다.1930년대중반이후의작품들에는도시와농촌,남성과여성,현실과상상,전통과근대가끊임없이교차하며새로운감각의지형을만들어낸다.그안에서인간의내면은결코단선적으로그려지지않으며,자연은단지배경이아닌감정의매개로기능한다.
이효석은단순히‘향토작가’로국한될수없다.그의작품에는모던보이로서의감각,근대문명에대한시선,성본능과심리의개방성,문학형식에대한실험정신이내재되어있으며,이는당시로서는매우이례적이면서도현대적인미학의일부였다.메밀꽃필무렵의그늘에가려진다양한작품들을통해,우리는그가단지한장르에갇힌작가가아니었음을확인하게된다.
특히이번전집에수록된작품들에는사랑과상실,회한과그리움을중심에둔단편들이다수포함되어있다.「가을과산양」,「소복과청자」,「엉겅퀴의장」,「풀잎」등은감정의미묘한결을따르는서사로,사랑이라는보편적감정을자연과의교차속에서서정적으로풀어낸다.그의문장은“세련된언어,풍부한어휘,시적인분위기”로요약된다.산문이지만시처럼흐르고,사건보다정서가중심이되는그의소설은한국문학에서보기드문경지를보여준다.
『이효석전집2』는단지이효석의후기단편모음이아니라,한국문학이산문을통해도달할수있었던가장아름다운감정의고도를보여주는책이다.시대를초월한언어의감각,정서의깊이,그리고사랑에대한고요하고아름다운응시.이효석의문장은여전히살아있으며,이전집은그증거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