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장편소설)

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장편소설)

$13.80
Description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 세 사람!
오드리 토투 주연의 영화 《히 러브스 미》 등의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진 래티샤 콜롱바니의 첫 소설 『세 갈래의 길』. 최악의 빈곤부터 치유가 어려운 질병까지 각자의 삶에 나타난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는 세 사람을 하나로 엮어낸 이 작품은 우리가 몸담은 세계의 모순, 가혹한 불평등과 불의, 이기주의 등 불쾌하고 보기 싫은 것들, 최대한 피해온 현실을 우리의 눈앞에 펼쳐놓는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 평생 타인의 분변을 치우며 살아야 하는 스미타, 삼대 째 이어온 시칠리아 전통 공방을 위해 열여섯에 학교도 그만두고 노동자로 일해 온 줄리아, 사적인 삶을 도려낸 채 대형 로펌의 임원으로 살아온 캐나다의 사라. 지위와 처한 환경, 개인적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사회 내에서 여성인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은 열악하다. 끊임없이 주변으로 밀려나는 젠더에 속해 있다는 괴로움,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보이는 족쇄를 태생적으로 타고난 그들에겐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스미타가 가진 단 하나의 꿈은 딸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이다. 몇 날 며칠 남편을 설득하고, 브라만 선생에게 그가 가진 모든 재물을 바쳐 겨우 딸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되지만 등교 첫날, 학교 선생이 딸에게 청소를 요구했고 그것을 거부한 대가로 딸은 등에 새빨간 매질 자국을 새긴 채 집으로 돌아온다. 스미타는 딸에게 굴종을 요구하는 선생과 남편을 보며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결심하고, 도망쳤다가는 강간당하고 목매달아 죽임을 당할 것이라 겁주는 남편이 잠든 틈을 타 딸의 손을 붙잡고 한밤중의 도주를 시작한다.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채무이행최고장을 발견하게 된 줄리아. 공방은 한 달 내에 폐업할 위기였고 당장 살고 있는 집에서도 쫓겨날 판이었다. 어머니는 집안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줄리아에게 부유한 남자와 결혼하라고 말하고, 스무 살의 줄리아는 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면의 밤들을 보낸다. 변호사로 취임한 후 거의 모든 소송에서 이겨온 변호사 사라는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로펌에서 가장 먼저 여성임원이 되었다. 이제 로펌 최고자리까지 단 한 계단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는데…….
이 작품의 원제인 ‘La tresses’는 세 갈래로 나눈 머리카락을 서로 엇걸어 하나로 땋아 내린 머리, 혹은 세 가닥을 하나로 땋아 엮은 줄이나 끈을 의미한다. 제목처럼 세 가닥의 삶을 엮어 하나의 세계를 짜낸 이 작품은 전혀 다른 인물들이 보편적 차별과 억압 앞에서 세상의 고단함과 자신의 무력함을 실감하면서도 그것에 순응하거나 받아들이지 않고 주어진 생을 스스로 바꾸기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삶에서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저자

래티샤콜롱바니

저자래티샤콜롱바니는1976년프랑스보르도출생으로루이뤼미에르영화학교에서카메라,조명,특수효과에대해공부했고,파리국립연극학교에서연기를배웠다.프랑스에서시나리오작가이자영화감독,배우로활동하고있다.1998년단편영화<마지막메시지LeDernierBip>,1999년<메모리칩MemoiredePuce>의시나리오를직접쓰고연출했다.2002년에는한국에서도개봉한오드리토투주연의영화<히러브스미ALafolie...pasdutout>의감독을맡아호평받았고,2008년에는카트린드뇌브주연의영화<스타와나Messtarsetmoi>의시나리오를직접쓰고감독했다.2017년,첫장편소설《세갈래길LaTresse》을발표하며소설가로데뷔했다.《세갈래길》은프랑스사회에서커다란반향을불러일으키며베스트셀러가되었고,전세계27개국에서출간되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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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17년프랑스베스트셀러!
-전세계27개국출간!

스미타는엄마다.평생타인과눈한번제대로맞추지못하고편히볼일도보지못하며살아왔지만,딸에게는다른삶을주고싶다.아이에게글을가르치겠다는단하나의꿈을붙잡기위해그는가진모든것을내놓고딸을학교로보낸다.그러나등교첫날,아이는등에매질을당한채집으로돌아온다.스미타는딸에게자신과는다른삶을주기위해목숨을건탈주를결심한다.
줄리아는스무살이다.공방에서한사람의직공으로서자신의몫을다하는노동자이지만아직어른이라는자각조차하지못한어린나이다.갑작스런사고로아버지는의식불명상태가되고,병원서류를찾다가발견한갖가지채무이행최고장과지불명령서는그런줄리아를현실로내동댕이친다.순식간에가족과공방식구들모두의생계를책임져야하는괴로움앞에서그는발버둥친다.
사라는도시최고의변호사다.남성우위인대형로펌존슨&록우드에서최초로지분파트너자리에오른여성이다.경력을얻기위해그는무수한밤샘과두번의결혼을지불했고,세아이의엄마로서항상미안한마음을지니고살아왔다.너무열심히일한탓일까.정기검진에서암진단을받는다.

세사람은각자의막다른골목앞에서무너져내린다.세상의고단함과자신의무력함을실감한다.
변화를두려워하며굴종의길에서머뭇거릴것인가?위험을감수하더라도아직한번도가보지않은길을향해단호하게떠날것인가?
그들은주어진운명을거부하고스스로의삶을선택한다.서로가는길은달라도주어진생을스스로바꾸기위한뜨거운열망이하나되어만난다.

《세갈래길》의원제인‘Latresses’는‘세갈래로나눈머리카락을서로엇걸어하나로땋아내린머리’,혹은‘세가닥을하나로땋아엮은줄이나끈’을의미한다.제목처럼이작품은세가닥의삶을엮어하나의세계를짜내는데완벽하게성공하며독자와언론의호평을동시에얻었다.
프랑스출간직후일평균2500부판매되며베스트셀러에올랐고현재까지프랑스에서만약25만부판매,27개국해외판권계약을마쳤다.이례적으로높은판매량과평단의호평,해외출간계약은프랑스대선직후출간된책이라는시기적악조건을이겨낸터라출판계는물론사회적이슈가되기도했다.

이책이저자의데뷔작이라는것을생각해보면더욱놀랍다.영화감독으로잘알려진래티샤콜롱바니는첫소설인《세갈래길》을통해우리가몸담은세계의모순,가혹한불평등과불의,이기주의를정면에투척한다.불쾌하고보기싫은것들,최대한피해온현실을독자들의면전에펼쳐놓는다.그런데그괴로움,고통의이야기가놀랍게도보다치열한희망을피워낸다.전혀다른인물이마주치는보편적차별과억압,그리고그극복에서느껴지는감동이독자를전율하게만든다.
순응하고받아들이는것이훨씬편한길처럼보일때,다른삶을선택하고나아가는그들의모습을보며‘삶에서스스로가주인공이되어야한다’는명제가여전함을깨닫는다.

스스로바꾸지않으면아무것도달라지지않는다!
-《세갈래길》줄거리요약

스미타는인도에서불가촉천민으로태어났다.그는평생타인의분변을맨손으로치우며살아야한다.자신의어머니가그랬고,어머니의어머니가그랬듯이.
그가가진단하나의꿈은딸에게글을가르치는것이다.불결하고불길한존재로여겨져타인과접촉은커녕눈도마주쳐서도안되는‘달리트’신분으로는이루기어려운꿈이다.
몇날며칠남편을설득하고,브라만선생에게그가가진모든재물을바쳐겨우딸을학교에보낼수있게된다.하지만등교첫날,딸은등에새빨간매질자국을새긴채집으로돌아온다.학교에서선생이딸에게요구한것은‘청소’,신분에맞게바닥을쓸라는선생의명령을딸은거부했다.그대가는선명하게그어진상처들이었다.
스미타는딸이너무나안쓰러우면서도자랑스러웠다.이제여섯살,서있어도머리가의자높이를겨우넘기는작은아이가브라만을꼿꼿이바라보면서자신의의견을말했다.하지만남편은딸이잘못했다고말했다.가서빌어야한다고,청소를조금하면어떠냐고,그정도야별거아니라고.
스미타는딸에게굴종을요구하는선생과남편을보며새로운결심을한다.이곳을떠나야한다.
태어난마을을떠나는것은목숨을걸어야하는일이다.스미타는도망쳤다가는강간당하고목매달아죽임을당할것이라겁주는남편이잠든틈을타,딸의손을붙잡고한밤중의도주를시작한다.

줄리아의가족은선대부터100년가까이카스카투라에종사해왔다.카스카투라는자르거나자연적으로빠진머리카락을모아두었다가가발을만들던시칠리아의옛풍습이다.줄리아의증조부가창업한란프레디공방은팔레르모에남아있는마지막카스카투라작업장으로10여명의직공이일하고있다.
열여섯이되던날줄리아는학교를그만두었다.공방일을돕기위해서다.책읽는것을가장좋아하고,학교선생들도학자가될자질이있다고진학을권유했지만집안을이을사람이그뿐이었다.
줄리아는아버지를사랑하고,공방을사랑했다.공방직원들을또하나의가족처럼느꼈다.그러던어느날아버지가교통사고로혼수상태에빠졌다.
병원에가져갈서류를찾다가아버지의사무실에서우연히발견한채무이행최고장.수북이쌓여있는지불명령서는아버지의경제적파산을적나라하게드러내주었다.공방은한달내에폐업할위기였고,당장살고있는집에서도쫓겨날판이었다.언제나아늑함을주던집과공방이갑자기스무살줄리아가책임져야만할무거운존재가되었다.
어머니는집안의빚을해결하기위해줄리아에게부유한남자와결혼하라고말한다.그는거세게반발하지만다른해결책을찾지못하고불면의밤들을보낸다.

사라는캐나다의대형로펌에서일하는변호사다.변호사로취임한후거의모든소송에서이겨온도시최고의변호사다.남성우월주의가팽배한로펌에서가장먼저여성임원이되었다.이제로펌최고자리까지단한계단을남겨놓은상황,그에게유방암진단이내려진다.
사라는놀라울만큼침착했다.그는아무에게도자신의질병을알리지않았다.‘암’이라는병앞에자신을변호하는변호인으로나서기로결정했다.여태껏살아온것처럼질병도스스로충분히다룰수있을것이라자신했다.그러나그에겐더깊은절망이기다리고있었다.일어날수있는모든부작용을적어놓은것처럼보이던책자에도,환자를위해할수있는모든말을해주던의사조차도짐작하지못한부작용이…….

[책속으로추가]
사라가예전에일하던로펌에서한여자동료가시니어로막승진한상황에서임신한사실을공표했다.다음날그의승진은취소되고주니어로강등당했다.소리없는폭력이었다.고발하는사람이없을뿐일상적으로행해지는폭력이었다.
사라는그일을자신을위한하나의교훈으로받아들였다.사라는임신했을때,두번모두윗사람에게알리지않았다.놀랍게도그의배는꽤오래평평함을유지했다.거의7개월에접어들때까지도그리표시가나지않았다.쌍둥이를임신했을때도마찬가지였다.마치뱃속의아이들도최대한몸을숨기는편이낫다는사실을알아차린것같았다.그것은사라와뱃속아이들사이의작은비밀,암묵적으로맺은일종의협약이었다.
출산휴가도가장짧게끝냈다.제왕절개수술후2주만에,체형을완전히회복한모습으로,피곤한안색이었지만꼼꼼하게화장한얼굴로,완벽한미소를과시하며사무실로돌아왔다.
매일아침사라는로펌건물에주차하기전에인근슈퍼마켓주차장에차를세운다.뒷좌석의베이비시트두개를떼어내트렁크로옮기기위해서다.물론동료들은사라에게자식이있다는사실을알고있지만새삼떠올리게할필요는없으니까.
-본문pp.41~42

스미타는거칠고단호하게딸의사리를잡아챘다.랄리타는옷을벗기려는엄마의손길에저항하지않았다.사리는아이의몸에서쉽게흘러내렸다.처음부터랄리타에게는조금헐렁한옷이었다.스미타는몸을부르르떨었다.붉은금이어지럽게그어진아이의등이눈에들어왔다.매질자국이다.군데군데살갗이찢어져생살이드러났다.이마의빈디처럼선홍색이다.
“누가네게이런짓을했어?말해!누가널때렸어?”
아이가눈길을떨궜다.그러고는단한마디,짧게대답했다.
“선생님.”
(……)
아이는몸을떨면서울었다.딸의등에난매질자국이나가라잔의눈에들어왔다.터진살갗위로줄무늬들이그어져있었다.그는아이를품에꼭끌어안았다.
“브라만에게대들었대!”스미타가울면서소리쳤다.
아내를돌아본나가라잔이딸을품에안은채물었다.
“네가정말그랬어?”
랄리타는잠시입술을꼭다물고있다가나지막이대답했다.아이의입에서나온대답이두사람을후려쳤다.
“나한테빗자루를들고교실바닥을쓸라고했어.”
스미타는몸이얼어붙었다.랄리타의목소리가너무작아서자기가정확하게들은건지믿기지않았다.아이에게되물었다.
“그게무슨말이야?”
“모두가보는앞에서내가할일은청소라고말하면서바닥을쓸라고했어.그래서하지않겠다고대답했어.”
또매가떨어질까봐아이는몸을움츠렸다.순식간에아이는한층더자그마해졌다.두려움때문에몸이쪼그라든것같았다.스미타는숨이탁멎었다.딸을끌어당겨자신의허약한사지에서짜낼수있는모든힘을다해품어안고는울음을터뜨렸다.
-본문pp.80~83

물론의사는그단어를입밖으로꺼내지않았다.그런질병의명칭을대놓고말하는사람은없다.에두르는말들너머로,쏟아붓는의학전문용어너머로짐작해내야한다.그단어는어떤모욕처럼들리기도했다.부정을탄무엇,저주같기도했다.어쨌거나사라에게내려진선고는명확했다.
“귤만한크기예요.”
그래요,그렇군요.
사라는현실과의대면을최선을다해미뤄왔다.찌르는듯한통증과온몸에서느껴지는피로를최선을다해외면해왔다.최종선고를예견할때마다,선고내용을짐작할만한순간마다,사라는머리를흔들어생각을쫓아버렸다.그렇지만오늘은그것과대면해야한다.
‘귤이라니…….엄청난크기인걸까아니면별것아닌걸까.’
방심하다뒤통수를맞았다는생각이들었다.심술궂고,음흉한,귤만한놈.이렇게한방먹이려고몰래숨어서일을꾸몄겠지.
-본문pp.104~105

줄리아는절망감으로맥이풀렸다.지난수십년간그의가족은공방에서나오는수입으로살아왔다.줄리아는어머니를떠올렸다.어머니는다시일을시작하기에는나이가너무많았다.아델라는아직학생이다.언니는애가넷이나되는주부이고,형부는월급을도박에탕진하는밑빠진독같은남자다.월말에언니와형부의카드대금이며청구서들을아버지가갚아준적도많았다.이들은이제어떻게될것인가?가족이사는집은저당잡힌상태였고,모든재산은압류될위기였다.직원들은실직하게될것이다.공방일은특수전문분야라서새일자리를얻으려면같은종류의작업이필요한곳을알아봐야하는데카스카투라공방은이곳이마지막이다.자매처럼동고동락하며지내온사람들인데,앞으로그들은뭘해서먹고산다는말인가?
의식불명상태로병원에누워있는아버지에게로생각이옮겨갔다.문득무서운상상하나가뇌리를스쳤다.줄리아의몸이얼어붙었다.
그날아침,아버지는베스파에올라타고출발했다.공방을유지하려면언제나처럼시내를돌며머리카락을사모아야하니까.그렇지만막다른골목에몰렸다는사실을알고있는그는절망감에짓눌렸다.속도를높여점점더빠르게달렸다.가파른내리막길이보이자…….
줄리아는머리를흔들었다.
‘아니야,아버지가그럴리없어.가족과직원들을파산의수렁에내팽개치고그럴리가…….’
아버지는명예를중요시하는사람이다.불행앞에서도망칠사람이아니다.그렇지만……공방이무너지고있었다.아버지의자부심그자체인공방이.가족같은직원들이일자리를잃고업체가공중분해될상황이었다.일생의과업이연기처럼사라지는데할수있는게아무것도없다는현실을아버지가견딜수있었을까?순간줄리아를잠식해들어오는의혹은상처난다리를먹어들어오는괴저병처럼잔인했다.
-본문pp.153~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