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대한양승국신부만의새로운정의
하느님과의수다!
생활성서사의신간도서『기도맛들이기』는살레시오회양승국신부가2014년도에출간한『친절한기도레슨』의후속편이다.전작『친절한기도레슨』에서기도란무엇이고,어떠한형태인가에대해쉽지만깊은안내로독자들이기도에한발내딛게했던저자는,『기도맛들이기』를통해기도를본격적으로말하기위한방법과기도에대한경험담,본받을만한성인들의일화등을소개하며독자들이기도에더깊게잠길수있도록이끌어준다.
많은신앙인에게기도가무엇인지물어본다면,대부분은‘하느님께무언가를청하는것’이라하거나좀더전문적으로는‘하느님과의만남’정도로답한다.하지만『기도맛들이기』의저자양승국신부는같은질문에“기도란바로‘하느님과의수다’”라는다소생뚱맞은정의를한다.그는기도에관한자신의경험을소개하면서,기도를“하느님과의수다”라고친근하게부르고,독자들에게기도를어렵게생각하지말고,가장친한친구와대화하듯기도하라고제안한다.
“우리가기도에실패하는중요한원인이하나있습니다.기도의주체이자전부인하느님을너무어려운대상으로생각하는것입니다.나같은죄인과는멀리동떨어져계신분,나와는별상관없는분으로여기다보니,자연스레기도는부담스러워집니다.기도를‘하느님과의수다’라고했는데,그렇다면기도를잘하기위해서는‘하느님을편안한친구’처럼여겨야합니다.”(하느님과의수다,13쪽)
활기찬기도생활의첫걸음,
하느님의참모습찾기
기도가하느님과의대화라는표현이틀린것은아니지만,보이시지않고때론우리의감정으로느끼기어려운하느님과의대화를일상에서이어가기란여간어려운게아니다.그렇다면‘대화’와‘수다’는무엇이다른가?그것은어쩌면대화와수다를함께나누는대상과의거리감에있을것이다.저자는바로이거리감을기도를어렵게만드는중요한원인으로꼽는다.
그런의미에서제1부‘기도란무엇일까요?’와제2부‘어떻게기도해야할까요?’로구성된이책은기도에대한정의와실질적인기도방법으로까지안내하는충실한가이드북이되어준다.
“기도를시작하기전에짧게라도우리의머릿속에자상한하느님의얼굴을떠올려보는것입니다.내깊은상처를따뜻한손길로어루만져주시고,내눈의눈물을손수닦아주시며,나를꼭끌어안고토닥토닥등두드려주시는분.나를위해손수커피를내리시고,나와마주앉아담소를나누시는그런하느님의모습을말입니다.”(하느님에대한그릇된이미지수정,26쪽)
위와같은과정을거치면하느님과의‘거리감’은훨씬줄어들수있을것이다.기도를위한이런실질적인제안은기도에어려움을겪는이들에게는잠긴문을열어주는열쇠와도같은역할을해줄것이고,그렇지않은경우라도기도에좀더온전히잠겨,하느님과의수다에몰입할수있게하는도움이되어줄것이다.
기도어렵지않아요!
의무가아닌선물,기도
흔히수도자는기도에어려움을겪지않을것처럼보인다.하지만살레시오회수도자이자사제인저자는기도의어려움과부담을그누구보다도절실히느꼈다고솔직히토로한다.가끔즐기는낚시가묵상중에분심거리가되어서,기도에집중하고생활화하기위해서는마음가짐을굳게해야했다.
“충만하고행복한기도생활을꿈꾼다면삶의우선순위들이제대로설정되어있는지를꼼꼼히살펴볼일입니다.무엇이더중요한지?무엇이좀더앞으로나아가야하는지?무엇을좀더자제하고뒤쪽으로위치변경을시켜야하는지?우리삶의재구성,삶의재창조야말로올바른기도생활의첫걸음이라고볼수있습니다.”(삶의우선순위,35-36쪽)
그마음가짐이우리를기도로기쁘게이끌어줄수있다.기도를‘숙제가아닌축제’로받아들여,축제에참여하는것마냥기쁜마음으로기도를,기도하는시간을맞이한다면그우선순위를조정하는것이어려운일은아닐것이다.기도를결코힘겹거나부담스러운행위가아닌,가장가까운부모님혹은가장친한친구와수다를떨듯가볍고편안한분위기로시작할수도있다.기도하는시간을즐기고만끽할수있다면,기도가삶의우선순위에서밀려날것같은걱정을해야할이유도없을것이다.
응답없는기도와분심,
어떻게대처해야하나요?
그러나막상기도를처음시작하거나,타성에젖은기도만하는것같은느낌이들때면,기도가어렵게느껴지는것은부인하기어렵다.때로는자신의기도에응답하지않으시는하느님을원망하거나하느님과멀어지는체험을하게될수도있다.허나다행인점은이러한경험을먼저체험한우리의위대한신앙선배들이있다는점이다.저자는성경의인물이나성인들의이야기를통해기도에어려움을겪는독자들에게위로와함께조언을건넨다.
기도의전문가들은분심을무조건밀어내려고만하지말고친구처럼바라보라고조언한다.분심은자신의영적인위치를파악하는도구가되기도하기때문이다.침묵하시는하느님에대해서도영성생활의대가들은회피하지않고,그럴수록예수님께더집중하고예수님을더사랑하며,특히그분의고난에동참하기위해노력했다.
“누구에게나다가오는영혼의어두운밤,하느님부재체험의순간,버림받은느낌이다가올때,기도의의미를찾기힘들때,우리가취해야할태도가있습니다.그것은캄캄해도희망하는일입니다.언젠가이어둠이걷히고밝은대낮이밝아오리라는것을확신하는일입니다.…기도의응답유무에개의치않고꾸준히기도하는일입니다.하느님께서바로내등뒤에서나를떠받치고계심을확신하는일입니다.”(영혼의어두운밤이다가올때,73쪽)
기도하기에가장중요한것은기도를향한열린마음과하느님에대한신뢰일것이다.이두가지를양손에쥐고놓지않는이의기도는하느님과나누는더풍요롭고깊은수다가될것이다.때로는특별한양식없이,선택한성경구절과지양을하느님께쏘아올리는것만으로도기도가되는화살기도가기도의어려움을해소해줄수도있을것이다.그런의미에서화살기도는어쩌면하늘나라에적립되는쿠폰같은것은아닐까?
좀더성숙한기도로,
‘식별’과‘성장’
어떤기도가더훌륭하고,어떤기도가더고상한지굳이구분할필요는없을것이다.다만우리가기도를하면서정체된것같은느낌이,하느님과멀어진것같은느낌이든다면,이를해결할수있는방법은찾을필요가있다.그것은우리를좀더성숙한기도로,주님께서원하시는기도로나아가는방향을제시해줄것이다.
그러기위해먼저‘식별’의과정을거쳐야한다.식별은“성숙한경지로나아가는그리스도인이걸어야할여정의출발점”이다.저자는식별을위해‘①멈춤,②바라봄,③들음’의세가지단계를소개한다.이는각각쫓기던일상에서멈춰,자신의상태를살피고,주님의음성을듣는과정을의미한다.프란치스코교황은그과정에서개인의자의적판단이아닌,신앙선배들이나영적동반자에의한‘공동식별’의과정을거쳐야한다고강조한다.
주님의기도,성모송에서
거룩한독서(LectioDivina)까지
제2부‘어떻게기도해야할까요?’에서는교회의기도들에대해다룬다.그러나기도에대한보통의개론서들처럼기도의문장과문장을하나하나분석하는것이아닌,그기도가가진의미와이유그리고기도에대한마음가짐등을소개한다.이는비단여러가지기도에대해설명하는수준에머무는것이아니라,저자의글과체험,여러이야기들로기도를통한인식의전환,더나아가기도가지닌교리적의미를우리의삶으로치환,확장하는경험까지독자들에게전달한다.
“오늘우리의기도는어떠한가요?우리의주된기도지향,기도주제는무엇인가요?나자신과우리가족의건강과평화,좋은성적과합격,세상에서의승승장구,무병장수….물론이것들이중요한기도의지향과주제이긴하지만,이런우리에게토머스머튼신부님은좀더과감하게기도의지평을확장시킬것을요청합니다.”(기도의지평확장,162쪽)
저자가계속해서강조하듯,기도는하느님과나누는내밀한대화이자수다이다.그렇기때문에우리는자신의것,개인의이익을추구하는기도의유혹에빠지기쉽다.저자가독자에게위대한신앙의선배로소개하는마더데레사성인,예수의데레사와소화데레사성인,응우옌반투안추기경,토머스머튼과에디트슈타인등은모두자기만을위한기도를바치지않았다.그들은고통혹은고민중에기도를통해하느님을만났고,기도를통해얻은깨달음으로자신의삶을하느님께오롯이봉헌할수있었다.
이제저자는이책의독자에게묻는다.“어떤기도를하시겠습니까?”대답이쉽지않은물음일수도있지만,너무걱정하지않아도괜찮다.양승국신부의위트있는글을읽다보면,어쩌면대답은그리먼곳에서찾지않아도될것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