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이 오늘의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는가

유학이 오늘의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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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유학이 오늘의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는가』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선 인권 및 민주주의와 관련한 오늘의 물음에 대해 유교가 어떤 대답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2부에서는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공공성의 위기에 대해 유교가 어떤 방식으로 대답을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3부에선 현대 동아시아에서 유학 및 유교의 존재방식을 검토한다.
저자

나종석

목차

사회인문학총서 발간에 부쳐
책을 내면서

1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유교
유교적 공공성의 문법과 그 민주주의적 함의|박영도
Ⅰ. 유교적 계몽정치와 유교적 공공성의 문법
Ⅱ. 유교적 공공성의 민주주의적 함의
Ⅲ. 공적 숙의, 엘리트주의, 민주주의:엘리트주의적/권위주의적 숙의로부터 민주적 숙의로
Ⅳ. 천리(天理) 개념에 대한 비판적 재구성의 필요성
Ⅴ. 유교적 계몽의 변증법과 그 경로
Ⅵ. 유교적 계몽의 변증법과 자유의 역설

인권에 대한 유교적 정당화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나종석
Ⅰ. 들어가는 말
Ⅱ. 유교적 어짊(仁)의 자율성과 칸트의 이성주의적 자율성 이념
Ⅲ. 어짊(仁)의 자율성 이론과 인권 이해의 새로운 가능성
Ⅳ. 성기?성물(成己?成物)의 변증법과 유교적인 어짊의 자율성론의 구체화
Ⅴ. 나가는 글

동아시아 인권 담론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전망-한국의 인권 담론과 동아시아 인권사상의 비판적 재구성|조경란
Ⅰ. 서론:동아시아에서 인권담론의 배경과 조건
Ⅱ. 유가적 인권 담론의 의미와 한계
Ⅲ. 보편적 인권과 보편적 인권에 대한 비판
Ⅳ. 동아시아 인권사상의 비판적 재구성을 위하여

2부 공공성의 위기와 유교적 대응
위험사회와 유교적 공공성의 문법-생태 민주적 공공성에 대한 유교의 기여|박영도
Ⅰ. 들어가는 말
Ⅱ. 생태윤리로부터 생태 민주적 공공성으로
Ⅲ. 유교적 계몽정치와 유교적 공공성의 문법
Ⅳ. 유교적 공공성에서 생태 민주주의적 공공성으로: 유교적 계몽의 변증법과 그 경로
Ⅴ. 환경정의와 생태 민주적 공공성
Ⅵ. 생태계의 바다에 떠있는 민주적 공공성의 배

중국의 유학담론과 복수(複數)의 공공성-문화대혁명시기 유학담론과 비교하여|조경란
Ⅰ. 왜 ‘복수의 공공성’인가
Ⅱ. 유학소환에서 정체성, 역사성, 윤리성
Ⅲ. 유학담론의 태도와 복수의 공공성
Ⅳ. 맺음말

자유주의적 공사이원론의 위기와 유교적 대안|나종석
Ⅰ. 들어가는 말
Ⅱ. 주자학 이전의 전통적인 공(公) 개념의 성격 분석
Ⅲ. 주자학에서의 공 개념의 확장과 체계화
Ⅳ. 주희의 공 이론에 대한 몇 가지 쟁점들
Ⅴ. 맺는말:주희의 공생적?연계적 공공성 이론의 현재성

3부 현대 동아시아에서의 유교
1950?60년대 ‘근대화’와 다산 호출|정일균
Ⅰ. 머리말
Ⅱ. 1950?60년대의 시대상황:분단과 ‘두 개의 다산 호출’
Ⅲ. 1950?60년대 ‘실학’ 담론의 지형:‘다산 호출’의 양상Ⅰ
Ⅳ. 1950?60년대 ‘다산’ 연구의 주요동향:‘다산 호출’의 양상 Ⅱ
Ⅴ. 맺음말:21세기 ‘다산 호출’의 방법론에 관한 일 단상

한국 민주주의와 유교문화:한국민주주의론을 위한 예비적 고찰|나종석
Ⅰ. 들어가는 말
Ⅱ. 한국의 사회적 상상으로서의 유교적 전통
Ⅲ. 유교망국론
Ⅳ. 유교전통과 민주주의
Ⅴ. 선비정신과 민주주의의 결합으로서의 한국 민주화 운동
Ⅵ. 민주화 운동과의 접촉을 통한 유교전통의 변형
Ⅶ. 나가는 말

‘중국특색적’ 보편주의의 미래-유교와 공공성을 다시 묻다|백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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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출판사 서평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위기에서, 유교가 어떤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세계에서 중국의 급속한 부상이 불러일으킨 유교?유학에 대한 관심은 종래의 동아시아 자본주의 발전의 문화적 토대로서의 유교에 대한 관심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그 관심의 바탕에는 넓게는 문명전환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기대가, 좁게는 신자유주의적 사회조직원리에 대한 대안의 모색에 대한 기대도 은연중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대륙에서 확산되고 있는 유교담론의 재구성이 중국 중심주의에 갇히는 것을 막고 보편적 문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위해선 유교전통이 단순히 재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과연 재구성된 유교가 오늘날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보편적 의의를 갖는 대답을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 하에 동아시아의 유교문화 전통 속에 내재되어 있는 공공성의 논리를 오늘의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선 인권 및 민주주의와 관련한 오늘의 물음에 대해 유교가 어떤 대답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박영도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과정에서 파괴된 공공성의 민주적 회복에 유교적 공공성의 문법이 어떤 의의를 갖는지를 검토한다. 중국 주나라 이래의 민본사상에서 정치권력을 정당화하는 원천이자 비판하는 원천은 천명(天命)이었다. 그러나 천명의 수신자가 왕이었다는 점에서 정치권력과 그 정당성 원천은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송대 성리학에 이르러 천명의 수신자는 왕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로 확장된다. ‘천명을 가리켜 성이라고 한다’는 명제에 대한 성리학적 해석은 이러한 변화를 요약한다. 이제 정당성의 원천은 왕조의 설립자에게 내려 왕통을 따라 세습되는 천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본원지성으로서 자리잡고 있는 천리(天理)에 있다. 이로써 정치권력과 그 정당성의 도덕적 원천이 분리된다. 동시에 정치로부터 분리된 천리의 도덕적 잠재력을 사회정치적으로 현실화하려는 유교적 계몽정치가 출범하였다. 유교적 계몽정치는 민의의 합리적 핵심으로서의 공론에 입각하여 정치권력을 정당화하고 비판하는 유교적 공론정치를 펼친다. 유교적 공공성이 갖는 민주주의적 함의는 ‘민본적 공공성’과 ‘숙의적 공공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문법적 요청의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더 많은 민주주의’와 연결됨을 논증한다.
나종석은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주류 정치이론인 자유주의를 넘어 더 평등하고 더 민주적이고 더 생태조화적인 세계질서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방법을 동아시아의 유교적 사상전통에 대한 비판적 재구성을 통해 모색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유교의 인(仁) 이념이 어떤 차원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독자적 이론을 제공하는지 논증한다. 특히 이 글에서 강조되는 것은 유교적인 인(仁) 이론의 독특성을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공감의 마음가짐을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길러내는 구체적 방법론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조경란은 과연 유학이 새로운 인권 사상을 창조하는 문명적 자원이 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이 탐색작업은 다음 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첫째, 그것은 이중의 비판적 문제제기 속에서 전개된다. 즉 ‘보편적 인권’의 정당성과 추상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유가적 인권담론이 전제하고 있는 공동체주의가 보여준 폐쇄성과 상대주의도 문제시한다. 둘째, 글쓴이는 이 탐색이 동아시아 근대성에 대한 성찰 과정과 결합되어야 하며, 이 성찰 과정은 자기치유와 자기비판의 복합적 프로세스여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셋째, 유학의 자기갱신을 통한 타자성의 획득 여부가 유학이 21세기 동아시아에서 재맥락화 되기 위한 조건임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문화전통들이 그간 지배적 혹은 다수적 정체성으로 동화되어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의 2부에서는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공공성의 위기’에 대해 유교가 어떤 방식으로 대답을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그러나 이 문제를 검토하면서 유교가 오늘의 맥락에서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선 어떻게 비판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는 것도 아울러 논의된다. 박영도는 오늘날의 생태적 위험을 극복하고 생태민주적 공공성을 설립하는 데 유교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밝힌다.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적, 문화적 조건 속에서 생태위험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단순한 생태윤리의 차원이 아니라 공공성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논증하고, 유교적 공공성의 문법이 이 과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밝힌다. 그 기여는 두 차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 환경정의의 민주적 과제와 관련하여 공공성의 다양한 차원들을 결합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에서 확인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조직된 민주적 공공성과 생태적 지평 간의 성찰적 관계를 사유할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한다는 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경란은 ‘복수의 공공성’을 키워드로 유학담론 주체들의 태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복수의 공공성은 차이를 조건으로 하는 담론의 공간이지 동화와 배제의 기제가 작동되는 닫힌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주류’ 유교담론 안에서는 타자성과 복수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착안하여 문혁시기에 있었던 비림비공(批林批孔)의 학문 행태가 성찰적으로 비판되지 않음으로써 오늘의 유학담론에서 또 다시 담론의 동일성이 재현될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문혁시기에 파사입공(破私立公)이 당대의 윤리로 통용되었다면, 포스트사회주의 시기에는 반대로 파공입사(破公立私)가 윤리가 되고 있다. 그는 극단적인 공과 극단적인 사는 단순한 뒤바뀜이며 동전의 양면임을 강조한다.
나종석은 유교가 문명화=서구 근대화를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라는 인식을 넘어서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유럽 중심주의적 사고방식에 의해 전유되어 온 동아시아의 과거를 달리 사유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동아시아의 과거를 탈식민화하려는 작업을 사상사 연구의 차원에서 시도하려는 것이다. 특히 주자의 성리학적 공공성 이론의 성격을 공생적?연계적 공공성 이론으로 해석하며, 아울러 그의 공(公) 이론이 자유주의적 공사이원론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오늘날의 공공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현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를 논증한다.
3부에선 현대 동아시아에서 유학 및 유교의 존재방식을 검토한다. 정일균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남북한이 다산 정약용을 어떻게 호출하였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이를 통해 실학담론의 학문적 지형만 아니라 그 지형을 산출한 사회정치적 지형까지, 즉 남한의 자본주의적 근대화와 북한의 사회주의적 근대화의 지형을 함께 보여주면서, 이런 지형 때문에 발생한 실학담론의 문제점도 지적한다. 동시에 비판적 검토로부터 21세기 실학 및 유학연구의 방향을 이끌어낸다. 실학에 대한 본질주의적 접근을 벗어나서 21세기 현금의 시대적 과제를, 특히 서구적 근대기획의 역설성을 극복하는 데 요구되는 지혜를 해석학적으로 간취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종석은 유교를 정치적 지형 속으로 더 깊이 끌고 들어간다. 그리하여 유교적 정치문화를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는 통념을 거스르며 한국의 민주주의 실현 과정에서 조선시대를 거쳐 축적된 유교적 정치문화가 어떤 긍정적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유교적 전통이 서구의 충격을 통해 변형되는 과정을 충(忠) 관념의 민주적 변형이라는 시각에서 고찰하면서 유교적 정치전통의 민주적 잠재력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가를 보여준다. 한국의 민주주의의 실현 과정의 논리를 이해하려는 이 연구가 지향하는 궁극적 지점은 한국적 근대성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다. 유교문화와 민주화의 상생적 만남이 한국 근대성의 독자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중국에서 전개되는 유교문화의 재구성 흐름과 관련하여 과연 그것이 보편적 가치를 발신할 수 있는가 하는 비판적 질문이 제기된다. 백영서는 이 질문에 대답하면서 먼저 유교문화의 재구성이 단순한 중국특색의 보편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보편적 보편주의를 지향할 수 있으려면 동아시아의 비대칭적 중심-주변 관계라는 시험대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이 맥락에서 유교문명 속의 소국주의를 주목한다. 그것이 중국의 대국주의 위험을 비판하는 근거일 뿐 아니라 중심부의 주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자기결정권을 확립, 확장하는 사상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소국주의를 기반으로 중심-주변 관계가 재구성됨으로써 유교가 동아시아의 공공가치가 될 수 있다면, ‘중국특색적’ 보편주의가 ‘보편적 보편주의’로 가는 데 촉진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