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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흠
서울대학교국사학과학사,연세대학교대학원문학석사ㆍ박사.현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연구교수주요논저|《조선후기정치사연구Ⅰ-인조대정치론의분화와변통론》(2006),《목민고ㆍ목민대방》(역서,2012),《조선의정치에서무엇을볼것인가-탕평론ㆍ탕평책ㆍ탕평정치》(2016),《형감》(역서,2019),《대백록》(역서,2020),《조선후기실학과다산정약용》(2020),〈조선후기노론당론서와당론의특징-《형감(衡鑑)》을중심으로〉(2016),〈《경세유표》를통해서본복지국가의전통〉(2017)
책머리에동남소사(東南小史)해제번역동남소사(東南小史)간행서문|장석영(張錫英)동남소사(東南小史)서문|안세영(安世泳)【권1】동ㆍ서분당과기축옥사의발발【권2】기축옥사의확산【권3】서인의실각과기축옥사피화인에대한신원【권4】당쟁과기축옥사를둘러싼쟁점【권5】기축사화피화인의행적기축사화(己丑士禍)【권6】이발ㆍ이길의유문(遺文)과부록동암선생(東巖先生)유문(遺文)남계공(南溪公)유문(遺文)부록(附錄)『東南小史』校勘ㆍ標點
기축옥사를서인에의한사화로규정하고,숙청된당인및그후손들의정당성을확보하려한남인당론서!“한가문에서늙은이든젊은이든가루가되어남은사람하나없었으니,사림이만난재앙으로서고금천하에어찌이와같이참혹하고혹독한재앙이있었단말인가?천도(天道)가무지하다는것이이를통해증명되어서백세뒤까지도사람으로하여금기가막혀궁구할바를알지못하게한다.”『동남소사(東南小史)』의서문을쓴안세영(安世泳)은1589년(선조22)발발한기축옥사(己丑獄事)를위와같이묘사하였다.위서술로도짐작할수있듯이『동남소사』는역적정여립과그의역당(逆黨)이일으킨역모라규정된기축옥사를‘무옥(誣獄)에의한사화(士禍)’로재정의함으로써피화인(被禍人)들의신원(伸?)을이루고,이로써관련당파나피화후손들의정당성과역사적명분을확보하려는목적에서편찬된당론서이다.기축옥사의주요피화인이라할수있는이발(李潑)의호동암(東巖)과이길의호남계(南溪)에서각각한자씩을따제목으로삼았으나,이책은이발·이길의피화사실에만주력하지않고기축옥사피화인전체를아우르고있다.그간다산학회에서편집한『여유당전서보유』2권에수록된『동남소사』서두에‘열수정약용편집’이란문구가있어,이책의편자가다산정약용(丁若鏞)으로알려져있었다.그러나최근의연구들을토대로살펴보면,정약용이아니라여러명의인물들이몇세기에걸쳐꾸준한증보와함께편집한것들로짐작된다.이책의내용을보면,우선기축옥사발발의연원은동·서분당에서찾을수있다고하였다.선조대동·서분당은비교적조정과화합이가능했던초기의발화점을지나점차상대세력에대한강력한응징과완전한정치적배제를목표로한정치투쟁으로증폭되었고,급기야기축옥사로폭발하였다.기축옥사당시이발,이길,정언신,백유양,최영경,정개청등피화인(被禍人)들은역모의가담여부와는별도로역적정여립과친밀한교유를지속했다는이유로대부분역률로처단되고가산은적몰되었으며처자에대한노륙(?戮)이시행되었다.특히이발과이길의경우혈육인9족에문생(門生)들까지를합해10족을멸하였다는말이돌정도로그일문이모두가혹한처벌을받았다.정여립과친히교유하였으니그의역모를몰랐을리가없다는추정만으로혹형이가해진기축옥사는,그래서부당하고불공정한‘원옥(?獄)’이라는비판이내내뒤따랐다.17세기조선의당쟁은예송과환국을둘러싼서인과남인의갈등과대립으로전개되었다.인조반정으로중앙정계에서북인이세력을잃고퇴출된뒤,기축옥사를소환하여그정치적의미를재규정하고피화인들의신원을추진해나갔던것은남인이었다.『동남소사』는동·서분당,기축옥사의발발과전개,무고자(誣告者)처벌과피화인신원등16∼17세기에걸친당쟁의쟁점을동인의시각,그에이어지는남인의시각에서다루고있다.조선후기정치사는흔히당쟁사로인식되어왔다.조선이라는국가의멸망원인으로지금까지도당쟁망국론이거론될정도로당쟁은도덕을앞세운사리사욕,당동벌이(黨同伐異)를부추기는시비논란의대명사로불리며조선후기정치사를부정적으로묘사하는개념이되었다.어느곳,어느시기나그러하듯조선후기당쟁에도개인의권력욕이나사리사욕,당리당략에의한모략과음모등이존재했던것은사실이지만이것만으로당쟁의모든정치적갈등을설명할수는없다.각당파의정당성을주장하는수많은당론서(黨論書)들을들여다보면그기저에는각시기별다양한정치적쟁점들과갈등당사자들의현실인식,사유형태,관철시키고자하는정책과국정운영방안등이풍부하게담겨있음을볼수있다.때문에정파별로복잡다단하게전개되었던조선정치사의흐름을다양한시각에서규명하기위해서는당론서가드러내고있는정치의민낯을당대의역사적조건과관련지어주목할필요가있다.다만당론서에는사안에따라공적인정치사안과사적인유감·원한이한데얽혀있는데,냉철한시각으로그경계를그어당론서가전하고자하는기억과전승의메시지를온전히사유(思惟)하는것은지금당론서를접하는우리의몫이다.『동남소사』또한그러한시각과노력을기울여접근해야할당론서이다.기축옥사가3년여에걸쳐계속무고한희생자를양산하는방식으로전개되었던만큼,『동남소사』는이옥사가얼마나부도덕한방식과내용으로확산되었는지를부각시키고자노력하였다.모주(謀主)길삼봉으로무함당한최영경의옥사(獄死),무리한연좌로혹독한고문을받고죽임을당한이발의노모와어린아들의문제가그대표적인사례이다.그러나동시에『동남소사』는기축옥사를둘러싼정치적공방이17세기당쟁으로이어지게되는역사적연원과과정,그리고그쟁점들을잘보여주고있다.이책이주요하게다루고있는최영경의옥사를둘러싼책임공방,정개청을기리기위해세워진자산서원(紫山書院)의치폐논쟁등은17세기정치사의두축을형성하였던서인과남인의정치행적,그들의현실인식과세계관,이에입각하여정치적과제를설정하고대처해나가는모습등을살펴보는데의미있는사례들이다.요컨대『동남소사』는17세기서·남당쟁의치열한현장에서부각된기축옥사의쟁점과전말을남인의시각으로재구성한당론서이다.동시에이책은기축옥사를둘러싼각당파별시각과입장을다각적이고입체적으로보여주고있다는점에서,기축옥사피화인의후손과지역유생차원의단순신원운동을넘어17세기조선의당쟁과정치사를조망하고그지평을넓히는데유용한기록이라할수있다.『동남소사』가남인당론서이되남인당론서이상의가치를지니고있다할수있는것은이러한이유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