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묘비, 묘지, 왕조의 기념비 등 돌에 새겨진 중국 고대사 장면들을 복원하다!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욕망은 무엇일까?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것일까? 영원히 죽지 않고 살고 싶다고 해도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몸은 죽어도 자신들을 영원히 기억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록이 쉽게 찢어지거나 타는 종이나 나무가 아닌, 단단하여 쉽게 손상되지 않는 돌에 새겨졌다면 그야말로 불멸이 약속되지 않았을까? 이 책은 중국 고대인들이 남긴 석각(石刻) 자료들을 이용하여 중국 고대인의 욕망과 그들이 빚어낸 다양한 장면들을 복원하고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일찍이 진시황이 순행로마다 순수비를 세웠던 것처럼 고대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업적과 욕망을 돌에 새겨 사람들에게 보여 기억시키고자 하였다. 그렇다고 그 욕망이 동일한 형식으로 표현되지는 않았다. 필요에 따라 묘기(墓記), 묘비(墓碑), 묘지(墓誌), 매지권(買地券), 진묘문(鎭墓文) 등의 형식들을 채용하였다. 어쩌면 다양한 형식은 그만큼 다양했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명성이 좌우하는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자신의 충성심과 학식을 드러낼 필요가 있던 이들은 묘비를 세웠으며, 가문의 위대함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의 결속이 필요했던 이들은 묘지를 제작하였다. 출세와는 거리가 멀었던 일반 서민들은 죽어서도 삶이 계속되길 바라며 무덤에다 토지계약서인 매지권을 시신과 함께 묻었다. 돌을 이용한 것이 개인만은 아니다. 왕조는 무상한 권력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기념비들을 제작하여 왕조의 위대함을 선전하고, 때로는 왕조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고대 중국인들이 남긴 석각들이 어떤 목적에서 제작되었는지를 추적한다면 그들의 욕망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시대와 사회의 산물이라면, 그들의 욕망 또한 시대와 사회의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석각에 기록된 내용들이 중국 고대의 정치·사회·문화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특정 석각을 둘러싼 역사상을 촘촘하게 복원하고 있다. 묘비를 통해서는 고대 중국의 선거 제도와 그 제도를 통해 형성된 사대부 사회의 본질을, 묘지를 통해서는 위진남북조 시기 귀족제의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매지권과 진묘문을 통해서는 점차 활발해지는 토지 매매의 시대상과 삶의 고통 속에서 민간 재래 신앙의 영향력이 증대되었던 후한 말의 사정을 재구성하였다. 후한의 멸망과 조위(曹魏)의 건국, 서진의 중국 통일 시기는 왕조의 기념비를 통해서 조망하였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석각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이 책은 기존 정치사 위주에서 벗어나 사회사, 문화사, 민중사의 시각으로 중국 고대사를 서술하고 있다. 독자들이 석각이라는 특별한 도구를 통해 문헌 사료 속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보다 적나라한 중국 고대인들의 욕망을 확인하고, 중국 고대의 역사상을 새롭게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일찍이 진시황이 순행로마다 순수비를 세웠던 것처럼 고대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업적과 욕망을 돌에 새겨 사람들에게 보여 기억시키고자 하였다. 그렇다고 그 욕망이 동일한 형식으로 표현되지는 않았다. 필요에 따라 묘기(墓記), 묘비(墓碑), 묘지(墓誌), 매지권(買地券), 진묘문(鎭墓文) 등의 형식들을 채용하였다. 어쩌면 다양한 형식은 그만큼 다양했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명성이 좌우하는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자신의 충성심과 학식을 드러낼 필요가 있던 이들은 묘비를 세웠으며, 가문의 위대함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의 결속이 필요했던 이들은 묘지를 제작하였다. 출세와는 거리가 멀었던 일반 서민들은 죽어서도 삶이 계속되길 바라며 무덤에다 토지계약서인 매지권을 시신과 함께 묻었다. 돌을 이용한 것이 개인만은 아니다. 왕조는 무상한 권력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기념비들을 제작하여 왕조의 위대함을 선전하고, 때로는 왕조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고대 중국인들이 남긴 석각들이 어떤 목적에서 제작되었는지를 추적한다면 그들의 욕망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시대와 사회의 산물이라면, 그들의 욕망 또한 시대와 사회의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석각에 기록된 내용들이 중국 고대의 정치·사회·문화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특정 석각을 둘러싼 역사상을 촘촘하게 복원하고 있다. 묘비를 통해서는 고대 중국의 선거 제도와 그 제도를 통해 형성된 사대부 사회의 본질을, 묘지를 통해서는 위진남북조 시기 귀족제의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매지권과 진묘문을 통해서는 점차 활발해지는 토지 매매의 시대상과 삶의 고통 속에서 민간 재래 신앙의 영향력이 증대되었던 후한 말의 사정을 재구성하였다. 후한의 멸망과 조위(曹魏)의 건국, 서진의 중국 통일 시기는 왕조의 기념비를 통해서 조망하였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석각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이 책은 기존 정치사 위주에서 벗어나 사회사, 문화사, 민중사의 시각으로 중국 고대사를 서술하고 있다. 독자들이 석각이라는 특별한 도구를 통해 문헌 사료 속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보다 적나라한 중국 고대인들의 욕망을 확인하고, 중국 고대의 역사상을 새롭게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돌에 새긴 인생 : 석각속 중국 고대의 풍경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