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부동 (박철수 시인 첫 시집)

화이부동 (박철수 시인 첫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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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 박철수의 시 세계는 한 개인의 기억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 그의 시는 잃어버린 고향을 향한 내적 여정이자, 과거와 현재의 균열을 건너는 과정이다. 표면적으로는 서정적 풍경과 계절의 정취가 펼쳐지지만, 그 이면에는 방랑과 상실, 삶의 무게가 응축되어 있다. 시인은 꿈과 현실의 이중 구조 속에서 인간의 총체적 삶을 응시하며,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시간과 언어를 다시 불러낸다. 또한 기존 어휘를 비틀고 새로운 조어를 만들어내며 언어의 균열을 세심하게 읽어낸다. 제목 ‘화이부동’이 뜻하듯, 그는 자신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시대와 조화롭게 호흡하는 길을 모색한다. 이 시집은 오랜 시간을 통과한 한 시인이 자기 존재의 근원을 향해 도달한 기록이자 독자를 시간의 깊은 층위로 이끄는 안내서이다.
저자

박철수

시인.자유문예신인상으로등단했다.전북김제에서태어나국립철도고등학교와국립서울과학대학교를졸업했으며불뫼문학동인으로오래활동했다.현재파티오벨라대표이사로재직중이다.

목차

▮추천의글
▮자서
▮1부귀향길
▮2부항해일지
▮3부방황
▮4부화이부동
▮해설:시간을횡단하는화이부동의시인-장경식(소설가)

출판사 서평

시간을횡단하는화이부동의시인

시인박철수의시세계를이해하는핵심단서는‘시간’이다.그의시를읽는일은단순한정서감상이나풍경회상이아니라,개인의기억과한국현대사의질곡이겹쳐지는시간의층위를따라가는일이다.그는과거의경험을단순한추억으로소비하지않고,현재의자아를구성하는원천으로삼는다.이러한점에서그는일종의‘시간의횡단자’이며,자신의삶에서비롯된고통의흔적을스스로직면하는시인에가깝다.

박철수의시에는잃어버린고향의이미지가꾸준히떠오른다.여기서의고향은특정지역이나유년기의장소에국한되지않는다.오히려총체성이유지되던과거의세계-삶의의미가명확했으며사람과공동체가분리되지않았던시대-를가리키는은유적공간이다.시인은그고향을거울처럼바라본다.거울속의자신과마주할때비로소과거와현재사이에존재하는균열이드러난다.그는그틈을바라보며자신이이방인혹은나그네처럼살아왔다는자각에이른다.그리고길을잃지않기위해선택한것이바로시이다.시는지나간시간을현재로끌어오는도구이자,균열을건너게해주는다리다.

그의시를펼쳐보면,삶의여러시점이한사람의긴여정처럼이어진다.유년기의풍경,젊은날의고단함,성숙한시절의사색이서로를비추며교차한다.이러한움직임은마치한개인이자기자신을찾아가는내적여행의일기에가깝다.초기에는삶의무게를짊어진방랑자의모습이강조되지만,시간이흐르며그는자신의기억깊숙한곳에서되돌아갈‘마음의고향’을발견한다.결국이여정은상실의시간에서벗어나자기존재의원형을회복하는과정으로읽힌다.

박철수의시에는아름다운계절감과서정성이자주등장한다.그러나이러한외형적아름다움만으로그의세계를이해할수없다.그이면에는현실적고난과인간적상실이늘그림자처럼따라붙는다.삶의출발점에서느끼는설렘과열정이있는가하면,삶의종착지를향한차분한체념도존재한다.이대비는그의시를한층깊게만들고,꿈과현실의양가성속에서인간이겪는희로애락을다층적으로드러낸다.결국그는삶을단순한낭만이나비애로규정하지않는다.오히려그것들을모두통합하는총체적삶의서정을그려낸다.

시인이종종불러오는계절의이미지와농촌적정서는단순한풍속묘사가아니다.이는공동체가공유했던순환의시간,즉서로가연결된채살아가던시대의감각을복원하는행위다.근대이후단절된공동체의결속을되짚으며,그는자연의순환구조속에서인간의시간도다시순환될수있다는희망을찾는다.이는도시에서이방인으로살아가는시인의고독한감각과도맞닿아있으며,사라져가는가치를다시호출하려는언어적시도다.

박철수시의또다른특징은언어실험이다.일상적단어들을변주하거나새로운조어를만들어냄으로써기존의미망의틀을벗어난다.이는현실의균열을감지하는시인의감수성이언어의층위에서도작동하고있음을보여준다.그에게언어는곧기억이며,기억은다시시간의흔적을끌어올리는장치다.때문에그는잊혀진말과사라진소리들을찾아내려하고,그것을통해자신의내면과세계의틈새를재구성한다.

시집의제목이기도한‘화이부동’은그의삶과시적태도를아우르는개념이다.그는타인과조화롭게어울리면서도자기원칙과고유한감각을잃지않는태도를지향한다.시대의균열속에서도본질을지키면서새로운조화를모색하는자세가그의긴시간의여정속에서자연스럽게드러난다.결국시인은자기만의방식으로시간을통과하는사람이며,그통과의기록이바로그의시다.이시집은오랜세월을견뎌낸한사람의목소리가어떤균열과어둠을지나빛으로나아갔는지보여주는단단한시적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