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라는책을통해,고정관념없는역사관찰과자료분석으로한국사에대한일반인의관심을높였던젊은사학자가이번에는학계의연구성과가역사적실체에제대로접근하지못했다면서국사학계의기존통설에대해반론을제기하고나섰다.제목은다소역설적으로느껴지는.도서출판사람과사람에서펴냈다.
우리역사의출발점인고조선으로부터1894년동학농민봉기에이르기까지,이책에서제기된12가지의주제들은중?고등학교와대학에서배운역사지식과달라일반인들에게는참으로충격적이다.하지만명쾌한논증,체계적인분석,...
라는책을통해,고정관념없는역사관찰과자료분석으로한국사에대한일반인의관심을높였던젊은사학자가이번에는학계의연구성과가역사적실체에제대로접근하지못했다면서국사학계의기존통설에대해반론을제기하고나섰다.제목은다소역설적으로느껴지는.도서출판사람과사람에서펴냈다.
우리역사의출발점인고조선으로부터1894년동학농민봉기에이르기까지,이책에서제기된12가지의주제들은중?고등학교와대학에서배운역사지식과달라일반인들에게는참으로충격적이다.하지만명쾌한논증,체계적인분석,예리한통찰력으로일관하고있어서단순한호기심이상의설득력을갖기에충분할만큼그내용이충실하다.
무엇보다도저자는국사학계가실증사학을주장하면서역사적실체를파악하는노력은애써외면하고있음을안타까워한다.특히우리역사의발전법칙을서구사회의발전법칙에도식적으로꿰맞추려는오리엔탈리즘에빠지고있음을날카롭게지적하고있다.
먼저저자는단군조선으로부터시작되는고조선상이허구라는주장부터펼치고있다.사료상으로보면,고려시대중기까지만해도우리조상들은한국사의출발점이단군조선아닌기자조선이었고민족의시조또한‘단군’아닌‘기자’로인식하고있었다.
단군은평양일대에정착한고조선계일부유민들의시조였고단군신화는그들의전승설화에불과했다.그러다가고려시대후기에이르러등에수록됨으로써비로소지금의고조선상이성립되었는데,그시대적배경은당시원나라와의잘못된사대관계를정상적인사대관계로바로잡기위한소중화의식의산물이었던것이다.때문에저자는한민족전체가공유한것이아닌,평양지역일부주민들의전승기록을토대로만들어진고조선상이과연역사적실체에부합될수있는가라고반문하고있다.
기자동래설에대해서는중국중화주의자들이조작해낸산물임을중국측문헌과고고학자료로극명하게밝혀내고있다.특히앞선시대의문헌기록에전혀보이지않다가후대에와서,그것도점점세련된내용으로구체화되었음을열거하고기자동래설로조작된배경이다름아닌중화의식임을확인시켜주고있다.
저자는이러한중국측사료를이땅의소중화주의자들이무비판적으로받아들여마침내기자숭배운동과기자관련저술붐,그리고혈통까지연결지었던역사적사실을차례로예시하면서,그것이오늘날까지그대로이어져오고있음을지적하고있다.
요즘한일간의첨예한외교문제로까지비화되고있는역사왜곡문제의서론격인임나일본부에대해서도저자는학계가다분히민족주의적감정차원에서접근하고있음을꼬집고있다.
특히최근에는일본학자들의변형된학설을추종하는경향마저나타내고있음을우려하고있다.실제로일본학계는1949년스에마쓰末松保和가처음주장했던야마토정권의가야지역군사정벌과한반도남부경영에서후퇴하여왜국계주민의자치기관설,외교기관설,교역기관설등다양한주장을펼치고있는데,그어느학설이든한반도남부에대한정치군사적영향력을행사했다는점만은제외시키고있지않다.
이에대해저자는임나일본부가우리학계의일부주장처럼백제와는전혀관련없으며,왜는일본열도가아닌한반도남부세력이고,일본부는가야가이왜세력을통제하기위해설치한기관임을문헌상으로입증하고있다.
저자는또광개토왕비문의조작설,특히'백제와신라는옛속민으로조공을바쳐왔는데,신묘년에왜가바다를건너와서백제와신라등을파하고??과신라를신민으로삼았다'는이른바신묘년기사에대해비문해석논쟁보다비문에등장하는왜의실체를밝히는것이한일고대관계사를밝히는핵심과제임을주장하고있다.
그리하여저자는우리가기존에인식하고있던'왜=일본'이란등식의허구성을지적하고그왜의중심지가전남나주임을문헌과고고학자료로설명하고있다.특히이곳의주구묘와유물이일본의고분형태및발굴물과유사함을제시함으로써이들왜세력이5세기경일본으로건너갔음을확인하고있다.책에서저자는국내최초로일본구주복강현진부총의벽화관련자료를공개했다..
저자가이책에서역점을두는또하나의대목은실학운동과갑오농민봉기등을통해학계가일관되게주장해온근대지향적운동이란성격문제이다.그러나저자는이들운동에서결코근대지향적성격이전혀드러나지않고체제내보수개혁운동임을분명하게밝히고있다.한마디로이책을읽으면우리가얼마나무비판적으로잘못된역사관을당연시해왔음을깨달을수있다.
우선저자는실학자들이학계의주장처럼주자학을비판한것이아니라극찬했으며,토지제도를비롯한각종사회개혁론을제시한배경역시조선왕조체제를유지하기위한목적이었음을문헌상으로확인시켜주고있다.더욱이실학자들이제시했던일련의토지제도개혁구상은중국성리학자들의그것을모방했을뿐더러,실학이란용어자체역시이미고려말부터쓰였다.그들의학문적견해또한어느시대에나있을수있는경세치용학풍에불과했다.특히노비제강화를통한양반우대론을주장했다는점은실학에대한평가를근본적으로의문시하게만든다.
1894년의동학농민봉기역시마찬가지이다.그들스스로국왕인고종의충성스런신하라고고백했고만일봉기가성공했을경우에조선시대사림파가이상적인정치구조로추구했던군신공치君臣共治를계획함으로써단순한왕조체제내의개혁세력일뿐이라는점에서그들을반봉건근대적성격의운동으로이해해왔던우리들의상식을완전히뒤집고있다.
이밖에이책에는①신라는삼국을통일할뜻도능력도전혀없었다.다만생존하기에급급했을뿐이고평양지역마저잃어버린반쪽통일이었다.통일후에민족융합정책을적극펼쳤다는학계의주장과달리옛백제?고구려유민에대해극도의인사차별정책을실시했다②흔히지역차별은역사적뿌리가있다고해석하지만전근대시대엔결코지역차별이없었다.오히려수도권집중의인사정책이문제였다③미륵신앙이체제변혁사상이란주장은왕조체제가극히불안정했던한정된시기의결론이다.대체로개인적기복신앙에불과했다④조선후기에신분제는해체되지않았다.오히려양반의숫자가줄었다.또이시대의족보조작설은전혀근거가없는오류이다등민감한주제에대해서도예리하게,그리고깊이있게접근하고있다.
한마디로이책은우리역사학계의쟁점이나민감한주제들을명쾌하고도날카롭게해부하고쉽게풀이하고있다는점이돋보인다.그리고우리들이그동안얼마나역사의고정관념에갇혀있었던가를깨닫게해준다.우리역사를열린가슴으로새롭게들여다볼계기를마련해준수준높은역사교양서이다.
저자소개
이희근단국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동학교단과갑오농민봉기'로박사학위를받았다.그동안기존통설에서벗어나묵묵히우리역사를연구해온수많은사학자들과마찬가지로대중에게친숙한역사학,편견없는역사학,그리고과거와현재의살아있는대화로서의역사학연구에정진하고있다.주요저서로는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