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동 더하기 25 : 가난에 대한 스물다섯 해의 기록

사당동 더하기 25 : 가난에 대한 스물다섯 해의 기록

$20.00
Description
가난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언어에 귀 기울이자!
가난에 대한 스물다섯 해의 기록『사당동 더하기 25』. 이 책은 올해 동국대학교에서 교수직 정년을 맞은 사회학자 조은이 1986년에 사당동에서 처음 만난 한 가난한 가족을 25년 동안 따라다닌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분단, 재개발이란 자본주의적 공간의 재편, IMF로 인한 실직, 금융자본주의는 가진 것이라고는 ‘맨몸’뿐인 4세대에 걸친 금순 할머니의 가족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 구조를 들여다보고, 저자는 ‘빈곤 문화’란 없으면 빈곤이 있을 뿐이고 ‘가난의 구조적 조건’이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 근대화, 신자유주의 세계화 과정에서 재생산고 있는 도시빈민 가족에 대해 조명하고, 한국 사회의 가난을 들여다보는 사회학자의 입장, 연구 과정의 변화, 연구자와 연구 대상 간의 관계와 움직임 등을 살펴본다.
현장 연구 조교들의 일지에서 시작해서 수없이 많은 메모, 인터뷰, 녹취, 영상물 테이프 등이 바탕이 되어 탄생한 이 책은 2009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어 이후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다큐멘터리 〈사당동 더하기 22〉를 잇는 작업물이다. 한국사회학 에서 질적 연구 방법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25년간 저자가 가난이라는 ‘현실의 재현’과 ‘두꺼운 기술’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험한 궤적을 보여준다.
저자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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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1두세상을오가다
밑으로부터사회학하기_13
한가족들여다보기_22

02가난두껍게읽기
질적연구방법의실험장_35
사당동철거재개발현장_41
부동산중개소에서연구현장을찾다_41·방얻고현장에들어가기_44·지역의특성과지역주민의구성_53·나는위험한현장에는부재했다_57
임대아파트단지로가다_65
방법론적딜레마_73
연구자의이율배반성_73·참여관찰을참여관찰하다_76·‘개입’과‘객관적관찰’의경계_79·연구현장의젠더와계급성_82
영상으로사회학적글쓰기_90
익명성을배반하다_90·재현이라는숙제_93

03산동네달동네별동네
1980년대사당동풍경:현장일지에서꺼내온이들의삶_107
‘사당동’이라는동네의형성_107·주거의조건과거주의공간_114·주민들의삶:생계와일상_121·아이들,남편들,아버지들_131·동네의철거_140
사당동사람들:인생의조건_149
해방촌손녀:“맨날똑같아요”_149·건설십장-파출부부부:끝내이혼_155·시계노점상아줌마집:“아이들이딱정상에올라서면”_160·묵장사아줌마집:여성가구주와딸들_163·일용잡부-과자리어카상:“싸움도가난때문”_165·미장원집:“아들유학보냈어요”_170

04세상의가난,가난의세상
할머니가족:삶을이야기하다_179
금선할머니:“밤낮지지고볶고”_179·수일아저씨:“여자없어서…”_189·영주:“꿈은많았어요”_199·은주:“산입에거미줄치겠어요”_207·덕주:“돌고돌고또돌고”_218
할머니가족에들어온사람들_231
은주씨남편:“집이제일무섭죠”_231·연변에서온아저씨부인:“다그런거지뭐”_234·필리핀에서온영주씨부인:“괜찮아요”_237
“바람을그리다”:가난의앞날_244
은주씨네:“댄스가수해서…”_244·영주씨네:아들꿈은영어선생_259

05가난이낳은가난
‘맨몸’으로산다는것_271
일수·외상·계에서카드깡·대포차·‘러시앤캐시’로_273·교회와생명보험과로또복권에기대기_277
가난의자존심_279
제품업체사장:“IMF때다들어먹었어요”_280·임대아파트옆동에서만난사당동이웃_284
가난의두께:성·사랑·결혼·가족_287
이들에게가족_287·그들의연애각본_293
‘빈곤문화’의조건_303

책을끝내며_315
참고문헌_324
찾아보기_330

출판사 서평

올해동국대학교에서교수직정년을맞은사회학자조은이1986년에사당동에서처음만난한가난한가족을25년동안따라다닌이야기를갈무리한책.
이책은한국근대화,신자유주의세계화과정에서재생산되고있는도시빈민가족에대한이야기인동시에,빈곤을겪어보지않은사회학자가연구대상일뿐이던한빈곤가족을4세대에걸쳐지속적으로만나는과정에서빈곤을연구한다는것이지니는의미를자문하는작업으로,25년간가난이라는‘현실의재현’과‘두꺼운기술’을구체적으로고민하고실험한궤적을보여주는문화기술지다.
금선할머니가족을비롯해이책에등장하는가난한이들의삶의이력은곧한국근현대사다.분단,재개발이란자본주의적공간의재편,IMF로인한실직,금융자본주의는가진것이라고는‘맨몸’뿐인4세대에걸친금순할머니가족을통과하며가난의대물림구조를공고히한다.부지런히일해도낮은임금과불안정한일자리는개천에서용이나오기힘든구조를강화한다.지은이는25년간한가족을따라다니며‘빈곤문화’란없으며빈곤이있을뿐이고‘가난의구조적조건’이있을뿐이라는점을발견한다.
지금이순간에도이름을달리해계속되는재개발과철거,또그로인해밀려나는도시빈곤층의대물림현실은,가난을경험하지않은이들이가난함을이해하고가난의조건을이해한다면조금바뀔수있지않을까?가난한이들의삶을들여다보고그들의언어에귀기울이는것에서부터시작해보자.

사회과학자들은사회현상을숫자로말하길좋아한다.1:99,20:80.최근부의양극화를가리키는지표로자주오르내리는숫자다.숫자는현실의심각성을단박에알아차리는데도움이되기도하지만,흔히그숫자를구성하거나몸으로사는사람의면면을가리거나놓치게도한다.근대학문으로서사회학이말과숫자의실증적학문으로출발한까닭에,여전히말과숫자로현실을드러내보이는방법을최선으로여기는연구풍토에서25년의시간을거치며‘조금다른’사회학을시도한이가있다.
사회학자조은.그는2003년에6·25때부터시작되는50년의‘기억여행’을털어놓은〈〈침묵으로지은집〉〉이란장편소설을내놓더니,2009년에는1986년철거재개발지역에서쫓겨난정금선할머니가족을22년간추적한다큐멘터리〈사당동더하기22〉를내놓으며사회학하기의영역을확장해왔다.그의‘조금다른’사회학은학술서에머물지않은탓에그에겐교수라는직함말고도작가,감독이란호칭이따라붙는다.
올해동국대학교에서교수직정년을맞은그는1986년에사당동에서처음만난한가난한가족을25년동안따라다닌이야기를〈〈사당동더하기25〉〉란책으로갈무리했다.현장연구조교들의일지에서시작해서수없이많은메모,인터뷰,녹취,영상물테이프등이바탕이되어탄생한이책은1988년발표된연구보고서〈재개발사업이지역주민에게미친영향〉,1992년펴낸첫학술공저〈〈도시빈민의삶과공간〉〉,2009년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처음상영되어이후여러영화제에서주목을받은다큐멘터리〈사당동더하기22〉를잇는작업물이다.
〈〈사당동더하기25〉〉는한국근대화,신자유주의세계화과정에서재생산되고있는도시빈민가족에대한이야기인동시에,빈곤을겪어보지않은사회학자가연구대상일뿐이던한빈곤가족을4세대에걸쳐지속적으로만나는과정에서빈곤을연구한다는것이지니는의미를자문하는작업으로,25년간가난이라는‘현실의재현’과‘두꺼운기술’을구체적으로고민하고실험한궤적을보여주는문화기술지다.여기엔“한국사회의가난을들여다보는사회학자의입장,연구과정의변화,연구자와연구대상간의관계와움직임,그리고연구자의자기성찰지점”이담겨있다.
지은이는연구사례가족과지은이가족이“짝을맞추듯같은세대”라는것을사례를지켜본지10년이지나서야인지할정도로연구자와연구대상을엄격하게분리하며두세계를오갔다.다시그로부터2년이지나한국사회의풍요를경험한‘다른세대’대학생들에게‘도시빈민’‘불량주거지’‘철거재개발’‘달동네’라는사회현실에대한감을전달하려면영상이더효과적인학습매체일수있음을감지하고애초에는수업용자료를만들생각에이가족에게카메라를들이밀었다.이작은시도는이후이가족3세대에게필리핀결혼이주여성이합류하게되면서본격다큐멘터리로진화한다.이가족이사당동을떠난지십년이되던1998년12월부터시작된촬영은10년간이어져2009년〈사당동더하기22〉란제목의다큐멘터리로정리되었고(부록DVD참조),카메라는다섯번째촬영주자에게넘겨져오늘에이르고있다.
참여관찰에동영상카메라가등장하면서D씨가구로불리던심층연구표적사례가구는금선할머니,수일아저씨,영주씨,은주씨,덕주씨등실명의연구참여자로바뀌었다.25년의세월이흐르는동안1986년에64세이던월남피난민금선할머니는세상을달리했고38세수일아저씨는빚을얻어연변조선족아내를맞았다가이혼당한후잠시동거하던여자와도사별해혼자살고있고,13세영주는필리핀아내를맞아아이를낳고다문화가정을꾸렸고,10세은주는청각장애가있어이런저런일을하며아이셋의엄마가되었고,7세덕주는감방을세차례들락거리며청소년기를보내고여러일을전전하다스포츠복권200만원당첨을계기로돈을조금씩불려동네에서작은헬스장을운영하고있다.
〈〈사당동더하기25〉〉는한국사회학에서질적연구방법의변화를생생하게보여주는교과서다.연구자의이율배반성,‘개입’과객관적관찰‘의경계,연구현장의젠더와계급성,익명성의배반,재현등여러사회과학이현장에서대면하게되는딜레마를가감없이보여준다.연구의‘객관성’과‘중립성’을담보해야하는탓에현장조교들이연구가끝날때까지빈민운동하는친구들과자료,정보를공유하지않도록‘지도편달’해야하는연구책임자의상황이나,전쟁터같은철거현장이무서워그현장에가지못했다는토로,현장연구조교들이날로치솟는철거‘가옥주딱지’를사는유혹에빠지지않고연구자의윤리를지켜주기를바라는상황,25년이나한가족을따라다니면연구자의자리에서너무멀지도너무가깝지도않은‘거리지키기’나너무다른언어를쓰고있어이가족을인터뷰할때쓸단어를골라야하는어려움,연구참여가족이무탈하게지내기를바라면서도극적인사건이안생기나하는이율배반적속내를드러낸다.“문화기술지란자기의연구주제(예를들면가난)에대해‘연구하는것이아니라’연구주제의사람들(즉가난한사람들)로부터‘뭔가배워가는것’이라는기본을때로잊어버리거나놓치는일이비일비재했다”(76쪽)고고백한다.
한편현장연구조교들이‘부부위장간첩’으로신고되어경찰서에서조사를받고나오는일도벌어졌는데그때불려간조교들이반복해서자술서쓰는방식은구술생애사를녹취하고있던지은이에게구술생애사에대한관심을촉발하는계기가되기도했다.여러차례채록한이가족이구술한생애사에서추스른‘그들의언어’로그들의현실을드러내려고애를썼다.책을읽다보면우리가기억에서지워버렸을지도모르는1980년대‘산동네’‘달동네’‘별동네’풍경이선선히들어온다.북어를찢는할머니들과소독저를마는아이들도보이고,사건이없을때는화분이옹기종기놓인평화롭고한적한골목과그좁은골목사이담장안으로는여러식구가모로누워‘칼잠’을청해야하는단칸방과좁은부엌을채운세간이보인다.담장너머로전기세,수도세를놓고한지붕여러가구가벌이는악다구니,산꼭대기넓은공터에서벌어진돈내기고스톱,윷놀이,장기에열중인사람들과고스톱판을사진찍어보상금을타내려는남자의실랑이,아내를때리거나아이들을못살게구는‘골칫거리’남자들의술주정이쟁쟁거린다.아이들의불장난으로루핑이타며나는고약한악취와집에밴가난의냄새가코끝을건드린다.
금선할머니가족을비롯해이책에등장하는가난한이들의삶의이력은곧한국근현대사다.분단,재개발이란자본주의적공간의재편,IMF로인한실직,금융자본주의는가진것이라고는‘맨몸’뿐인4세대에걸친금순할머니가족을통과하며가난의대물림구조를공고히한다.부지런히일해도낮은임금과불안정한일자리는개천에서용이나오기힘든구조를강화한다.지은이는25년간한가족을따라다니며‘빈곤문화’란없으며빈곤이있을뿐이고‘가난의구조적조건’이있을뿐이라는점을발견한다.
지금이순간에도이름을달리해계속되는재개발과철거,또그로인해밀려나는도시빈곤층의대물림현실은,가난을경험하지않은이들이가난함을이해하고가난의조건을이해한다면조금바뀔수있지않을까?가난한이들의삶을들여다보고그들의언어에귀기울이는것에서부터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