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상식을단숨에뒤엎는자기로부터의혁명!
80년대초,명상서들이봇물처럼쏟아지면서너도나도인도행을결심하는젊은이들이생겨났었다.그들에게절대적인나침반이되어주었던크리슈나무르티.그는신지학협회에서'세계의스승'이되기위한교육을받았지만,이런메시아적인역할을거부하고사상적인추종자들과인연을끊었던,거의전설이되어버린사상가다.20여년이지난지금도마음의안정,자기계발,대인관계,스트레스와불안해소에관한명상서가베스트셀러를장식하고있다.80년대에비해자기중심적이고실용적인명상서를선호하게되었지만,치열한경쟁사회에서마음의자유를찾고자하는현대인들의모습은여전하다.
1980년대에폭발적인명상붐을일으켰던20세기최고의영적지도자,크리슈나무르티의《아는것으로부터의자유》가물병자리에서새로출간되었다.지난해미당문학상을수상한정현종시인의유려한번역솜씨로원문의의미를최대한살려내편집한개정판이다.이책은자유롭다면행복하다는변치않는테마를말하면서도결코'행복의답안지'를제시하지않는다.외부로부터가아니라스스로깨달아자신을들여다보도록도와준다는점에서소크라테스처럼산파노릇을하는책이다.또한최근의에세이형태의가벼운명상서적들이담고있는공허한메시지와는달리,현대인들의불안을직접적으로대면하고치유해준다는점에서꾸준한관심을받고있다.
"진리는길이없는대지…….나의유일한관심은사람들을자유롭게하는것."
크리슈나무르티는온세상을뒤져가며선각자와그들의사상체제를추구하고,이러저러한내용의책들을읽으면서'마치숟가락으로떠먹여지듯양육되었던'우리에게어김없이'따르지말라'며떠밀어낸다.진정으로자유롭기위해서는무엇인가를가르쳐줄지도자나선생없이,광적으로잔인한세계에홀로있음을인식해야한다는것이다.결국그의말을깔대기로걸러내든게워내든,그것은오직자신의'몫'이다.중요한것은삶의철학이아니라매일내적·외적으로무슨일이일어나는지를지켜보는것이다.그렇게되면고통,폭력,공포,사랑,시간,죽음과같은끊임없이되풀이되는문제들이스스로만들어놓은것임을깨닫게된다.
동기나선택이없는,단지지켜본다는일이가능할까?그렇다면이것은언제나운을하늘에맡기고내일을생각하지않는삶이아닐까?실제로문제를해결할의사가없다는것이아닐까?하지만상황이어떠하더라도결과를좌우하려하거나결과에집착하지않고,오직행동한다면가능하다.해본다는것은없으며최선을다한다는것도없다.하거나안하거나둘중에하나다.이렇듯마음의어려운단면들을탁월하게표현해낸《아는것으로부터의자유》는어떤체계적이고도식적인철학에서도보지못한전혀새로운접근방식이다.당장,즉각적인깨달음으로인도하는크리슈나무르티의메시지는현대인들의무뎌진마음에또다시혁명을일으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