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 (홍상화 소설)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 (홍상화 소설)

$12.15
Description
상처 입고 부서진 사람들과 나누는
맑고 따뜻한 눈길들!
시대의 그늘에서 상처받았으나 뜨겁게 삶을 껴안은 사람들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한 지극한 헌사, 핍진한 기록!

그간 작가 홍상화의 작품세계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으로 이루어 있었다. 한국 소설사에서 처음으로 독재와 부패의 시대상황 속에서 권력과 돈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우리 사회의 거품스러움을 낱낱이 해부하여 화제가 되었던 세태소설 『거품시대』, 첨예하게 대립하던 냉전시대에 북한의 간첩과 남한의 정보요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도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하여 주목을 끌었던 『정보원』이 바로 그것이다.
홍상화 작가가 이번에 출간하는 작품집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은 이 두 작품세계의 축을 하나로 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더 따스한 시선, 인간에 대한 도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작가는 상처 입고 부서진 사람들의 서럽고 원통한 사연들을 무겁게 끌어올려 이야기하면서도 “함께 아파하기”라는 생명의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그 모든 상처의 시간들을 치유하고자 한다. 상처받은 자만이 진정으로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다는 통찰력을 갖춘, 진정한 치유 작가로서의 문학적 성취가 유감없이 발휘된 치유의 소설들이다.
이 작품집은 원래 『능바우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2000년 출간되었던 것을, 2년 전 타계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을 기리는 마음에서 작가가 재구성해 선보이게 된 것이다. 사실상 김윤식 선생에 대한 헌사이자 작가 자신의 문학적 열정을 되새기는 새로운 다짐의 선서이기도 하다.

이 땅의 수많은 문학인들이 홀로 남긴 무력한 ‘두뇌의 자식’들을 예외 없이 무한한 애정으로 정성껏 챙겨주신, 그 ‘두뇌의 자식’들의 대부였던 선생님의 뜻을 기리며 이 책을 펴낸다.(작가의 말 「그래도 남는 것은 글밖에…」중에서)

인간 존엄의 실현이라는 깃발을 높이 들고 낮은 자세로, 만신창이 역사를 껴안고 깊이 고뇌하며 써낸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들, 그 지극한 진정성의 서사들이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것이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이다.
저자

홍상화

소설『거품시대』는조선일보에,『불감시대』는한국경제신문에연재되었으며,장편소설『정보원』『거품시대』(전5권)『사람의멍에』『범섬앞바다』『디스토피아』『30-50클럽』『30/50Club:ADialogueonS.Korea,U.S.,China,andN.Korea』,소설집『전쟁을이긴두여인』『우리들의두여인』등이있다.
2005년소설「동백꽃」으로제12회이수문학상을수상했으며,문예지『한국문학』주간과인천대학교국어국문학과겸임교수를역임했다.

목차

작가의말|그래도남는것은글밖에…
해설|‘능바우’에서‘킬리만자로’까지/김윤식

인생의무늬
능바우가는길
독수리발톱이남긴자국
세월속에갇힌사람들
어머니
유언
외숙모
겨울,봄,그리고여름

맑고따뜻한눈길,생명의지혜/정호웅
아름다운상처의기록들/김인숙

출판사 서평

시대의상처를위무하는치유의소설들
작가의깊은포옹이독자에겐카타르시스로가슴을울리나니!

『내우울한젊음의기억들』은모두8개의중·단편으로이루어져있다.모두하나같이한국의구체적인역사적상황을서사의중요한밑그림으로깔고있는작품들로서,작가는깊이있는예리한시선으로우리사회에깊게드리워져있는‘어둠과그늘’을세심하게들여다본다.
먼저전쟁,욕정,열정,사랑,기적을주제삼아뜨겁고신산한인생의무늬를만들어보여주는작품「인생의무늬」를시작으로,이어지는「능바우가는길」의세계는이작품집의한축을이루고있다.어린시절피란지였던능바우에서의시간에서50년세월이지나,이제소설가로서명망을얻은주인공이멀고먼킬리만자로까지날아갔다가결국능바우로귀환하는서사구조가분단의현실속에서펼쳐진다.「세월속에갇힌사람들」과「어머니」,「유언」,「외숙모」모두분단의현실과그아픔을소환한작품들이다.

모래를씹는듯한문체,승부를노리는강력한대화체,형용사에대한거부등등작가홍씨의소설적운용방식도혹시헤밍웨이에게서영향받은것인지도모른다.샤머니즘적문체와분위기로이루어진이나라소설의주류에서비추어볼때,홍씨의작품이매우동떨어져있음도이와무관하지않을터다.헤밍웨이역시근원적으로는일종의지방성이겠지만,좌우간스승헤밍웨이를따라작가이진우,그는지금어디로가고있는가.
이진우,그는실상‘능바우’로가고있었던것.능바우로서의아프리카,그의글쓰기의기원인그곳.그곳을떠나서는어떤글쓰기도근원적으로불가능했던곳.지방성(센티멘털리즘)의시발점이자초극이가능한곳.인간의고귀성,그것이가능한지점을향해그는날고있었다.그리고그끝엔‘죽음’이가로놓여있었다.(김윤식,작품해설,「‘능바우’에서‘킬리만자로’까지」중에서)

반면다른한축인「독수리발톱이남긴자국」과「겨울,봄,그리고여름」의서사는한국의특수한정치경제적문제들이화두가되어펼쳐진다.「독수리발톱이남긴자국」은한국에서실패한삶을살고새로운인생을찾아미국으로간두남성의이야기로,냉혹한삶의법칙을그려내면서도그것을극복하는하나의힘으로서의우정을보여준다.「겨울,봄,그리고여름」은실패한사업가의삶을통해처절한한국의현실을고발하면서도모든희망의근원으로서의가족애를드러낸다.

사회의지도층을이루는관료와사업가,그리고정치인들……그누구나죄를지으며살고있습니다.그리고놀랍게도자신이죄를짓고있다고생각하지않는자만이살아남을수있습니다.이얼마나무서운사회입니까?겉으로보기에그들은인간미를따지고,예의를중히여기고,관대함을미덕으로여기는듯하지요.그렇지만따지고보면인간미와예의란부정부패를조장하고은폐하는도구에지나지않고,관대함이란지배층에있는사람들사이에서만적용되는자기보호막에불과합니다.(「독수리발톱이남긴자국」,pp.111-112)

이렇듯이작품집은한국전쟁과분단의소용돌이속에서생겨난굽이굽이서러운사연들,한국사회의폭력적인부조리에치여떠밀리고짓밟힌사람들의원통한사연들.생이별,죽음,불구,배신,분노,피해의식,죄의식등이뒤범벅된아수라지옥의풍경을날것으로드러내고있다.그러면서도그모든상처와아픔을결코회피하지않고함께껴안고아파함으로써극복해야한다는것,이것이작가가오랜고투끝에체득한“상처투성이의지난역사를어떻게껴안아야하는가”라는물음에대한해답이다.
특히작품집말미에남긴정호웅,김인숙두작가의통찰력넘치는글은작품이해의폭을더욱넓히며강한공감을불러일으키는디딤돌이되어주고있다.

홍상화의소설한복판에는거의언제나자신을뒤돌아살피며끊임없이앞을향해나아가는어기찬열정의굳센정신이움직이고있다.인간존엄의실현이란깃발을높이들고낮은포복으로,만신창이역사를껴안고깊이앓으며,글쓰기의자의식이이끄는준엄한자기반성의발길이앞을열어,그리하여장엄한역동의세계를일구며.(정호웅,「맑고따뜻한눈길,생명의지혜」중에서)

결국능바우가는길은,현실의길이아니라선생이닿아야할구원의길인듯싶습니다.선생이닿아야하면서,또한그의뒤의사람들이닿아야할……어쩌면한국전쟁이란것을무슨임진왜란처럼기억하게될지도모를까마득한뒤의사람들까지도닿아야할…….왜냐하면,선생의소설들은전쟁의기록이아니라사랑하고또한끌어안지않으면안될상처의기록이기때문입니다.(김인숙,「아름다운상처의기록들」중에서)

인간을꿰뚫어보는혜안과따뜻한휴머니즘이면면히흐르고있는이작품집을통해독자들은작가홍상화의삶과인간과세계에대한폭넓고깊이있는시선,난폭한시대를따스하게위무하는저자만의삶을긍정하는철학과특별한서정을함께느끼며공감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