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이책은2001년《조선사람들,혜원의그림밖으로걸어나오다》를통해‘참신한시각,시원스러운글솜씨,꼼꼼한고증을바탕으로풍속사의새로운전형을마련했다’는평가를받은바있는강명관?교수의‘조선풍속기행’두번째이야기다.‘혜원의그림’이라는코드를바탕으로한전작에비해다양한소재와주제,깊이있는문제의식과짜임새있는서술을보여주고있다.
▶기억하지않은조선사람들의역사를위하여
나는피맛골의싸구려술집에앉아소주를입에털어넣으면서조선시대에도이곳에술집이있었을까하는엉...
이책은2001년《조선사람들,혜원의그림밖으로걸어나오다》를통해‘참신한시각,시원스러운글솜씨,꼼꼼한고증을바탕으로풍속사의새로운전형을마련했다’는평가를받은바있는강명관교수의‘조선풍속기행’두번째이야기다.‘혜원의그림’이라는코드를바탕으로한전작에비해다양한소재와주제,깊이있는문제의식과짜임새있는서술을보여주고있다.
▶기억하지않은조선사람들의역사를위하여
나는피맛골의싸구려술집에앉아소주를입에털어넣으면서조선시대에도이곳에술집이있었을까하는엉뚱한생각에빠져들었다.조직폭력배가등판가득용문신을새기고굴비두름처럼엮여경찰서책상앞에머리를박고있는모습을보면서조선시대의조직폭력배를떠올렸다.성매매에관한뉴스를보면서는조선시대남녀의성의식과연애방법따위의한심한주제를상상했다.사기도박판을벌이다잡힌도박꾼들을보고,조선시대투전의역사가지금도이어지고있음에놀라움을금치못했다.
▶‘뒷골목’은이면사(裏面史)다-마이너리티의조선사
역사에등장하는인물들은왕과양반처럼고귀한사람들아니면,홍경래나임꺽정처럼무언가큰사고를낸사람들뿐이다.그렇지않으면역사는기억하지않는다.지금이라고해서다를까?불과몇십년지나지않아이책을읽는독자대부분은역사속에서잊혀진인물이될것이다.이들을누가기억할것인가.장구한시간우리역사를만들어간대다수의상놈개똥이,종놈소똥이,여성말똥이들의목소리는누가들어준단말인가.역사라는거대하고엄숙한담론에가려진잊혀진사람들의삶,그들삶의리얼리티는이런작고시시한이야기들속에담겨있는것이아닐까?
강명관교수는,존재했으되아무도기억하지않는역사,너무일상적이고사소해서묻혀버린역사,지배중심의역사에의해철저히무시당한서민들의삶과문화를생생하게되살리고있다.
▶무명씨들이름을얻다-역사의전면으로걸어나온조선의비주류들
민중의조광일.백광현.피재길.백범의탈옥공작벌인불한당의괴수김진사,최고의대리시험전문가류광억,반촌사람교화에나선안광수,최고의판소리꾼모흥갑,유흥계누빈거문고의명인이원영,조직폭력배검계를일망타진한포도대장장붕익,검계의일원이었던집주름(부동산중개업자)표철주…….이책을통해이름석자와함께자신들의삶을세상에알린이들이다.
금사이원영의전을쓴김윤식은이렇게말했다.
“노인께서는이제늙으셨습니다.세상에다시이름을떨칠수가없으니,내가노인장을위해글을써서영원히전해지게해보지요.”
하지만하찮은일개금사의한평생이영원히전해질수있을까?이책의저자가그글을보고이렇게전하고있으니김윤식의의도가과히어긋나지는않은셈이라해야할까?
▶치밀한논증과사료해석
이책에인용된자료들은조선시대개인문집을비롯하여《백범일지》《조선왕조실록》까지매우광범위하다.이자료들을읽고해석하는저자의자세는마치탐정이나추리소설가의그것과흡사하다.하나의주제를꼬투리삼아그와관련된자료들을광범하게섭렵하며궁금증을풀어나간다.그과정에서옛날의기록들은생생한현장보고서로다시태어난다.예컨대《조선왕조실록》의기사는마치신문의사회면을보듯당시의사건사고를생생하게전하고있다.왕실과집권세력의역사와이전투구를설명하는근거자료로만인용되었던《실록》의새로운면모이다.역사서나국문학관계서적속에서두꺼운먼지를뒤집어쓰고있을법한자료들과기록들도당시사회상을보여주는생생한자료로거듭난다.스스로의궁금중때문에이‘한심한(?)’주제들과관련된자료들을갈무리해둔저자의노력이있었기에가능한일이다.
▶비주류인생들에대한따뜻한시선
이책에는비주류인생들에대한저자의따뜻한시선이녹아있다.탕자,왈자,도박꾼,술집등‘시시한주제들’에관심을쏟은것또한그러한애정에기반한것이리라.반면‘근엄’‘엄숙’으로치장된양반과주류사회에대한시선은냉철하기그지없다.그이면에가리워진허상들을낱낱이파헤친다.그과정에서길게는500년전짧게는100년전삶의모습이지금과별다르지않음을,당시의문제의식과부조리,민중들의삶의애환이지금까지이어지고있음을놓치지않는다.민중의들의활약상을통해의료혜택에서소외된민중들의고단한삶을,군도의출현에서‘유전무죄무전유죄’의뿌리깊은부조리를,도박의성행에서우연과불확실성이똬리를틀고있는세상사를,타락한과거장의모습에서고시열풍에휩싸인일그러진우리의모습을,반촌사람들을통해서는돈과권력의보유정도에따라거주지가나뉘어지는세태를짚어내고있다.역사란단지역사책속에만존재하지는않음을보여주고있는것이다.
♣주요내용♣
1|수만백성살린이름없는명의들-민중의
의술은하늘이내린재능이다.하지만천부의재능을제대로활용하는의사들은많지않다.조선시대의술의혜택을받지못하는백성들속에서활약한민중의(民衆醫)들은그래서소중한존재들이다.돈보다사람의목숨을먼저생각한진정한의사들이있었기에조선사회는따뜻했다.
2|모이면도적이되고흩어지면백성이된다-군도와땡추
일지매,임꺽정,장길산,홍길동....한편의신화로역사에이름을남긴도둑들의이야기는언제나흥미롭다.그러나조선시대도적의이야기는여담에해당한다.도적의양대산맥인목단설과추설,내사와외사,산적패의통신망이되어준땡추,군도의입당식과내부규율등,가필?윤색되지않은조선시대도적들의세계를살펴본다.
3|투전노름에날새는줄몰랐다-도박
조선사회에도도박은있었다.‘고스톱’의원조격인투전이사회전반에급속도로퍼지면서전문도박꾼이등장하고,사기도박이성행하였다.우의정까지오른최고명문가의인물이투전계최고의타자로이름을떨치기도했다.과거준비와학문에열중해야할양반가의자제들이투전에골몰하여나라의큰걱정이되었던시대,‘쪼기’와‘도리짓고땡’이모습을드러낸조선시대도박의세계로떠나본다.
4|마셨다하면취하고,취했다하면술주정-금주령과술집
조선시대술은고가의사치품이었다.왕들은예외없이금주령을시행했고함정단속도이뤄졌다.그럼에도개국초부터폭음문화가사회에만연하기시작했다.술단지밑바닥에녹아있는조선시대사회와역사,경제와문화,그리고술집의역사를살펴본다.
5|타락과부정으로얼룩진양반들의잔치-과거
조선시대양반관료사회의등용문이었던과거.그러나조선시대과거장의모습은우리의상상을뒤엎는다.커닝,시험지바꿔치기,예상답안지만들어가기등의부정은물론첨단기술(?)이동원되기도하였다.그뿐아니다.좋은자리를잡기위해몸싸움전담하는사람을고용하고,대리시험전문가가판을쳤다.공정한‘인재선발’제도라는허울뒤에숨겨진과거의진면목을엿볼수있다.
6|누가이여인들에게돌을던지는가-감동과어우동
조선시대성스캔들의주인공이었던어우동과감동,이여인들은어떻게음녀로이름을남기게되었을까?성적억압이강고했던중세사회에서성적자유를추구한이여인들은근대를선취한선구자적인물이라할것인가?축첩제,기생제를근간으로성적욕망에탐닉했던양반남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