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고원

천개의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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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본주의와 분열증>의 속편. 칸트 이후의 시도들에 기반하여 정신분석과 고별하면서 다양체가 의식과 무의식, 자연과 역사, 영혼과 육체의 분리를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수록했다. (양장본)
저자

질들뢰즈외

프랑스파리출생의철학자.1944년소르본에서철학연구를시작하여1957년파리대학교수로임용,리옹대학과파리제8대학에서1987년까지강의하였다.장이폴리트와조르주캉길렘의지도로쓴DES논문1947을기초로한첫번째단독저서『경험주의와주체성』(1953)과『니체와철학』(1962)은실재의근본적인본성의발견을위해이성의제한된힘을강조하고전통철학의허식을조롱한사상가들에대한연구였다.『차이와반복』(1968)은‘차이’의평가절하에반론을제기,반복자체에차이가내재함을보여준다.이어『스피노자와표현의문제』(1968),『의미의논리』(1969)가나왔다.68혁명이후펠릭스과타리와의공동작업으로『안티오이디푸스』와『천개의고원』을출판,전자는전통적정신분석및오이디푸스콤플렉스개념에대한확장된비판을전개하며,후자는‘노마돌로지’와‘탈영토화’개념을제시한다.들뢰즈는과타리와작업한5권의책을포함하여총25권의책을출간하였다.저작의대부분은다른철학자들에대한독해에바쳐지는데스토아학파,스피노자,라이프니츠,흄,칸트,니체,베르그손이그들이다.그는철학,예술,문학이론을포함하는인류전반의다양한학문분과에,그리고포스트구조주의와포스트모더니즘등과같은운동들에큰영향을미쳤다.1994~95년에프랑스의아르트채널에서들뢰즈와클레르파르네의8시간인터뷰시리즈〈질들뢰즈의AtoZ〉가방영되었다.1995년만성질환으로고통받다가스스로생을마감하였다.그는『맑스의위대함』이라는저서를계획하고있었고‘회집체와다양체’라는프로젝트의일부인「내재성:하나의삶」과「현실적인것과잠재적인것」이사후에출판되었다.

목차

1.서론:리좀...11
2.1914년-늑대는한마리인가여러마리인가?...59
3.기원전1만년-도덕의지질학(지구는자신을누구라고생각하는가?)...85
4.1923년11월20일-언어학의기본전제들...147
5.기원전587년및서기70년-몇가지기호체제에대하여...217
6.1947년11월28일-기관없는몸체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287
7.0년-얼굴성...321
8.1874년-세개의단편소설또는"무슨일이일어났는가?"...367
9.1933년-미시정치와절편성...397
10.1730년-강렬하게되기.동물되기.지각불가능하게되기...443
11.1837년-리토르넬로에대해...589
12.1227년-유목론또는전쟁기계...671
13.기원전7000년-포획장치...815
14.1440년-매끈한것과홈이패인것...907
15.결론:구체적인규칙들과추상적인기계들...957

-도판설명...977

-부록1해설:방법에대한주해...978
-부록2주요용어대조표...995

출판사 서평

들뢰즈와가타리의이책은?안티-오이디푸스?와함께현대서구철학의이정표를세운명저로널리알려져있다.최근국내에널리소개되고있는두사람의사상은지난90년대한국지성계를풍미한소위'포스트모더니즘'의극단적인모습과함께그것의한계와탈출구를동시에보여주는점에서철학사적으로독창적인위치를점하고있다.특히?안티-오이디푸스?가아직도‘안티’,즉반(反)의‘부정적비판’의위치에머물러있다면생물학과지질학,분자생물학,위상기하학부터시작해인류학과고고학의최신연구성과까지인간의지성이구축할수있는모든지식과경험을새롭게‘긍정적으로종합’하고있는이?천개의고원?은지난20세기의인문학의온갖모험이서로소통하고접속하고교통하는멋진모습을보여주고있다.

이책은철학이나인문학하면언뜻떠올리기쉬운방법론(methodology)이나이데올로기(ideology)비판또는어떤이론을구축하는것을겨냥하고있지않다.오히려저자들의말에따르면이책은우리의모든사유의이면에자리잡고있는사유하는방법에대한사유(noology)를겨냥하고있다.즉방법을정교하게구축하는대신그러한방법론이어떤근거에기반하고있는지를질문하며,이념의논리(즉ideo-logy)를찾거나이를비판하는대신그러한이념이어떤근거에서발생하는지를고고학적으로탐사하는것이다.이처럼전부15개의장으로구성된이책은각장마다음악,미술,국가론,문학론,정신분석비판등다양한주제를다루고있지만일관되게저자들은새로운사유의길을여는것을최종목적으로하고있다.아마이책의서론으로두저자의이론적전망을제시하고있는1장의'리좀'부터읽기시작하면이들이얼마나흥미진진한전인미답의사유의길을열어나가고있는지를금방알수있을것이다.

저자들의비유를빌리자면이제까지의서양의사유는일종의장기게임과비슷한것이었다.즉각각의개체는특정한이름이부여되어‘주체’가되지만이주체는실제로는가는길과역할이고정되어있는노예와비슷했으며,게다가장기의모든게임은국가의왕을지키는것을중심으로짜여져있다.저자들은이러한논리를‘나무형사유’라고도부르는데,뿌리와줄기가가지와잎이일직선으로연결되어있는이러한국가형사유모델이지난2000년동안서구의현실과사유를동시에지배해왔다는것이다.예를들어철학은항상감성-오성-이성으로연결되어일직선으로상승되어야하며,이것은정치에서도그대로복제되었다는것이다.예를들어그리스철학부터나타나기시작하는현인왕(또는철학자=왕이라는이미지)를생각해볼수있을것이다.

그래서서양의사유방식은항상기호학을법칙으로하는위계적이고중심적이며,천상적인성격을벗어날수없다는것이다.이에반해궁정의게임인장기와달리동양의재야선비들의게임인바둑은모든돌=주체가평등하며,따라서왕도신하도,주체도객체도,또이미정해져있는길도없는유목적사유의전형을보여준다.즉최근의인터넷처럼모든돌이동일한주체로서다양한연결로와교통망을통해평등하게,또계속새로운사유를함께만들나가며여기저기서즐거움을창조한다는것이다.이른바중심도,주체도,위계도없는사유의전형인셈이다.그리고장기가기호학의법칙을추구한다면바둑은다양한연결선들의봉쇄와차단과연결과접속(저자들은조금어렵지만이것을영토화,탈용토화,재영토화등의개념으로부르고있다)으로짜여지는거대한네트(net)적사유의창조행의자체인것이다.

최근우리는중심과질서가없어져간다는비탄조의이야기를자주듣고있지만두사람은이러한상황을새로운창조와변신의기회로멋지게전환시켜보여주고있다.두사람의생각은질서냐아니면무질서냐,또는국가냐아니면아나키냐하는대립축으로문제가설정되는것이아니라수많은‘비질서들’의접속들이새로운시대의모럴이되어야한다는말로요약할수있을것이다.우리는이것이얼마나시대의요청에부응하는지를금방간파할수있을것이다.
이러한말은1장의리좀대나무부터시작해주체와다양체,매끈한것과홈이패인것,국가의포획장치대유목민의전쟁기계등의새로운대립쌍으로변주되면서기존의모든인문학과사회과학,고고학,생물학의성과들을재검토하는멋진시험지가되고있다.

프랑스철학자인푸코는“언젠가21세기는들뢰즈의시대가될것이다”라는말을한적이있는데,이책은푸코의그러한평가가결코허언이아니었음을반증해주고도남음이있다.게다가다양한반체계적,반-시대적사유들의접속을추구하고있는이책은인터넷과함께네티즌의시대가열린지금우리에게우리가열어나가야할정신적지도를너무나정확하게,또흥미진진하게그려주는점에서바로시대의철학을정확하게보여준다고할수있다.예를들어20세기의지적모험을이렇게요약해볼수도있을것이다.즉자본주의라는질서에대해저항이또다른질서에대한꿈을낳았으나또다른질서는전혀불가능하다는절망이무질서로의급경사(예를들어68운동과모든‘질서’를거부하는‘안티오이디푸스’)로이어졌으나저자들의말대로자본주의의성벽은워낙강고한것이었다(70-90년대서구의저항운동의침체).

하지만이제이들은네트워크의시대를맞이하며질서도,그렇다고또다른질서도,또무질서도아닌무수한비질서들의공존과접속이라는새로운사유를극한까지밀고나가고있다.예를들어과학에서도이들은‘비정확한것’의제거를위한기준과공리론을중심으로하는다수자과학,또는왕립과학이아니라‘비정확하지만엄밀한과학’을추구하는유목과학,또는소수자과학을추구한다.앞의과학은모든것을질서지우고,서열화하지만후자의과학은다양한근접한사유들의공존과접속을겨냥한다.아마이만큼우리시대의사유의풍경과나아갈길을흥미있게제시하고있는철학책도드물것이다.비정확하지만엄밀한것에기반한비질서의유목적사유들과표준,기준,공리를기반으로한왕립과학의대결이라는틀.

‘인문학의위기’운운하는이부박한시대에두사람의이책은인문학적사유가얼마나아름답게,저자들의주장에따르면우주에까지울려퍼질수있는멋진방법들을보여주는점에서도우리에게신선한자극과충격을던져주고도남음이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이책의특징을한가지더들자면그동안각번역본마다다르게번역되어온두사람의주요한개념어들을완벽하게한글화시켜놓았다는점을들수있을것이다.예를들어역자는plandeconsistence라는핵심적인개념을‘고른판’이라는말로하부지층,상부지충,메타지층등으로추상적으로번역되어온개념들을밑지층,윗지층,사이지층등으로완전히한글화시켜놓았다.아마이러한점에서이책은지난90년대동안꾸준히소개되어왔지만막상좋은한국어번역은만들어내지못한우리의번역작업에좋은본보기가되고도남음이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