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노래 (이철수 판화 모음 2003_2004)

생명의 노래 (이철수 판화 모음 2003_2004)

$28.00
Description
목판화가 이철수 판화 모음집. 2003년과 2004년 두 해 동안에 새긴 판화 중에서 예순여섯 점을 추려서 묶은 작품집이다. 작가가 머물고 있는 농촌과 자연 풍경, 우리 사회와 세상 돌아가는 일과 선(禪)에 대한 작가의 관심, 평범한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소재로 하였다.

작품을 국배판 크기의 책 2면에 걸친 큰 화폭에 실어, 함축적이고 여백이 특징인 이철수 판화를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뒷부분에는 동화 작가 권정생과 월간 PAPER의 아트디렉터 김원의 발문을 수록하였다.
저자

이철수

1954년서울에서태어났다.한때는독서에심취한문학소년이었으며군제대후화가의길을선택하고홀로그림을공부하였다.1981년서울에서첫개인전을연이후전국곳곳에서여러차례개인전을열었고,1989년에는독일과스위스의주요도시에서개인전을가졌다.이후시애틀을비롯한해외주요도시에서전시를열고,2011년데뷔30주년판화전을했다.
탁월한민중판화가로평가받았던이철수는이후사람살이속에깃든선禪과영성에관심을쏟아심오한영적세계와예술혼이하나로어우러진절묘한작품을선보이고있다.당대의화두를손에서놓지않는그는평화와환경의제에각별한관심을가지고농사와판화작업을하고지낸다.데뷔40주년을맞아선불교공안집『무문관』을주제로한연작판화작업을완수했다.

목차

이책은목차가없습니다.

출판사 서평

목판화가이철수가2003년,2004년두해동안에열심히새긴판화가운데에서예순여섯점을추려서묶은작품집[생명의노래]를펴냈습니다.
생명의노래는예순여섯점의판화를세부분으로나누어소개하고있는데,작가가몸담고있는농촌과자연풍경의스냅에서부터우리사회와세상돌아가는일이며선禪에대한작가의관심,그리고평범한일상생활에서건져올린깨달음들이주된소재를이루고있습니다.세상사에대한뼈아픈풍자가여전히눈길을끌긴하지만,농촌에서의삶과일상사에대한애정이더욱굳고깊어졌음을확인하게하는작품집입니다.그림한점한점을’국배판크기의책2면에걸친큰화폭에실어서,함축적이고넓은여백이특징인이철수판화를여유있게감상하는데에모자람이없도록배려했습니다.책뒷부분에는,동화작가권정생과월간PAPER의아트디렉터김원의발문이이어집니다.

생명의노래서문첫머리에서이철수는이책을두고“두번째판화집”이라고말하고있습니다.여러차례판화집을낸처지에무슨소리인가함직하지만,굳이그렇게말하는것은,지난해에출간한[이철수의‘작은선물’]에서부터비로소본격적인작품집을낸다는뜻에서입니다.그리고,앞으로도계속작품활동에열중하여그렇게몇해에한번씩은“무덤덤하기쉬운일상을다양하게일깨우는”판화로써꾸준히작품집을낼수있기를희망하는,작가로서의욕심을담은말이기도합니다.

?생명의노래?의출간에부쳐작가가직접자신의작품에대해쓴,아무곳에도소개한적없는글을여기에덧붙임으로써,이작품집에대한설명을대신합니다.

제그림은...

“인생은아름다운것!”이라고하면삶이어려운이들이헛소리말라시겠지요?
그럼,“모든생명은아름답다!”고하면어떻겠습니까?
호주머니사정과인생의순경이나역경과상관없이생명은값진것입니다.인생도그런의미로소중하고아름답습니다.

미술은바로그마음을드러내는일입니다.존재와삶을긍정하는마음을아름답고매력있게드러낼수있어야합니다.
누구에게나두루주어지는일상이니까일상생활이그매개가되어주면좋지요.<항아리뚜껑><농사경어><일><당신의길><호미><온전한세계><봉숭아가을><오동잎><벚꽃봄날>같은판화는,제가경험한농촌생활의스냅이기도하면서존재의본질을확인하는선화이기도합니다.
가령,<벚꽃봄날>을보고“꽃빛깔이곱다”하셔도좋고“어려서창경궁으로소풍가던생각이난다”하셔도좋지만선적인평이나대꾸가떠오른다면그러실수도있습니다.창경궁입장료는정액이지만,그림이야보는사람안목대로보고느끼는거지요.
그렇게,작고하찮은것이나평범한일상사도깊고온전한세계를열어보이는소중한단서라고말하고싶었습니다.못난우리도소중한생명이자세계라는사실을확인하고싶은조바심이기도하지요.
특히,일상생활에서만나는사물이나경험이그림거리가되어주마하고나서는것고마웠습니다.<생명의노래><민들레마음><작은것들><내똥><민들레의밤하늘><사다리><별많은밤하늘을보고>등이그렇지요.판화에별과꽃과새같은자연이많아진것은제게하늘을바라보거나땅을바라보는시간이많았다는뜻이겠지요?그만남이늘소중하고좋아서,그경험을판화로다시새겨내는일이구차스럽기는했지만,“아직은판화가로살아가고있는거다!”라고스스로를설득하고있습니다.

흘러가고오는마음을주워모은것이라밑그림그리기에큰어려움이없어서인지그림됨됨이도미술적탐구가돋보이기보다는자연스럽고편안함그대로인경우가많습니다.물론,자연스럽고편하다는건일방적인제생각입니다.
어쨌든많은경우상투적인이미지들의소략한묘사로끝입니다.
<동강기행1,2,3,4><동강흰나비><흰나비><복있는고양이>등이그렇습니다.누구나이해할수있는단순하고명료한이미지들만으로제할말을다할수있다면꼭나쁠것도없을성부릅니다.어쩌면,새롭고낯설고자극적인광고이미지와사이버이미지의홍수속에서,흔하고낯익은판화이미지들의단순하고수공적인소박함이오히려새롭지않은가싶기도합니다.

제판화에함께있는‘글과글씨’에대한질문도많았습니다.
글과글씨는그자체로당연히미술의한요소입니다.
동양수묵화의전통속에서는상식인‘시서화(詩書畵)의동거’를낯설어하게된건서양미술의영향이큽니다.흔히화가의일방적이거나모호한진술이되고마는현대미술을생각하면,함축적이고구체적인화제를통해쌍방향으로대화와소통이이루어지는전통미술형식을되살리는건의미있는일일것입니다.늘드려온말씀입니다만말이모자라면손짓발짓이당연한것이지요.
그과정에서여백을많이활용하게되었습니다.
여백역시화면구성의중요한요소지요.제게는화면속여백이사유의공간이기도했습니다.
화면의비정형화도여백활용의한유형입니다.산책길에마음에흘러가는생각(“산책”)이나단순노동의지루한과정(“일”)을옆으로길게그리기도하고,넝쿨식물의성장(“한걸음씩”)이나연등아래서얻은생각(“부처님오신날문답”)을아래위로긴판화에담기도했지요.산책을즐기거나일을즐기는사람들이면누구나느낄만한일상적소회의정신적,미술적표현입니다.

그렇게판화를통해삶을환기하고인생을되새기게하는일,무덤덤한일상을다채롭게일깨우는일이미술의전부라고믿는것은아니지만,가능하면제판화속여백에서당신의사유공간을많이만드시기바랍니다.

세상속에서사회의공적기능을하기도하는미술은그러저러한방식으로세상의변화에도역할을하기마련이지요.제판화가존재와사회의순정하고도덕적인힘을조금이나마북돋우게되기바라는것은제오랜꿈이기도합니다.

무엇보다,인생의껍데기인성공과실패가자칫우리존재의온전한가치를잊지않게하기를,그리고그게나와당신의인생을조금더아름답고넉넉하게하기를바라면서<호미>의두번째판화집을세상으로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