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10월4일,당시소련은미국을제치고인공위성스푸트니크1호를발사한다.첨단과학의상징이라할수있는인공위성발사에,유리한위치를선점하지못한미국은기초과학육성의필요성을절감하고대대적인개혁에착수한다.이에아이젠하워대통령은대국민성명을발표하고나사(NASA)를설립하였으며,특히수학과과학교육시스템을혁신하는데총력을기울였다.교육개혁이활발히진행되는가운데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는새로운커리큘럼,새로운방식의물리학강의가시도되었다.이강의는대학차원에서처음부터녹취되고기록되었으며,이를정리하여출간한책이바로『파인만의물리학강의』이다.
이른바스푸트니크쇼크이후미국이과학교육강화에초점을맞추어교육개혁을단행하였고그이후부터지금까지선진국가의위상을고수해오고있다는사실은,21세기지식기반사회를살아가는우리에게시사하는바가크다.기초과학의체계적인육성없이이공계의부활을꿈꾸고인재들이근시안적인정부의지원책을믿고기초학문을선택해주기만을기다리는지금의현실이답답하게느껴질뿐이다.
파인만교수가굳이칼텍의1,2학년생을위한기초물리학강의를시작한데는나름대로의이유가있었다.대학에오기전까지만해도똑똑하기로소문났던학생들이,정작대학에들어와재미없고딱딱한물리학수업을받다보면어느새“바보”가되고마는것을안타까워한파인만은“학생들을구제하기위해”팔을걷어부치고,이제는전설로일컬어지는물리학강의를시작하게된것이다.즉,문제는“어떻게해서학생들의관심을물리학으로끌어모으느냐”는것이었고,파인만이택한해결책은“물리학이얼마나재미있는지보여주겠다!”는것이었다.
학생들의이공계기피의결과로우수한인재들이법대와의대로대거몰리는현상이이미국가적당면과제로대두되었고,이공계학생들마저물리과목을기피하는현상은지금의우리교육현실이얼마나위태로운미래를가져올지를예고하는한단면이다.왜냐하면21세기의주요키워드가될생명공학,나노과학,양자컴퓨터…등은물리의양자역학이기초가되기때문이다.
이에따라다양한해결책이쏟아져나오고있지만,장기적관점에서봤을때근본적인해결책은바로좋은책,좋은컨텐츠로과학에대한인식을바꾸는것이라생각한다.“과학기술예산이진정가치있는곳,즉젊은이들의창의력과기업가정신을함양하는데투자돼야한다.”는카이스트총장로플린의말에서잘알수있듯이,특정분야에만한정된재정지원으로이공계지원자들을억지로끌어들이기보다는‘과학이이정도로재미있고가치있는학문이라면인생을걸어볼만하다’는확신을갖고,발견하는즐거움을스스로체득할수있는기름진토양을마련해주어야한다.
파인만의강의는자연현상을이해하는도구로서물리학이필수적이라는인식에서시작되었기때문에“물리의숨은묘미”를충분히느낄수있는책이다.그동안영어로된원서로만파인만의강의를즐겨야했던독자들에게,파인만강의의정수를제대로느껴보고싶은독자들에게,그리고물리를좋아하지만물리학도로서의길을망설이고있는많은젊은인재들에게“과학은즐거운장난”이라는파인만의자신에찬목소리를들려주고자한다.학생들뿐만아니라이미자신의분야에서학문적성과를이뤄낸교수들에게까지아직도수많은영감을불러일으킨다는『파인만의물리학강의』를통해물리붐이다시한번일어나길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