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죽은 자와 산 자의 욕망이 교차하는 중국 고대 무덤의 세계)

죽음을 넘어 (죽은 자와 산 자의 욕망이 교차하는 중국 고대 무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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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대 중국인에게, 그리고 현대의 우리에게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대(漢代)부터 원대(元代)까지,
고대 중국인의 죽음에 대한 사유와 실천의 시각문화사”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무덤으로 가야 한다

“죽은 자 섬기기를 산 자 섬기듯 하라[事死如生]”
『예기』에 언급된 이 글귀는 고대 중국의 이천 년 상장문화를 끌어간 이데올로기였다. 고대 중국인은 죽음을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 인식했다. 중국의 고대 무덤은 시신을 안치하는 상자라기보다 죽은 자의 삶이 이어지는 특수한 집이었다. 남은 자들은 각종 예술수단을 동원해 현실을 복제하는 한편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후세계를 창조해냈다. 이렇게 ‘죽음’으로부터 ‘삶’으로 돌아옴으로써 무덤은 중국의 “최고 예술의 전주곡”이자 “고대사회를 연구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었다.
무덤은 남은 자를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 죽은 자를 위한 세계를 조영하는 일은 곧 산 자의 슬픔을 위로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행위였다. 한대에 무덤은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역할을 수행했다. 화려하게 꾸민 무덤은 효심을 드러내는 척도로써 벼슬자리로 나아가는 ‘효렴(孝廉)’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렇듯 현실과 환상이 촘촘하게 얽힌 어두운 지하세계를 발굴하며 우리는 중국 사회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게 된다. 고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중국의 무덤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저자

정옌

중국산둥(山東)대학교역사학과졸업(고고학전공).
중국사회과학원역사학박사(박물관학및고고학전공).
산둥성박물관부관장역임.
미국시카고대학교미술사학과방문학자.
워싱턴국립미술관시각예술센터?객원연구원.
현재중앙미술학원인문학원교수로재직.
저서로『逝者的面具?漢唐墓葬藝術?究』(2013),『從考古學到美術史?鄭岩自選集』(2012),『魏晉南北朝壁?墓?究』(2002)이,공저로『庵上坊?口述·文字與圖像』(2008),『中國美術考古學?論』(2008),『山東佛?史跡?神通寺·龍虎塔與小龍虎塔』(2007)등이있다.

목차

추천사
저자서문
옮긴이의말

Ⅰ.한대
양식의배후-전한시대곽거병묘?去病墓의돌조각[石刻]에대한새로운탐색
고분벽화의기원에대하여-하남성영성永城시원?園의한대무덤을중심으로
전한시대석곽묘와묘장미술의변화
어린이를위한상장공간-산동성임치臨淄의후한대왕아명王阿命각석
이민족에대한시선-한대예술속의호인胡人형상
한대상장화상喪葬畵像의관람자
구부러진기둥-섬북陝北지역후한시대화상석의세부도상

Ⅱ.남북조시대
장례葬禮와도상圖像-양한兩漢및북조北朝의자료를중심으로
묘주도墓主圖연구
묘주도상의전승과변화-북제서현수묘徐顯秀墓를중심으로
죽은자의마스크-북주강업묘康業墓석관상石棺床의도상
청주靑州출토북제화상석과중국의소그드미술-우홍묘등새로운고고학발견이시사하는것
북제최분묘崔芬墓벽화시론
북조시대장구葬具에표현된효자도의형식과의미

Ⅲ.당대~원대
그림의테두리를누른붓끝-고분벽화와전통회화사의관계
당대한휴묘韓休墓벽화의산수도
석양아래:고분벽화의쇠락-산서성흥현홍욕촌소재원대무경부부묘벽화연구
반쯤열린문:‘반계문半啓門’도상연구

참고문헌
색인

출판사 서평

중국무덤,지하에서지상으로

과거중국학계에서무덤은명확한연구대상이되지못했다.무덤에대한논의는금기시되었고,전체로써다뤄지지도못했다.‘묘장미술(funeraryart)’이하나의학문분야로자리잡은것은근대고고학이발전하면서부터다.이전의발굴이개별적인유물의보물찾기정도에그쳤다면,20세기초부터고고학자들은과학적인발굴을통해무덤의전체적인형상을복원하고각요소들의관계를파악할수있게되었다.
이렇듯묘장미술론은무덤내벽화나출토품들을무덤의전체적인구조안에서파악하려는태도를지향한다.이는동양의현실에보다적합한연구방식이기도하다.서양미술사의기준을따르면벽화는회화,무덤앞의석수(石獸)는조각,비석은문자학의개별적인영역으로다뤄지며유물들의원래의미는간과된다.이와달리묘장미술론은무덤을하나의완전체로보는맥락적인연구방식을통해고대의온전한상을복원하고자한다.
따라서고고학과사학,미술사등다양한영역에서성과를이룬저자정옌(鄭岩)의간학제적인접근방식은아주적절한것이라할수있다.저자는묘장의사회적맥락과개인적의미,정치적기능과본연의미적가치를모두고려하는균형잡힌시각을취한다.무덤을다각도로살펴보는열여덟편의글이모여묘장미술뿐만아니라중국역사에대한전체적인그림이완성된다.

무덤,개인적이거나사회적이거나

본서는목차를크게‘한대’,‘남북조시대’,‘당대~원대’로나누어통시적으로중국무덤의변화양상과그것이지니는함의를살펴본다.시대가흐르며예술양식과함께무덤의사회적기능또한변화했다.어떠한무덤은당시의사회상을여실히드러내나,또다른무덤은거대한집단으로치환될수없는개인의감정을담아내기도했다.
한대에무덤은효행을과시하는정치적공간이었지만,모든무덤이특정한의도를담고있었던것은아니다.대표적으로4장(「어린이를위한상장공간―산동성임치臨淄의후한대왕아명王阿命각석」)은일반적인무덤의공식에서벗어난어린아이의무덤에대해이야기한다.왕아명각석에는거효렴제도와는상관없는자식을잃은부모의절절한슬픔이담겨있다.하지만한편으로,이러한애도의마음은특수한형상이아닌‘공적(公的)’도상으로표현되었다.아이에대한사무치는그리움은개인적으로표현할수있는영역의것이아니었으며,“공공예술의공식에의지해서만비로소도달할수”있었기때문이다.
5장(「이민족에대한시선―한대예술속의호인胡人형상」)은난민문제가부각되고다문화가정이점차증가하는현대사회에주목할만한글이다.많은무덤속신선도상에서한족과다른외형적특징을지닌호인형상을목격할수있다.이들은때로는재해와재난을막아주는신성한존재로,때로는한족과의전쟁에서패배하는참혹한모습으로그려졌다.형상은다양하나그것을관통하는‘타자의시선’은동일하다.
이렇듯산자와죽은자의욕망이교차하는중국고대무덤이라는무대에서우리는고대중국의입체적인상을목도할수있다.이는시공을뛰어넘어현대의중국을이해할수있는단초를제공하는한편지금의우리사회를돌아보는새로운시각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