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를 찾다 (최정남 시조집)

비상구를 찾다 (최정남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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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정남의 시집 『비상구를 찾다』. 이 시집은 최정남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

최정남

저자최정남시인은
경남고성출생.
2016년시조시학신인상당선
경남시조시인협회회원
고성문인협회회원
소가야시조문학회회원

목차

시인의말5

제1부|놋그릇을닦다
밭매러간다13
절벽에서다14
별15
부추꽃16
놋그릇을닦다17
안개18
빈둥지증후군19
안경20
노도怒濤21
마른꽃22
어머니의달항아리23
구절초24
만월25
장맛비26

제2부|분재원의봄
겨울의길목29
아버지의사랑30
분재원의봄34
유자32
참깨밭부처33
태풍차바34
구만사발35
억새실록實錄36
군불37
겨울담쟁이38
거북이산에살다39
나무의수행40
장조카문상41
달빛차42

제3부|시詩를용서하다
남편의등45
깨가쏟아지다46
다시분재원에서47
메주와의동침48
반성문49
비상구를찾다50
시詩를용서하다51
고사리52
알고싶어요53
어떤조문54
달빛문장55
홀로가라56
오래피는꽃57
봄58
찻잎따는날59
부모님전상서60

제4부|창窓을내면서
가을고추밭에서63
모를병64
어머니산소에서65
봄바람66
사는법67
밤을줍다68
찔레꽃당신69
창窓을내면서70
억새71
진도바닷길72
콩베는날73
봄밤74
목련이필때75
삼년만의재회76
감나무에게77
자화상78

제5부|동백이지던날에
무지개떴다81
강물82
잃어버린편지83
상식上食을올리다84
삶과죽음에대한오해85
차茶한잔앞에두고86
동백이지던날에87
생각의자유88
효자만들기89
앵두나무집딸90
미륵의귀91
걱정을삽니다92
아버지의부채93
새가울고있다94

■해설/일흔청춘이빚은‘설렘과뜨거움’의무늬|박종현95

출판사 서평

일흔청춘이빚은‘설렘과뜨거움’의무늬!

인내와배려,그리고하심下心이만들어낸비상구는복사꽃길로닿아있었다.나를버림으로써거룩한나하나를얻은현명함이돋보인다.그이면에가두어놓은눈물과생채기마저도잘발효되어있음을현명한독자들은읽어낼수있다.최시인의버림으로써채울줄아는뜨거운이타利他가없었다면비상구대신벽만겹겹이존재했을지도모른다.가시벽이가로놓일자리에마침내최시인은비상구하나를창조해놓은것이다.

최정남시인의시집『비상구를찾다』에서청춘의무늬와얼룩을만날수있었다.썩보기드문일이다.최정남시인이빚어놓은‘설렘’과‘뜨거움’,참신한이미지와창조적가락이읽는이에게‘설렘’을선사하고,최시인의시를대하는진지함과강렬한주제의식에서독자들은‘뜨거움을’만날수있었을것이라생각한다.일흔청춘이빚어낸설렘과뜨거움이읽는이들의가슴에‘설렘의무늬’와‘뜨거움의얼룩’으로선명한낙관을새겨놓고있다.한편최시인의닫힌가슴에는비상구하나를달아주었다.그낙관의자간字間마다삭혀놓은무늬와얼룩이세상을아름답게하고우리를행복하게한다.
-박종현_시인,경남과기대청담연구소연구원

[책속으로추가]


물기걷어낸하늘이저높이날아갔다
어둠은밤늦도록조각보를펼쳐놓고
죽어간
벌레들위해휜수의를입혔다

아직도마주잡은손바닥을놓지못해
온기를내려놓고묵상에든어린나무
달무리
몸에두르는저풍경이아득하다

엊그제남은잎을다떨궈낸나뭇가지
반꺾인관절마다바람이와매달릴때
마침내
화려한별이폭포수로쏟아진다


놋그릇을닦다

어머니그어머니생을담은그릇이다
기왓장가루내어순금처럼닦았지만
세상을읽지못한눈
소박맞은그릇이다

제물祭物을담아내던굽높은자존심도
한생을봉헌하고구석으로밀려나
가문의한증인으로
눈못감고기다렸다

쓰던그릇신물날때시간도금이가고
자궁속이그리운어머니의굽은등뼈
마지막남은결기로
그생을다시담다


안개

안개는설악에만피는것이아니었네

우주를재고있는빨랫줄에걸터앉아

눅눅한새벽한기에스멀스멀피어나네

호두산그물안개처음으로보았을때

흐릿한눈속으로젊음은벌써가고

새롭게보이는것이있는줄을알았네

선잠에하품하는까닭모를눈물한촉

지상의모든안개눈속에서조준한듯

3.0의시력이라면안개는필곳이없다


안경

빼어난안목으로높은곳에계시지만
두다리걸치고서사람몸에기생한다
두귀가안달렸다면
바닥을기어다닐

토끼간을빼어놓은위기의처세술이
1.0의이력서에두다리를용납하고
말갛게둥근유리창을
내안으로열어둔다

고집센눈동자가세상을읽는동안
상처받은두눈이자음모음구분못해
당당한너의동정을
살피는밤이잦다


노도怒濤
-서포의유배지에서

섬에와또한겹의섬으로내몰린몸
한치앞알수없는시퍼런칼을물고
바람이파도를벤다
멈칫멈칫떨리는살

산을눕힌태풍이세상을바꾼다면
변방에누웠어도남은생후회없을
잡은붓만장을쓴다
결백의하늘을연다

사람냄새처음인한산맥이주저앉아
동백이피었다진저선혈을어쩌리오
직필을은유법으로
몽유도를완성하다


마른꽃

젖은살갗터지면꽃잎이되던시절
나비처럼날고싶어배반을꿈꾸었다
붉은피거꾸로솟는탈출은황홀하다

어느새밤이오고모두잠든새벽녘
갈증에숨이막혀물맛은탁해지고
가끔씩비명소리가나직하게들렸다

꽃병에서뽑히던날관심은내게쏠려
따뜻하게품어안고적막함께나눌때
속눈썹검은언저리가파르라니떨렸다

마른잎푸석푸석한생을견디지못해
무슨말남길듯한싸늘한검은입술
마지막남은향기를한잎한잎해체한다


분재원의봄

모가지잘려나간밑둥에서잎이핀다
겉껍질속껍질을다찢기고남은살점
그래도봄이오는가
절로눈이뜨인다

사람들은이자태를예술이라칭찬한다
철사에묶인수족자유는옛말이라
더이상물러설곳없다
세상앞에엎드린다


비상구를찾다

퇴화도또진화도물러섬이아직없다
고집을사수하느라
사선으로꺾인눈썹
남편의그유전자는갓끈에묶여있다

결기를지켜냈던조선의문서같다
아니더는쓰지않는
제몸의화살글씨
달빛에읽지못하는육필도끝이났다

이마에누워있는내천川자일어선다
한뺨씩가까워진
우리세간복사꽃길
수직에맞닿지않을비상구를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