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끝 길다 : 오종문 시조집 - 이미지북 시조선 1

봄 끝 길다 : 오종문 시조집 - 이미지북 시조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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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종문의 새 시조집 「봄 끝 길다」는 한결같이 기억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길어 올린 미학적 결실이다. 시인의 기억은 지나온 시간의 세세한 결을 선연하게 재현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치러온 낱낱 경험을 원초적 형식으로 복원해 간다.
오종문 시인은 스스로[自] 그러한[然] 존재자들의 빛과 그림자, 드러남과 사라짐의 양면성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표현함으로써 자신만의 사유와 감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다양한 시선과 필치로 발화해 가는 그의 사유와 감각을 통해 정형 양식의 단정함 속에서 치열한 현재형을 일구어 가는 그의 시작 과정을 한껏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직조되는 오종문만의 가열하고도 유니크한 그리움의 목소리를 만나게 된다. 이처럼 오종문 시인은 정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기억의 뿌리를 찾아가는 구심적 언어를 들려주는 동시에, 견고함과 생동감을 결속한 에너지를 통해 가장 섬세한 현재형의 언어까지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할 것이다.

오종문 시인은 이러한 해석과 성찰의 작업에 자연 사물을 적극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네들로 하여금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 원리가 되게끔 배열하고 은유해 간다. 인간 이성이 고양되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었던 미망을 넘어, 그러한 오도된 욕망을 하나씩 허물어 나간다. 그래서 그는 일종의 생태적 사유를 흔치 않은 열정으로 보여주면서, 보다 나은 공존 원리를 모색하는 상상적 기록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우리도 그의 시조를 읽으면서 우리를 둘러싼 생명들에 대해 사유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 세계 이해에 스스럼없이 가닿게 되는 것이다.
저자

오종문

저자:오종문

1960년광주광역시광산구에서태어나1986년사화집〈지금그리고여기〉를통해작품활동시작했다.

시조집〈오월은섹스를한다〉,〈지상의한집에들다〉,〈아버지의자전거〉6인시집〈갈잎흔드는여섯악장칸타타〉,가사시집〈명옥헌원림별사〉가있으며,사화집〈어둠은어둠만이아니다〉외5권,그외로〈이야기고사성어〉전3권(1권처세편,2권교양편,3권애정편),〈시조로읽는삶의풍경들〉외등이있다.엮은책으로〈현대시조자선대표작집〉,〈교과서와함께읽는시조〉,〈시조의봄여름가을겨울이야기〉등이있다.

중앙시조대상,오늘의시조문학상,가람시조문학상,한국시조대상을수상했으며,오늘의시조시인회의부의장,(사)한국시조시인협회부회장등을역임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빈그릇앞에두고
달빛서재
봄밤의파접罷接
별아래서
거먹구름
밤,소쩍새우는
백련동백
8월끝머리에서
변새邊塞,화살나무는
봄빛한점
홍엽전정紅葉傳情
금니유감遺憾
우주쇼
풀리지않는노여움으로
인생정류장

제2부
늦저녁안부
봄빛시집
서운암을거닐다
폭설,내리다
오후네시의봄빛
물방울
삭풍朔風앞에서
봄끝길다
오름신전
정월세한도
눈오는날에
그곳,굴피집
그동네골목길은
어떤존엄성
근황,너에게

제3부
사막
밤이깊었다
버스는떠나가고
인생동화
평일고해苦海
내설악,단풍아래서
영웅
돋을볕들녘에서
꽃의화엄
월경을,했다
지독한,사랑
2018,폭염
오죽잘났으면
내생의품사학
한글수업시간
가시엉컹퀴에게
가을입디다
캔음료수를마시면서

제4부
흘러간다
봄의약사略史
평일의문장
배롱나무저가지끝에
눈내리는밤
목련꽃환한날
오월의숲에서
목포,가을바다의詩
한잎의사랑
어머니의도마
붉은귀향
식민의밤
한시대를건너는법
둑방길저녁
대구,시월의그날
가을볕에대한기억
청도,그곳
먹먹한날

제5부
지구별통신1
지구별통신2
지구별통신3
지구별통신4
지구별통신5
지구별통신6
지구별통신7
지구별통신8
지구별통신9
지구별통신10

■해설_유성호_이저녁천지간에그리움을깔아놓는일
━오종문의시조미학

출판사 서평

한미자시조텍스트에서찾은‘풀빛’시학!
오종문의시조는내면과사물의접점에서발원하여세계해석의유추가능한지점을선명하게부조(浮彫)하는창의적역량을잘보여주는사례로서우뚝하다.그는직정토로나사실묘사의양편향을가뿐하게뛰어넘으면서,내면과사물이부딪치는현장이바로‘시적인것’의발원지라는자각을줄곧우리에게건넨다.
우리는이짧은양식을통해인지경험과초월경험을동시에치르게되는데,그러한정서적감염을꾀하려는의지가오종문의시조미학을한차원끌어올리고있다할것이다.절제된언어와시상을담은단시조가‘시인오종문’의존재론을이렇게품격있게높여주고있는셈이다.

오종문시인은자연이품은풍경과순간의아름다움을기록하는일에매진해간다.이제우리는시인의중요한목소리가운데하나가자연에대한섬세하고아름다운기억과그것의심미적형상화에있다고말할수있다.이러한아름다운재현과정외에도그는자연사물이나현상을삶에대한해석의상관물로활용하고있는데,가령그것은삶의국면과긴밀한연관성을가지는것이다.그점에서그의시조에나타난자연세목은단순한관조대상이아니라시인자신의구체적정서가투영된상관물로존재하는것이다.오종문시인은이러한원리를시조가가지는형식미학적장처(長處)를최대한살려구현해가고있다.자연사물을통한존재론적해석과성찰과정이여기서생성되고확장되어가고있는것이다.
한시대의범례(範例)가되는시조작품들은근원적이고보편적인인생론적경향을띠면서고전적성정과깨달음을우리에게하염없이전해준것이다.오종문시조역시이러한고전적이고인생론적인질감과무게를지니면서,섬세한사유와감각을거느리고있는우리시대정형미학의대표사례일것이다.

오종문의시조는이처럼초월과안착,생성과소멸,삶과죽음같은대립적지표들을한결같이재구성하면서서정시를통한상상적전회(轉回)를감행하고있다.우리도이저녁천지간에그리움을깔아놓는그의일을따라우리의사유와감각을새롭게갱신해가게된다.
정형양식인시조는언어의이러한이중적욕망을동시에표상해온자랑스러운역사를가지고있다.그만큼의미지향과탈(脫)의미지향의욕망을균형감있게결속하면서‘시적인것’의내용과형식을이루어온것이다.오종문의이번시조집은이러한균형아래서특유의아름다운파문을그려냈다.그가그려낸아름다운파문이란짧은언어를통한사랑의회상,자연사물을통한해석과성찰,초월과안착의심상제시등이고,그것을모두감싸고있는것이‘사랑’의에너지일것이다.
-유성호평론가/교수「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