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중인 섬- 이미지북 시조집선 3

로딩 중인 섬- 이미지북 시조집선 3

$12.00
저자

박한규

저자:박한규
2019년역동시조문학상신인상
2021년인제국제시조공모전대상
2021년제46회샘터시조대상가작수상
2021년김해일보남명문학상시조부문최우수상수상
2021년한국시조문학관(진주)주최전국시조공모전장원당선
2021년제70회개천예술제개천문학상시조부문대상
2023년8월첫시조집선물-시조에들다
2023년9월나래시조신인상수상
2025년11월늘물섬문학상당선

목차

저자의말

제1부으밀아밀피워놓은붉은꽃
구절초
들풀만이위안입니다
돌쩌귀
새벽시장
질마재국화
어떤휴대폰
와이파이가사는집
링거
무두질사랑
새벽의연금술
도시의수목한계선
달항아리
에밀레를듣는저녁
동백꽃자서
새갓곡에서
수제비부부
아리랑
패랭이꽃
노도

제2부사유의붓을적시다
PC는퇴고중
그날이후
새벽출항
동피랑
역류성안부
새혹은꿈틀로298
로딩중인섬
붓의길
사북
배롱나무서신
역驛
새로고침혹은Ctrl+R
키오스크를읽다
티벳에서만난사람
뜨거운고백
여름간양록
신新데칼코마니
스케일링
저녁산사에서

제3부맨발로걸어온흘림길
4악장강
홍매화
천초의묵
읍천리주상절리
보현산
마라도억새
금호강
가시연의약속
해봉사백일홍
옥계폭포에들다
가시고기
칠면초.COM
과메기의꿈

호미곶의아침
명아주
바지랑대
빗물긋다
은빛변명
그물
거미

제4부속울음물속에갊아놓고
등을보다
무자위의길
을숙도모정
이땅은
부조장터
품다
로터리치는남자
레드카펫
왈바리
아내
누름돌
폐자전거
장마
참깨사설
근황
폐교에서읽는추억
맷돌의노래 
밀려난자리
결승선가는길
죽도어시장
구룡포,별신의바다

제5부시의행간에새긴절명시
후투티
선몽대를읽다
해월의고욤나무
주실의하늘
지산동고분군
대동어漁지도
내연산보경사
DMZ시편
구강포이야기
까꾸리계소묘
다무포하얀마을
천상열차분야지도
열암곡마애불
상족암서가
이지당의열원熱願
조선보메기
그해협
멀티플레이어
광야의파종
대왕암
공비共匪어천가

해설/김정숙_전통과현대의경계를넘는생활서정의확장
―박한규시조의시적세계

출판사 서평

전통과현대의경계를넘는생활서정의확장!
박한규의시조는정형적리듬을유지하면서도현대적감각을수용하려는시적태도를보여준다.현대사회의언어와경험을시속으로끌어들이려는실험정신이가장두드러지게나타나는작품이「로딩중인섬」이다.시인은바다와섬이라는자연적이미지를디지털시대의언어와결합해새로운서정을획득한다.
‘로딩’은단순한과정이아니라기다림과그리움의상태를나타낸다.특히언제나어떤대상과시간을기다리며미완의상태에놓여있는우리인간의마음을은유한다.시인은이러한감정의상태를디지털기호로치환함으로써시조서정을현대감각으로새롭게해석하려는도전의식은단순한언어적실험을넘어새롭게시조감각과만나는문학적시도이다.
━김정숙,「해설」중에서

[시인의말]

시조의길에들어선지어느덧30여년의세월이흘렀습니다.
돌이켜보면오래도록시조곁에머물렀으되,
그깊이를온전히헤아리지는못했습니다.
삶의무게를견디며우리말의맑은숨결을더듬어왔지만,
시조는걸음을옮길수록더욱멀어지는산처럼제앞에서있었습니다.
이시조집은그긴여정의작은이정표입니다.
이루어낸결과라기보다,
부족함을깨달으며다시배우고다시걸어온시간의기록입니다.
아직도저는미완의길위에서
시조의정신과미학을조금씩익혀가는한사람일뿐입니다.
서두르지않겠습니다.
느리더라도우리말의결을따라
시조의넓고푸른바다를향해묵묵히노를저어갈것입니다.
이작은책이독자여러분의마음에오래머무는잔잔한울림이되기를소망합니다.
2026년성하盛夏에

책속에서

<어떤휴대폰>

석양을지고와서적막에귀를헹궈
으밀아밀뱉고듣던오늘을폐기한다
액정위지친하루가안부밖에깃든다

덜마른눈물마저가뭇없이방전되고
가슴팍풀어헤친뒤꼍이시쳐져도
기억을놓친경전이배꼽자리꼽힌다

만경晩景은아등바등그림자로스몄으나
울음에발목잠겨무젖은삶의성소
붉은꽃피워서놓은정수리가서럽다

<와이파이가사는집>

적막도막막하게휑해진외로움에
공유기반짝대며제몸을열어놨다
전파는기척도없이울타리를엮는다

고단한정적들이가지를펼쳐놓고
탯줄이이운자리그리움을키운다
맹목이웅성거리며한사코갈마든다

말비침졸고있는슬하의벽면에는
식솔들환한웃음액자로걸렸는데
손차양블루투스의안부마저희미하다

<도시의수목한계선>

꿇은무릎이고선산복도로고갯마루
곡기마저물리친마른보굿우듬지끝
어디쯤여물지못한궁벽이맺혀진다

제한몸세우기도버거운능선위로
살피를넘나드는결박풀린저바람
언저리도시빈민을갈기로달구치고

빌딩숲을넘은해가출렁이다멈춰선곳
묵언드는하루는울음을되새기며
꿈꾸던역류를접고풍화된닻을내린다

몇겹의산굽이가얼마나굽이쳐야
변방의맺힌설움떨칠수있게될까
된비알수목한계선옹이지는직립의꿈

<로딩중인섬>

비릿한근성으로설정되는안부있어
한사리우련붉게검색창에깔리는날
아이콘홋줄을풀고그섬으로가고싶다

얼마나닿고프면해비늘로떠있을까
겹겹의세월마저물결에펼쳐두고
모니터그러안은채꿈을꾸는섬하나

연착된하늬바람스크롤을하는밤도
과분한섬향나무달빛으로벌채해서
오징어먹물의창에커서의길밝힌다

파도는어찌하여혼잣말로로딩할까
해안선홑겹줄이더블클릭할때마다
누웠다서는멀기에그리움이부팅된다

<뜨거운고백>

내속엔훨훨타는잉걸불이있습니다
낮이면날름날름혓바닥깨워놓고
뜬밤엔그림자혼자가풀막을탑니다

흘러간일이모두별리가아닌것이
온종일쳇바퀴로돌아오는이가을날
기억의가장자리가뜨겁도록보챕니다

숱한날품어가던설렘도다저물때
노을이깁을펴며스미는세상천지
목청껏토하고싶은침묵하나있습니다

<마라도억새>

굼뉘도닿고싶어애써건넌끄트머리
절벽끝뼈와살도모둠발로서있는데
빈가슴서로잇대고천리만행하는가

바람에맡겨야하나,휘청이는마른울음
바당밭에두르다허리꺾인꽃이건만
엎드린줄기를세워고적함을견딘다

모슬포바람딛고마침내흘러들어
억겁을등에지고오가던한생애가
은물결그리움당겨벼랑끝을버틴다

<은빛변명>

표표히비운가슴야위며비척대다
젖은발로피운갈꽃혈족을이루었다
고개를쳐든바람에흔들리는저갈목

등줄기휘청대도옹글게마디졌다
잎새진푸른서슬은발을갈마안아
가슴속만가지사연마르도록연주한다

감싸쥔뿌리마다제풀에흐느끼며
절정의아픔들이변명을하는무렵
갈대는설움을헹궈제이마를닦는다

<무자위의길>

몸으로갈마드는소금밭생의다비
함지에절여놓은퉁퉁마디뼈를닮아
윤회의굴레로도는무자맥질가래질

펄떡인물의혼이불볕을두르고서
추스른허기마저짜디짠결정체로
지나도또렷이남게그려갔을저궤적

노역을자아올린눈물을응결시켜
외바퀴낙관흔적곰배로간을보며
소금쩍세월을퍼서환한꽃을피게한다

<구룡포,별신의바다>

허옇게몸뒤집고작두날타는해안
소지로몸을터는양중이목쉰해원
칠금령흔들어대는용심들을달랜다

세습무걸머쥔꿈신명으로녹아있어
풍문속지화들을쾌자로그러안다
신대의뜻을따라서한을실어보낸다

풍어를기원하는만갈래방울소리
맺힌사연곡을하는채선도전율한다
아우성얽힌매듭을술술푸는구룡포

<후투티>

댓돌아래붉은앙금오래도록배어있다
무명천자락으로저승바람훔쳐가며
백중굿끝난마당에후투티가앉는다

신화로새긴금줄부리로옭아맬때
징소리는목이메고살풀이끝난판엔
멍석위날세운작두혼자피를닦고있다

젖은털이먼저운다,활옷이찢어진다
상처가된붉은꽃은누구죄를먹고피나
속계를삼킨동티곁후투티가홰를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