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한 바 없이 말하고 들은 바 없이 듣다 (양장본 Hardcover)

말한 바 없이 말하고 들은 바 없이 듣다 (양장본 Hardcover)

$20.02
Description
무애자재한 선의 세계를 풀어낸 오현 스님의 시와
오랜 수행에서 얻어진 여백미가 함축된
지혜 스님의 산수화가 조화를 이룬 시화집
한글 선시조의 지평을 연 시인 조오현(曺五鉉, 설악무산, 1932~2018) 스님의 시조에, 동양화가인 지혜 스님(竹田智慧)이 자신의 그림을 짝지어 펴낸 시화집.
지혜 스님과 오현 스님은 사형사제간이다. 두 분 모두 어릴 적에 입산한 동진출가의 인연을 맺어, 사형은 사제를 아끼고 사제는 사형을 존경하며 서로를 늘 가슴에 담고 수행에 정진해왔다. 그러다 지난해(2018년) 오현 스님이 열반하자 사형을 그리워한 지혜 스님이 출세간에서 맺은 법연(法緣)의 향기를 세간에 회향하고자 이 책을 펴냈다. 시문과 그림에서 일가를 이룬 두 분 스님의 애틋한 정이 오롯이 담긴 이 화집은 세속에서 만나기 어려운 청량한 바람과 같은 향내를 풍긴다.
저자

설악무산

필명조오현(曺五鉉).1932년경남밀양에서출생,성준화상을은사로득도했다.이후설악산신흥사,백담사주지,불교신문주필,신흥사조실,조계종기초선원조실등을역임했으며,2018년86세를일기로열반했다.1966년《시조문학》으로등단한이래,시와시조를쓰며남명문학상,현대시조문학상,가람문학상,정지용문학상,고산문학상등을수상했다.시집으로《심우도》《산에사는날에》《절간이야기》《만악가타집》《아득한성자》《비슬산가는길》《적멸을위하여》등이있고,역서《벽암록역해》《백유경교훈-죽는법을모르는데사는법을어찌알랴》등이있다.

목차

시화일률집을펴내며3/아득한성자11/허수아비13/아지랑이15/산에사는날에17/산일(山日)19/산일121/산일223/심우(尋牛)25/견적(見跡)27/견우(見牛)29/득우(得牛)31/목우(牧牛)33/기우귀가(騎牛歸家)35/망우존인(忘牛存人)37/인우구망(人牛俱忘)39/반본환원(返本還原)41/입전수수(入廛垂手)43/무설설(無說說)145/무설설247/무설설349/무설설451/무설설553/별경(別境)55/마음머무르지않고57/헛걸음59/청개구리61/설법63/내가나를바라보니65/비슬산(琵瑟山)가는길67/가는길69/나는말을잃어버렸다71/산창을열면73/치악일경(雉岳一景)75/부연끝아픈인경이77/고향당하루79/내가죽어보는날81/불이문(不二門)83/재한줌85/인생을진공(眞空)에부쳐87/제자리걸음89/청학(靑鶴)-暎虛선사91/좌불(坐佛)93/베틀에앉아95/한등(寒燈)-白水선생97/석등(石燈)99/남산골아이들101/대령(對嶺)103/살아갈이생애가105/뱃사람의말107/된새바람의말109/된마파람의말111/뱃사람의뗏말113/된바람의말115/부처117/바위소리119/고목소리121/몰현금(沒絃琴)한줄123/시간론125/사랑의거리127/취모검(吹毛劍)날끝에서129/말131/마음하나133/적멸을위하여135/오늘의낙죽(烙竹)137/인천만낙조139/바다141/파도143/솔밭을울던바람은145/숲147/일월(日月)149/쇠뿔에걸린어스름달빛151/오후의심경(心經)153/오늘155/명일(明日)의염(念)157/출정(出定)159/간간이솔바람불고161/주말의낙필(落筆)163/노망기(老妄記)165/심월(心月)167/떡느릅나무의달169/할미꽃171/죽을일173/이내몸175/달마(達摩)1177/달마2179/달마3181/달마4183/달마5185/달마6187/달마7189/달마8191/달마9193/달마10195/앵화(櫻花)197/사랑의물마199/어간대청의문답(問答)201/궁궐의바깥뜰203/삶에는해갈(解渴)이없습니다205/사랑207/빛의파문209/춤그리고법뢰(法雷)211/숨돌리기위하여213/나의삶215/천심(天心)217/염원219/내가쓴서체를보니221/너와나의절규223/내일은또어느하늘가225/시자(侍者)에게227/跋,출세간에서맺은법연의향기228

출판사 서평

이시화집에담긴설악무산의시조109편에는다양한목소리들이살아움직이며일상적공간의모습을수묵화처럼보여준다.무애자재한선(禪)의세계를풀어낸시를통해생생하게살아있는현장인삶의일상적공간을그대로시적공간속에재현한작품들이다.자연풍경을위주로그린지혜스님의동양화119점역시산과물,숲과새,바람과나무와꽃이어우러지는담담한산수화속에세상사의소박한정서와애환을아름답게표현하며오현스님의선시와조화를이루고있다.
수도승의오랜수행에서얻어진여백같은아름다움이화폭에깔려있다는평가를받는지혜스님의산수화는어떤기교도없이타고난그대로의성품을드러낸다.일찍부터동양정신의바탕인시·서·화삼절에달관한지혜스님은시화집《그림은소리없는시요시는소리를가진그림》을펴내기도했는데,자연을소재로한그림속에마치감동적인선시를펼쳐놓은듯하다.모든감정이여과된정수(精粹)그대로의소박함으로우리곁에다가오는것이지혜스님그림의특징이다.
시조의언어를선의화두로끌어오려선시조의새로운경지를개척한오현스님의작품은우주질서와하나가되는무애자재한해탈의세계를유유자적하게보여준다.한국시조미학의격조를한단계끌어올린오현스님의시세계는마음의본래자리를찾는과정이세상을여실히보고그실상을파악하는과정과다르지않음을보여주는,즉마음의길과세속의길이둘이아니라하나임을증명하는구도의여정을시적요체로삼고있다.순간에서영원을보고영원에서순간을읽어내는오도적깨침을날카롭고섬세한직관으로꿰뚫을뿐아니라,삶의밑바닥경험을통해얻어낸생의고귀함을쉽고격의없이환기한다는점에서중생의아픔을위로하는따뜻한경전(經典)이라고도할수있다.

한편,시화일률(詩?一律)이란시속에그림이있고,그림속에시가있다는말로그림을소리없는시이고시를소리있는그림이라일컬은데서연유한말이다.말하지않으면서도이심전심으로말하고(無說說)듣지않아도이심전심으로전해듣는다(不聞聞)는문장과일맥하는시화일률은선시와그림의만남을설명하는데가장적절한표현이다.‘참으로좋은말은입이없어야할수있고,참으로좋은말은귀가없어야들을수있다’고한어느조사의말씀과‘천지만물이시아닌게어디있고,삼라만상이그림아닌게어디있느냐’는선승의일갈을일깨우는듯하다.
설악산에서수행한사형사제의아름다운인연을후경으로놓고시화(詩畵)를감상하다보면오현스님의시에서는먼바다의파도소리를들은듯가슴이시원해지고,지혜스님의그림에서는봄날꽃밭을본듯눈이맑아지는듯하다는발문(跋文)이이시화일률집을한마디로상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