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사회적실천을강조한선승의방(棒)과할(喝)
탐진치(貪瞋痴)에빠지려는자신을경계하고이를극복하려는노력을일상화했던스님에게수행이란고매한무엇이아니라일상에서‘더나누고,더낮추고,더버리는일’을반복적으로실천하는것이었다.이책의1장상당법어(上堂法語)와2장향상일로(向上一路)에서는수행의목적이단순한깨달음에그치지않고깨달은내용대로살아가는깨달음의실천이중요함을끊임없이강조하고있다.특히화두참선을금과옥조로여기는수좌들에게,옛선사들의화두에집착할것이아니라세월호유족들과아픔을함께했던프란치스코교황을본받아당면한사회현실을외면하지말라고일갈한내용이나스티브잡스가스탠퍼드대졸업식에서행한연설처럼항상지식을갈구하고늘새로움을추구하는자세를견지할것을질타한법어는세간에서큰반향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
촌철살인의독창적인언구(言句)로느끼는대문장가의체취
이책의3장본지풍광(本地風光)과4장간담상조(肝膽相照)는돌올한문학인으로한국선시조의새로운경지를개척했다는평가를받는스님이자신이저술한저서의서문과기고문,이영희교수등과주고받은편지글,여러문학인의작품을읽고남긴평설과독후감,지인들의요청에부응한추천사등이망라되어있다.미국샌프란시스코의어느식당에서허드렛일을하며한국의시조를미국인들에게소개하여찬사를받았던일화를공개하는글이나,자신이해제한《벽암록》의서문‘사족에대한변명’은뛰어난명문으로많은사람을감동시킨바있다.또한생생하게살아있는언구를활용하여선후배문인들의서책에남긴촌철살인의문장들은수준높은문학적성취와통찰력을지닌대문장가로서의면모를그대로엿볼수있다.
탁월한안목과거침없는견해가드러나는언론인터뷰
평소국가지도자로부터시골촌부에이르기까지다양한인물들과허물없이교유했던스님이지만,신문과의인터뷰는극구사양한것으로도유명하다.만년에는“부처니깨달음이니하는것도내버려야하는처지에부끄러운줄모르고상도받고신문에나오니머리에뿔돋은짐승이되는것”같은느낌이들어서기자들을꺼려했다고한다.그러나스님의명성을듣고끈질기게대담을요청하여마련된인터뷰자리에서는대방무외한거침없는언행으로무애자재한모습을과시했다.스스로낙승(落僧)이라고자신을낮추며불교계와세상을향해쓴소리를마다하지않은우리시대큰스승의모습이실린5장산중문답(山中問答)은그래서소중한자료이다.5장말미에는미국버클리대에서교수,학생들을대상으로불교관과문학세계를펼쳐보인‘영혼의울림’이라는대담이실려있다.
깨달음의사회적실천이한국불교가가야할길
평소스님은깨달은선승들이많은데깨달음의삶을사는선승은만나기어렵다고한국불교에비판의목소리를높여왔다.욕망의크기를줄여야행복해진다고강조하며동체대비를솔선수범하며살다간스님의삶은승속을막론하고많은사람에게큰감동을주었다.그동안《설악무산그흔적과기억》《설악무산의문학그깊이와넓이》《설악무산의불교그깊이와넓이》등이출간되어설악당무산스님이남긴가르침에대한이해를넓힐수있었다.그리고이책에실린법문들로앎과삶의일치를추구한그의삶과사상을사무치게깨달을수있을것이다.“절간에진리없고,명산대찰에선지식없다”는스님의방(棒)과할(喝)을한국불교가나아가야할방향을궁구하는데좋은법장(法藏)으로삼자는것이열반5주기를맞아이책을펴낸엮은이들의간절한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