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대한온유한성찰과위안
세상살이에대한집착도,
사랑도미움도다털어버리고,
새털처럼가볍게가고싶다.
헤어지기싫지만
이별은선선하게할수있기를기원한다.
저자이창숙은유신독재시절,30대중반에한국일보노조설립의주동자로해고되었던신문기자출신이다.7년여의소송끝에,결국신문사로돌아가지못했다.40대초에불교공부를시작해서1994년동국대에서박사학위를받고불교학강사를역임했다.전공에관한책을써서학술상을받았다.신문사에서해고되지않았으면아마도불교공부는못했을것이다.신문기자를계속한자신과불교공부를한자신중하나를고르라면저자는불교공부를한자신이더좋다고한다.박사학위를하고,책을쓰고,상을받았기때문이아니라,불교를공부하면서자신의삶이달라졌기때문이란다.용심(用心)과하심(下心)을배워서매순간싸구려마음을갖지않도록노력했다고한다.
이책에는신문사에서쫓겨난후,짧지않은세월을명함한장없는비정규직과전업주부로살아온저자의지난한삶에대한차분한성찰과따듯한위로의시선이담긴에세이30여편이실려있다.평생을두고기억에남는마음의고향이었던여고시절,성철스님,법정스님들과맺은흔치않은불연(佛緣),대장암에걸린남편을간병하면서느낀삶과죽음에대한단상들이온유한저자의인생관을드러내준다.특히남편이대장암을선고받고뇌졸중으로쓰러진이후8개월동안의일지를기록한간병일기초는마지막까지남편의편안한임종을위해의연해지고자애쓰는저자의노력이읽는사람의눈시울을뜨겁게한다.남편과사별이후의에세이들에서는노년은단순한소멸의시간이아니라너그러움과겸손을배우는소중한시간이라고성찰한다.누구나두려움을느낄수밖에없는죽음을담담하고우아하게받아들이는습관을갖게된저자의생사관이깊은공감을자아낸다.불교가자신의삶에어떤영향을끼쳤는지서술하며,자신의불교관을당당하게피력하는5장에는‘나의삶나의불교’등의에세이가실려있어당대의선지식들과의교유에서얻은인생의지혜를나지막이펼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