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삭둥이로태어나어려서부터여리고약했다는작가김중미『괭이부리말이이들』에서가난한동네를터전으로고단한삶을살아가는이들의모습을따뜻한눈길과잔잔한목소리로들려주었던작가김중미.팔삭둥이로태어난탓에어려서부터또래아이들보다여리고약했다는그는힘세고잘난사람들보다는늘못나고약한이들에대한관심이더많았다고자신의어린시절을회상한다.그가글을통해나누고싶은것은가난한아이들.어른들의탐욕때문에상처받는아이들.인간만잘살면된다는생각으로파괴되는하늘과땅.그사이에사는뭇생명에대한이야기라고한다.-작가는『괭이부리말아이들』이후2년여만에새로써낸신작『종이밥』의어린두주인공.송이와철이오누이를통해모쪼록독자들의마음속에약하고힘없는이들에대한사랑이자리잡기를바라고있다.가슴아픈현실을보듬어내는따뜻한시선송이네동네는산등성이까지아파트촌이들어서서이제는산쪽대기에섬처럼남아있는판자촌이다.송이는그곳에서오빠철이,할아버지,할머니와살고있다.할아버지와할머니가일나가고,오빠철이마저학교에가고나면송이는밖에서문이채워진채하루종일방에서혼자보내야만한다.철이가학교에서돌아와열쇠를따고방문을열면눈이부신송이는눈도제대로뜨지못한채오삐에게달려와안긴다.송이가혼자놀던방에는언제나종이조각이흩어져있었고,송이는그때부터종이를씹기시작했다.송이는다섯살이되어유치원에다니면서자물죄가잠긴방에서벗어났다.그렇지만종이먹는버릇을고치지는못했다.이제초등학교입학을앞둔송이는학교갈날을손꼽아기다리지만,정작송이가가야할곳은학교가아니라절이다.할머니가송이를절에맡기기로했기때문이다.병든할아버지는이제더이상일을할수없고,할머니는할아버지병수발만도벅차다.어린철이는동생을떠나보내고싶지않지만철이가할수있는일은아무것도없다.하지만어절수없이어린것을홀로떠나보내야하는식구들에게서는서로를배려하는안카까움이묻어난다.그리고이들을바라보는작가의시선은따뜻하다.따뜻한시선으로그려내는진솔한삶의모습"할아버지,나없더라도약꼭먹어.두밤만자고올거니까.그때까지할아버지다나아야돼...그리구밥두꼭먹어."송이가절로떠난다.송이는그저할머니가다니는절에같이가는줄로알지만이제송이는절에서살아야한다.아무것도모르는송이는그저재잘대고송이를바라보는철이는코가콱막힌다.할머니가절에갔다돌아오는날,철이는아침나절부터골목어귀에나와섰다.혹시라도활머니가송이를다시데려올지도모른다고기대히면서.그런데언덕길을올라오는힐머니뒤에거짓말처럼송이가쫄랑거리며쫓아오고있다.너무좋아한달음에뛰어내려간철이는송이팔목을잡고다짜고짜묻는다."너,이송이맞아?"할머니는결국송이를떼어놓을수없었고,새벽녘에도망치듯절에서송이를데리고나와집으로돌아왔던것이다.송이를본할아버지는할머니손을잡으며"임자잘혔어잘혔어"하며할머니의거친손을쓰다듬는다.가슴아픈현실속에서도서로를보듬어내려는안타까운마음,그안타까운마음이모여이루어내는삶의진정성,그것을따뜻하게지켜보는작가의시선이어우러져선사하는것이『종이밥』이주는감동의요체일것이다.그림그리기가고통스러웠다는화가김환영『종이밥』을그리기위해화가는작가와함께이직품의무대가되는인천의이곳저곳을찾아다녔다.동네전경을그리기위해산등성이에올라사진을찍기도했고,단칸방의느낌을살려내고자남의집방문앞에서기웃거리기도했다.달동네의신산스러움을표현하기위해서는천연색보다는모노톤의그림이적절하리라판단한그는물감을분산시키는방법으로그효과를높이고자했다.사실적이고사진적인느낌보다는조금은우화적인표현을하고자했던화가는자유로운느낌을살리기위해처음에밑그림을그렸던복사지위에연필선과펜선을얹혔고그위에담채를입혀그림을완성했다.송이를중심으로화면을움직여나간까닭에대해그는이렇게대답했다."어쩌면송이가유일한희망의담지자이므로..."하지만취재의어려움이나표현기법의선택보다정작고통스러왔던것은힘들게살아가는이들의모습을그려내면서화가스스로의마음을다스려내는것이었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