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어보를 찾아서 1:200년 전의 박물학자 정약전

현산어보를 찾아서 1:200년 전의 박물학자 정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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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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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b>이태원</b>
197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생물교육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 세화고등학교 생물 교사로 재직중이다. 어릴 때부터 뭔가 잡으러 다니길 좋아했다. 늘 산과 들, 냇가를 헤매며 메뚜기와 개구리, 물고기를 잡았다. 가끔 울산 정자리 외가에 들를 때면 몇 걸음 앞에 있는 해변으로 달려나갔다. 파도에 몸이 흠뻑 젖고, 굴 껍질에 발바닥을 베이기도 하며 고둥, 게, 망둑어를 잡았다. 마산으로 집을 옮긴 후에도 이 버릇은 없어지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나면 늘 논 고랑을 누비며 납자루, 송사리, 물방개를 쫓고, 갯가를 헤매며 새우와 광어 새끼를 잡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낚시에 맛을 들이기 시작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주말마다 시 외곽으로 원정낚시를 다녔다. 물 빠진 못을 찾아다니며 미꾸리를 사냥했고, 틈틈이 칡이며 더덕을 캐는 일도 잊지 않았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잡을 것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관악산에도 가재와 도롱뇽은 살고 있었다. 수업을 빼먹고 계곡으로 버들치 구경을 가기 일쑤였으며, 너구리를 쫓고 두더지를 잡은 일도 있었다.

그러던 중 식물에 흥미를 느껴 경기 일대의 산과 들을 누비며 사진을 찍었다. 식물을 찍다보니 곤충과 새에도 관심이 생겼다. 천리포 임해실습 시간에 만난 바다생물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일깨웠고, 언젠가 바다생물을 공부해봐야겠다는 다짐을 굳히게 했다. 대학원 재학 시절 최기철 교수님의 육수생물학 강의를 듣고 민물고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때 처음 우리 나라 고전에 나타난 생물 관련 기록들을 접하고 선조들의 생물관에 대한 궁금증을 느꼈다. 생물 이름의 어원과 역사 속의 생물 관련 기록들에 관심을 기울이던 중 마산의 한 서점에서 『현산어보』의 번역본을 만났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이후 7년에 걸쳐 『현산어보』에 나온 생물들의 정체를 규명하고 정약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에 매달렸으며, 몇 차례에 걸쳐 신지도, 우이도, 흑산도를 답사한 끝에 부끄러운 책을 내놓게 되었다. 지금도 뭔가 잡으러 다닐 것이 없나 여전히 눈을 번득이고 있다.

그린이 <b>박선민</b>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상명여대 미술학과와 파리국립예술학교(E.N.S.B.A)를 졸업했다. 1995년 파리 생쉬피스 성당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선호, 정우, 지호 세 아이와 함께 삼척에서 소박한 삶을 꾸려가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목차

왜 <현산어보>인가...5
책을 펴내며...7

흑산도 가는 길
열차 안에서...21
날아다니는 물고기...24
산티애고 노인의 벗...30
서긍과 정약전...34
정약용의 아쉬운 충고...37
태어나지 못한 걸작...40
과학과 윤리학...48

일주도로를 타고 사리 마을로
부리 달린 물고기...57
산 위에서 내려다본 숭어떼...63
참숭어와 가숭어...66
호박빛 얼나...75
숭어를 보지 못한 슈베르트...80
정약전의 흔적을 찾아서...83

낚시대를 드리우고 1
어린시절의 추억...92
갯지렁이의 이빨...97
농어와 송강농어...101
정약용과 한강의 꺽정이...109
바다의 농어...115
귀 달린 물고기...120
노래미라는 이름의 유래...124
장대와 승대...133
장대머리는 며느리라 줘라...134

복성재에서
모래미 마을에 서당을 세운 뜻...138
백세의 스승, 이익...144
<성호사설>과 <백과전서>...148
도막 내어 베어 죽여도 아까울 게 없으나 집안의 행실만은 특출했다...152
선사람들이 길을 막은 까닭...156
편지...160
모순의 역사...165

해변을 거닐며 1
갯것의 즐거움...172
나사의 기원...174
물을 싫어하는 고둥...177
소녀와 참고둥...183
횃고둥과 명주고둥...187
처갓집 물 맛이 좋은 이유...191
고둥 껍질을 집으로 삼다...197
게인가, 고둥인가...203
말미잘 어원 추적기...208
군수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217
뿔이 닮았다...223

박도순씨와의 저녁식사
떡미역과 가새미역...228
산모의 영양식...234
좆고기 난 여의 수수께끼...236
말뚝고기는 좆고기인가...239
새로운 후보의 출현...243
해불뚝이 상어...248
배말의 맛...252
아주 희귀한 대립복...258
구슬을 만들어내는 동물들...262
서태후의 입속에 든 야광주...266
홍합과 진주담치...270
홍합이라는 이름의 유래...275
기홍합의 정체...278

흑산도의 물고기들 1
준치에 가시가 많아지게 된 사연...284
어머니와 고등어...290
고등어 회유에 대한 놀라운 성찰..295
가짜 고등어의 정체...298
배학어란 이름의 물고기...304
한국의 랍스터...318

목간의 옛 주인
만리와 해만리..324
그림자를 비추어 새끼를 낳다...329
눈이 큰 장어...335
개이빨을 가진 장어...339
정체 불명의 장어...342
참게가 돌아올 때까지...346
참게장과 밥 한 그릇...350
냇물을 거슬러오르는 복어...354
서시의 유방을 닮은 물고기...359
복바위에 진달래가 필 때면...364
복어와의 전쟁...367
일사를 블응하다...370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이유...374
까치를 닮은 복...376
복어의 왕자...379
가시 돋친 복어들...383
상자를 닮은 물고기...386

부록
정약전에 대하여...390
정약전의 가계도...394
<현산어보>에 대하여...395

찾아보기...397

출판사 서평

잊혀진 유산 {현산어보}가 새롭게 태어난다!
이제껏 {자산어보玆山魚譜}로 알려진 손암 정약전(丁若銓:1760∼1816)의 {현산어보}는 우리 나라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자 최초의 해양생물학 서적이다. 1814년(순조 15) 간행된 것으로 전해진 이 저작은 안타깝게도 원본은 실전된 채 필사본만 전해오고 있다. 3권 1책으로 구성된 이 책은 1801년(순조 1) 신유박해(辛酉迫害) 때 전라도 흑산도(黑山島)로 유배된 정약전이 유배 생활을 하던 중 흑산도 근해의 수산생물을 실지로 조사·채집하여 기록한 것이다. 수산동식물 2백여 종에 대한 명칭·분포·형태·습성 및 이용 등에 관한 사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실학자의 한 사람으로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천주학자로 유명한 정약전의 이 책은 1977년 정문기 선생과 1998년 정석조 선생이 번역을 한 후 이제껏 새로운 관점에서 번역된 적이 없다. 정약용의 저작들이 여러 판본으로 거듭 번역되어 출판되는 현실에 비하면 상당히 홀대받은 편이다.

현직 고등학교 생물교사인 저자 이태원은 이렇듯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 {현산어보}와 정약전의 실학정신을 찾아 7년여 동안 흑산도를 다녔다. 흑산도 현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희미한 전설이 되어버린 정약전의 옛 이야기를 되살리고, 마치 정약전이 된 듯 직접 바다 생물들을 살피면서 {현산어보}가 담고 있는 내용의 자취를 찾아왔다. 저자 이태원은 신간 {현산어보를 찾아서}를 펴내면서 조선 후기의 실학정신을 살리려고 무던히 애썼으며, 그 흔적은 책의 곳곳에 묻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전 5권으로 된 신간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2002년 12월 초 1차분 3권과 2003년 봄 2차분 2권으로 나누어 출간된다. 이 시리즈는 {현산어보}라는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기이자 {현산어보}의 내용을 실증하는 오늘날의 어보이며, 200년 전의 박물학자 정약전의 정신과 만나는 귀중한 경험임과 동시에 당대의 실학정신을 확인하는 귀한 저작이라 하겠다.

◈ 출간 의의
1.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접목
신간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정약전의 저작 {현산어보}의 내용과 정약전의 지전설을 비롯한 과학정신을 기본적인 골간으로 하고 있다. 특히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옛 문헌의 내용을 꼼꼼히 되짚고, 200년이 지난 오늘날의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충실한 검증을 거치는 등 자연과학적 내용이 풍부하다. 그러면서도 당시 실학자들, 특히 정약전과 약용 형제의 처지와 그들의 사상 및 행적들도 빼놓지 않음으로써 역사적인 이해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가히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행복하게 만나는 한 예라고 하겠다.

2. 지방문화를 되살려 중앙문화를 살찌우는 작업
200년이 지난 지금 저자가 흑산도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어낸 방언, 속담을 통한 어원 연구와 새로 발굴한 사료는 이번 출간의 탁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제대로 보전되지 않는 우리 선조들의 흔적은 한 세대만 흘러도 속절없이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는 또한 이렇게 지방에 산재된 채 소홀히 다루어진 소중한 지방문화를 학계에 알려, 중앙문화에 적극적으로 흡수함으로써 더욱 풍부하게 살찌우는 몇 안 되는 작업의 하나이다. 이로써 아무렇게나 지방에 방치된 문화재를 발굴하고 보존하여 문화유산을 더욱 풍부히 하는 전범이라 할 것이다.

3. 새로운 차원의 생물도감
신간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원전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물론이고, 이를 바탕으로 연근해안의 해양생물들의 상세한 생태를 글과 세밀화, 그리고 자료 사진을 통해 다각도로 설명하고 있는 차원을 달리하는 생물도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생물도감이 갖는 자료적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적 이해와 현실적인 여행 가이드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차원의 생물도감으로서 그 가치가 남다르다.

4. 문화유산 {현산어보}와 실학자 정약전에 대한 새로운 이해
{자산어보}로 일반에 알려진 문화유산인 {현산어보}의 서지학적인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숨겨진 문헌 {송정사의}의 발굴 등으로 정약용의 빛에 가려진 정약전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산어보}가 정약전만의 저서가 아니라 정약용의 제자 이청과 흑산도 주민 장창대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은 특이할 만한 내용이다.

주요 내용
저자가 이 책을 펴내게 된 계기와 자료 수집을 위해 흑산도 여정에 오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흑산도 사리 마을에 도착해 {현산어보}에서 정약전이 묘사한 생물들과 하나씩 만나게 되고, 마을 이장 박도순 씨와의 대화를 통해 수많은 물고기들의 비밀을 캐면서 정체를 밝혀낸다. 마을 앞에서 낚시를 하며 노래미 등 물고기 이름의 유래를 추측하고, 정약전이 모래미 마을에 세운 작은 서당인 복성재를 찾아가 유배지에서의 그의 심정을 헤아리며 흔적을 쫓는다. 정약전이 그토록 존경했던 스승 이익과 권철신의 영향을 받아 섬사람들에게도 존경을 한몸에 받은 그의 인품에 대한 조명, 외로움을 달래며 썼던 친필 편지가 최근 전주박물관에 기증된 유품 가운데 공개된다. 사리 앞 개울 목간의 옛 주인이었던 장어, 게, 복어를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물고기의 특징을 보기 좋게 지시선으로 보여주는 세밀화를 곁들여 독자들의 시선을 끌게 한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정약전에 대하여>, <정약전 가계도>, <현산어보에 대하여>를 실었고, 각권별로 물고기 형태와 이름으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색인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