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사건부터미선이효순이사건까지
주한미국외교관이바라본한국의반미현상
이책은1999년부터2002년까지미국대사관에서정치과장으로근무한저자데이비드스트라우브가당시한국사회에분출했던반미현상을분석하고진단하며,실제미국대사관에서는어떤일이있었고어떤생각을했는지를기록한것이다.1999년부터2002년까지는한국사회에반미감정이연속적으로표출되고있던시기였다.AP통신의노근리사건보도를시작으로,베트남전쟁참전용사들이에이전트오렌지라는제초제에노출됐다고미국업체에배상을요구하는소송제기,매향리사격장사건,부시행정부의대북정책과김대중정권의햇볕정책과의갈등,오노사건으로일컫는쇼트트랙사건,그리고미선이효순이사건등이있었다.2002년미선이효순이사건으로수십만명이서울과각지역에서촛불시위를벌이며극에달했던반미현상은노무현정권이등장하면서갑자기끝났다.저자는한국의반미감정표현이1999년에급증하여그렇게빠르게사라져버린것은무엇인지,과연이것이반미주의인지등을추적하고,공식적통속적한미관계를돌아보며,앞으로한미양국간에할수있는것은무엇인지를살핀다.
이책의해제를쓴박태균서울대국제대학원교수가언급한것처럼,이책은1999년부터2002년사이의한미관계를연구하는데필독서일것이다.저자는객관적이고중립적인입장을견지하는외교관이었다는평을받았는데,저자가머리말에서“전직외교관이쓴이책이얼마나유용할지에대해의구심이들수도있다”고했지만실상은이책을통해‘미국의관료들이어떻게생각하고있었는가’에대한소중한내부정보를알수있다.그리고이시기에대한자료들이공개되지않은채21세기로넘어가는전환점에서한미관계에대한미국정부의생각을객관적으로알수있을것이다.
저자는한국전쟁에해병대로참전했던아버지에게서한국에대한얘기를듣고자랐던유년의기억이선명하고,미국국무부한국과와주한미국대사관에근무했다.지금은스탠퍼드대학의신기욱교수의초대로같은대학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의부소장을지내고있다.40년넘게한국과긴밀하게관련을맺으며관찰하고있는것이다.부시정권의외교정책을공개적으로비판하기위해2006년조기은퇴했으며현재도대북문제나한미관계에관해한국언론과인터뷰를하거나강연을하는등활발하게활동하고있다.전직미국외교관으로서한국사회에대한관심과애정에서비롯된이책은미국인뿐만아니라우리에게도한미관계를돌아보고성찰하는데에소중한참고도서가될것이고,더불어한국의정부,정치,언론그리고사회를더잘이해하고싶다면반드시읽어야할책이다.
책의특징은
-주한미국대사관에근무하면서한국의반미감정표출을직접경험한외교관의기록이라서언론이나여타보고서등에서볼수없는현대사의사료적가치가크다.특히노근리사건을조사하는등여러과정에서있었던일들이나2002년우라늄농축사건으로북한을방문하여저자가북한에서겪었던일들에대한기록은눈여겨볼만하다.
-노근리사건의AP보도부터미선이효순이사건까지각장마다우리가직접겪거나기억하고있는최근의사건들을다루고있어잘알고있는내용이지만,반미의당사자라고할수있는전미국외교관의경험과시각으로이를소개하고있어,같은사건들인데도생각지못한측면을드러내고있으며민족주의적관념에젖은우리를되돌아보게한다.그리고굵직한사건을소개하면서곳곳에서곁들이는자잘한에피소드들이소소한재미를주면서도타자의시선에의해드러나는한국인의민낯들이어서생각할거리를준다.
-종종‘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이라고번역되고있으나실제영어로는‘평화,우호,통상,항해의조약(TreatyofPeace,Amity,Commerce,andNavigation)’으로미국과1882년첫외교관계를맺은이후현재까지이어지는한미관계의변화했던역사를짚어보며,한미동맹의현재적의미를살펴보고,한미관계의미래적가치를생각하는등한미관계를총체적으로살펴볼수있어유익하다.
이책의내용은
제1장한국반미주의의기원
이책에서말하는‘반미주의’의뜻과한국인이미국을바라보는관점을형성하는데일정한역할을한한국민족주의와한미관계의특정한측면을설명한다.그리고한국반미주의의역사적기원과1990년에반미감정을일으킨주변정황을살펴본다.1882년처음으로미국과서구식외교관계를수립한이후,식민지시기,광복과식탁통치,한국전쟁,전후의이승만·박정희정권,그리고80년광주항쟁과전두환·노태우정권,김영삼·김대중·노문현정권등한국근현대사의흐름에서한미관계를살펴본다.이런한미관계속에서어떻게1999년에서2002년사이에반미시위가두드러지게됐는지,그원인과현상을짚어본다.이장에서는80년광주항쟁당시미대사관의영사과에서근무하면서겪었던저자의경험도소개하고있다.
제2장촉매:노근리학살돌아보기
한미관계는언제나격렬하고때로는힘들기도했지만1999년은상대적으로괜찮은시기였다.당시김대중정권은아시아금융위기이후IMF의경제자유화요구를수락하고큰회복세를보였던때였다.그해9월말AP통신은한국전쟁초기1950년의절망적인상황에서노근리근처마을에서미군이무고한한국민간인을학살했다는탐사보도를연속내보냈다.AP는50년전에발생한사건을재구성하는것이어렵다고도하며한국인과미국인의엇갈리는진술도보도했으나,노근리사건이1968년베트남전쟁에서의미라이학살과함께20세기대규모전쟁들중미군지상군이비전투원을대규모로살해한사례라고군법전문가의말을인용보도했다.보도이후에노근리사건에대한진상조사와규명,평화공원조성등이이루어졌으나이는15개월동안큰이슈였고,그이후몇년동안에도주요관심사였다.저자는노근리사건이불러일으킨대중감정과언론의후폭풍이이후3년간한국언론이미국에대해취했던비판적태도를낳는촉매제가됐다고본다.
제3장한미관계의악화:에이전트오렌지와포름알데히드
1999년9월30일AP에서노근리사건보도가나온다음날,한국의베트남전쟁참전용사단체가고엽제인에이전트오렌지를생산한미국의화학회사를상대로한국법정에5조원의손해배상소송을제기했고,2000년6월14일녹색연합은주한미군이독성화학물질인포름알데히드를서울시민의식수원인한강에몰래방류했다고발표했다.1969,70년대의베트남전쟁당시에는고엽제의독성을몰랐을수도있으나,2000년대에포름알데히드의독성을미국이몰랐을리가없다는생각에한국인의반미감정에불을지폈다.
제4장공평과평등:매향리사격장사건과한미SOFA개정
포름알데히드사건이후2개월뒤에매향리사건이벌어졌다.2000년5월8일월요일에미공군A-10공격기가기계적결함이생겨매향리사격장에폭탄여섯발을투하한것이다.이에매향리인근주민은당시의폭발로부상을당하고거주지역에큰피해를입었다고했다.한국언론은주민들의비난을계속보도했으며이런한국여론의압박으로8월예정이던‘불공평한’한미SOFA(주둔군지위협정)개정의협상이개정됐다.더불어포름알데히드사건이SOFA에환경관련사항을추가하는역할을했다.
제5장부시의역습:대북정책
주로주한미군과관련된사건들이한국의반미감정을자극했는데,김대중(1998∼2003)노무현(2003
∼2008)정권에서의반미감정은조지W.부시대통령의대북정책으로인한것이었다.2000년6월김대중대통령이북한의김정일국방위원장과정상회담을마치고7개월뒤에부시정권이들어섰으며,부시대통령은김대중정권의햇볕정책에회의적이었다.김대중정부는부시정권과의조기정상회담을성사시키고2001년3월7일워싱턴에서최초로회담을했는데,부시가공동기자회견에서“Thisman”이라고김대중대통령을가리키자“이사람(thisman)”이라고번역하며한국대통령을무시했다고부시를비난했다.저자는1년반전부터한국언론이만들어내고있던주한미군의오만함과한국사람에대한불손함등의스토리라인이이런사건을형성하는데한몫했다고본다.특히이장에서주목할것은저자의방북에대한내용이다.저자는2002년10월3∼5일에국무부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였던제임스켈리가이끄는소규모미국사절단으로평양을방문했다.미국이북한의우라늄농축사업을알게됐으니,중단하라고북한에요구하기위해서였다.평양에서강석주북한외무성제1부상과있었던일들이나,북핵문제에대한임동원당시외교안보수석등한국관계자들과의갈등과오해등도소상하게소개하고있다.
제6장쇼트트랙사건
이장에서는1998년부터2003년사이에미국에대한여론선호도를최악으로만든스포츠경기판정을다룬다.2002년2월8일부터24일까지미국유타주에서열린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의1,500미터쇼트트랙경주에서한국선수인김동성이실격당한사건으로,흔히‘오노사건’이라고한다.한국인들은일본계미국인운동선수인아폴로오노가한국선수가땄어야할금메달을빼앗았다고비난했다.이사건은한미관계에서정체성과민족주의가얼마나중요한요소인지를잘보여주는데,저자는미국언론도선정주의적이고민족주의적인사건보도에일조했음을지적하고있다.
제7장클라이맥스:56번지방도의비극
2002년서울에서는월드컵경기가한창이었는데,6월13일중학생심미선과신효순양이친구의생일파티에가려고양주의56번지방도옆끝을따라걷다가주한미군장갑차에치어사망했다.이사건은한국반미주의현상의클라이맥스였다.비극적사고이긴했으나,한국인은이사건이미국과의관계에서매우중요한의미를갖는다고해석하면서모든언론이미국을심하게비난했다.미군사재판에회부된주한미군의운전병워커와관제병니노가무죄를선고받으면서시위는더욱커졌고,서울시내의미군시설에화염병을던지는일도있었으며,시위와집회등분노의물결이거셌다.이런상황이지속되면주한미군이감축되거나철수할수있었을텐데,12월19일대통령선거에서노무현후보가당선되면서촛불시위가잦아들었다.새로운정부에관심이쏠리기도했고,미국과의반목이계속되는것이한국의국익은물론노무현정부의이익과도맞지않았기때문이다.이사건이강력한내러티브를갖게됐던것은사건그자체의극적인면,즉무고한두어린소녀의비극적인죽음이라는것과가해자가주한미군이라는것이다.그리고주한미군이한국인들에게무례함,오만함,잔혹함,그리고이중성을보여왔다는비난을받던중발생한사건이었으며,진보활동가나언론이관심을갖고접근해미국관계자들의노력이무성의하다고다루었기때문이라고저자는지적한다.
제8장한국의반미주의:잊혀졌지만사라지진않았다
1999년부터2002년사이에한국반미주의는왜분출됐는가.그리고왜그렇게갑자기끝났는가.그이후한미동맹에대한한국대중의지지가극적으로증가한것은왜인가.이제더는한국에서반미주의를걱정하지않아도되는가.이러한경험에서무엇을배우고,미래는어떻게대비해야하는가.그리고노근리사건에서부터에이전트오렌지사건,매향리사건,한미SOFA,아폴로오노사건,효순이미선이사건을하나하나짚어보며실제로일어난일들은무엇인지를정리한다.한국에서반미주의분출은역사,문화,정치,그리고다른여러상황들의연속에의한것이었으며일부는뿌리가깊었고다른것들은일시적이었다.한편한국인은미국을모방의대상,또는최소한배울점이있는나라라고여기는데,신기욱교수는현대한국인의삶에미국이차지하는이러한중심성이한국인의국가적정체성에영향을끼쳤다고보고,보수는한미동맹이대한민국의현재와미래에필수적이라고확신하는반면진보는한미동맹의이익과불이익의균형에대해양가적인입장이라고했다.한국인의의식에미국이차지하는비중이크기는하지만,미국의존재가외세이기때문에한국인들은자국의역사를특히근대사에서열강들의손아귀에서희생양이되어온역사로인식하고있다.이런희생양의렌즈와,1999년의특수한상황이었던진보의발흥,이에따른언론의역할,그리고한국과미국의서로다른관심의비대칭성등이어우러져1999년부터2002년사이에반미주의의분출이있었다고저자는결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