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중세에서 종교개혁기까지

사랑, 중세에서 종교개혁기까지

$20.00
Description
국내 인문학자가 펼쳐 보이는,
근대 이전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12가지 풍경
서울대학교중세르네상스연구소가 2015년에 ‘죽음’이라는 주제로 《중세의 죽음》(산처럼 출간)을 펴낸 이후, 이번에는 사랑을 주제로 《사랑, 중세에서 종교개혁기까지》라는 책을 묶었다. 유럽의 중세, 그리고 르네상스와 종교개혁기까지 영문학·불문학·서문학·독문학·서양미술사·서양사·서양철학 등 인문학 분야 12명의 연구자가 유럽 문명 내면의 핵심 요소를 파악해보고자 근대 이전의 ‘사랑’ 즉 11세기 말에서부터 17세기에 이르는 궁정식 사랑의 행로를 ‘근대적 사랑’의 전사(前史)로서 그린다. 생물학적인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사회적 감정으로서의 사랑에 관해 다루며, 중세에서 종교개혁기까지 서양에서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고 이해했는지, 사랑이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떤 작용을 했고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었는지, 사랑이 어떤 방식과 맥락에서 성(性)과 섹슈얼리티로 번역되었으며 사회적 제도로 기능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저자

서울대학교중세르네상스연구소

서울대학교중세르네상스연구소
서울대학교중세르네상스연구소는2009년8월서울대학교영문학·불문학·서문학·독문학·서양미술사·서양사·서양철학등인문학연구자들이모여설립했다.서울대학교중세르네상스연구소는이후에학제간연구의산실로자리잡아2015년첫연구성과물로‘죽음’이라는주제로《중세의죽음》(산처럼출간)을펴냈다.그리고4년만인2019년‘사랑’이라는주제로《사랑,중세에서종교개혁기까지》(산처럼출간)를출간하게됐으며,전문지식을포함하되비전공자도이해할수있는수준의교양서를계속펴내고자한다.

이종숙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명예교수.
주요논문으로《‘여성작가’의탄생?이피지나이아(Iphigeneia)에서메리엄(Mariam)까지》(2006),《움직이는석상과셰익스피어의문화전쟁》(2014)이있다.

강상진
서울대학교철학과교수.
최근논문으로《아우구스티누스의《행복론》연구:추구와소유사이의간격을중심으로》(2015)와《고대철학의종언혹은새로운모색:아우구스티누스에서보에티우스까지》(2016)가있다.?

김경범
서울대학교서어서문학과기부금교수.
최근논문으로《문학과시장II:《아마디스데가울라》와베스트셀러의조건》(2014),《문학과시장III:아마디스데가울라》의서사구조:영웅담의수직적상승구조와수평적대립구조》(2015)가있다.

김보민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
최근논문으로《1604년반주술/마술법령과극장》(2017)과“‘AfterthepuremannerofAmsterdam’:BaptisminthePost-ReformationChurchofEnglandandThomasMiddleton’sAChasteMaideinCheapside”(2018)가있다.

김운찬대구가톨릭대학교교양교육원교수.
최근저서로《움베르토에코》(2016),역서로《팔로마르》(2016),《달과불》(2018)이있다.

김정희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교수.
최근논문으로《그라알행렬의재해석:피흘리는창을중심으로》(2014),《[에렉과에니드]의‘다시쓰기’구조분석:‘문학적결혼모??’의발견》(2018)이있다.

김현진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
최근논문으로《가웨인경의‘인식불가능’한딜레마:로맨스,남성성,그리고이성애의위안》(2018),《로그르왕국의관습과로맨스문법:서양중세문학의현재,그리고미래》(2018)가있다.

박흥식
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교수.
최근저서로《미완의개혁가,마르틴루터》(2017),역서로《마르틴루터와그의시대》(2017)가있다.

손은실
장로회신학대학교신학과교수.
주요저서로Misricorden’estpasdfautdejustice:Savoirhumain,rvlationvangliqueetjusticedivinechezThomasd’Aquin(2018),주요역서로토마스아퀴나스의《사도신경주해설교》(2015)가있다.

신준형
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교수.
주요저서로《뒤러와미켈란젤로》(2013)가있다.

오순희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교수.
최근논문으로《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을넘어:괴테의《파우스트》에나타나는반(反)아리스토텔레스적메타드라마》(2018),《우울과광기의치유자:《빌헬름마이스터의수업시대》에나타난근대적주체의자화상》(2017)이있다.

홍용진
원광대학교사학과교수.
최근논문으로?《백년전쟁초기프랑스시가에나타난정치적감정들》(2017),《1303년?9월?7일,?아나니폭거》(2018)가있다.

목차

책을내면서
서문‘근대적사랑’의전사(前史)·이종숙

제1부사랑과중세문학
12세기의사랑·김정희
모더니즘의눈으로바라본《니벨룽엔의노래》·오순희
단테와베아트리체·김운찬
크리세이드와궁정식사랑·김현진
《사랑의감옥》그리고사랑이라는종교·김경범

제2부사랑과중세신학
헬로이사와아벨라르두스·강상진
토마스아퀴나스의사랑론·손은실
마리아막달레나의사랑·신준형

제3부사랑과중세역사
샤를6세의‘사랑의궁정’·홍용진
중세도시에서의매춘·박흥식

제4부사랑,르네상스,종교개혁
사랑의소비와소년배우·김보민
개혁된사랑과신성한결혼·이종숙

주석
참고문헌
지은이약력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중세의‘궁정식사랑’에서‘근대적사랑’으로!
서양의근대적사랑은1800년을전후한낭만주의시대에유래한다고한다.이때사랑이라는개념이새롭게정의되었고,개인이라는개념이좀더명확하게정의되었으며,개인의사적행복추구가권리로인정되었고,사랑과애정이행복한결혼의초석으로정립되었으며,결혼에서얻어지는감정적이고성적인친밀성을사회제도로서가아니라그와는독립된사적인것으로이해하기시작한것이다.덧붙여‘새로운’사랑이낭만주의적사랑이아니라‘낭만적사랑’이라는이름으로근대성을정의하는요소가되었고,‘진정한’사랑의보편적모형이되어오늘날까지영향력을가진다고본다.
그러나다른학자들은‘낭만적사랑’의특징적면모는18∼19세기의낭만주의적사랑에휠씬앞선12세기의‘궁정적사랑’에서도찾아볼수있다고한다.낭만주의적사랑자체가중세의궁정식사랑에서전경화(前景化)된사랑과결혼의문제를함께나누고있을뿐아니라,그해결전략에있어서도중세의사랑모형을참조하기때문이라는것이다.즉‘근대적사랑’은중세의궁정식사랑이라는‘전근대적’인전사(前史)를가지고있다는것이다.따라서이책에서는11세기말에서부터17세기이르는궁정식사랑의행로를‘근대적사랑’의전사(前史)로서다룬다.

이책의내용과구성은
제1부∼제3부에서는11세기말트루바두르(troubadour)의사랑시에서시작된사랑모형의특징적면모를분석하고이모형이중세성기,후기와르네상스기의문학,신학,또는역사적실제에서이루어진여러사랑논의를어떻게규정하는지살펴본다.제4부에서는궁정식사랑모형이어떤경로를통해종교개혁기에도달하고사랑에기초한‘신성한결혼’이라는근대적이상을구성하게되는지살펴본다.

제1부사랑과중세문학에서는궁정식사랑이남프랑스에서시작해전유럽적인현상이되었을때어떻게조정되고변형되는지를유럽각국의자국어문학을통해살펴본다.
[12세기의사랑](김정희)에서는궁정식사랑으로불리는사랑모형을3개의원형적텍스트를통해분석한다.첫째는궁정식사랑의원형인‘순정한사랑’(fin’amor)의텍스트들,즉남프랑스트루바두르들의사랑노래다.궁정식사랑의가장중요한특징인여성의이상화가여기서이루어진다.둘째는트리스탕과이죄에관한텍스트들이다.궁정식사랑이라는모형이전제하는열정적사랑과결혼의분리를극적으로보여준다.셋째는궁정식사랑의‘대본’이된크레티앵의《수레를탄기사》다.궁정식사랑이영주계층의전략적사고에의해만들어진것임을보여준다.궁정식사랑의전통은그발생에서부터여성을도구화했다고보고있다.
[모더니즘의눈으로바라본니벨룽엔의노래](오순희)에서는중세독일의서사시《니벨룽엔의노래》(DasNibelungenlied,1200년경)를바탕으로만들어진,표현주의영화의거장으로꼽는독일영화감독프리츠랑의영화〈니벨룽엔](1924)을분석하면서궁정식사랑이남성을‘여성화’하는힘으로번역될수있는가능성을보여준다.
남성에작용하는궁정식사랑의여성적인힘의궁극적표현은단테의《신곡》에서발견된다.《신곡》은궁정식사랑의여성의이상화추구가베르나르의신성한사랑의추구와같은구조를가진다는것을잘보여주는예이기도하다.[단테와베아트리체](김운찬)에서는단테가어떻게현실의여인인베아트리체를영원한천상의여인으로바꿔놓는지보여준다.단테가베아트리체에대한사랑을기독교체계속에성공적으로편입한것이다.
[크리세이드와궁정식사랑](김현진)에서는14세기말영국에서생산된초서의《트로일루스와크리세이드》가사랑,비밀,명예의함수관계를탐구하는텍스트로서궁정식사랑의전통을완성하는동시에해체한다고말한다.이텍스트에서여주인공크리세이드가겪게되는곤경이잘보여주듯이,로맨스가‘역사’와현실에침윤될때여성보호장치의꼬리표를단비밀주의는필연적으로여성의명예를훼손하고,비밀에대한미학적집착은여성의은밀한사생활에대한관음증적도착과같은궤적을그리게된다고주장한다.중세로맨스서사가이데올로기적기능과더불어유사포르노그래피의기능을수행했다고할수있다는것이다.[12세기사랑]과같이여기서도궁정식사랑이여성을위한새로운사랑이아니라남성들이여성을새롭게이용하기위해고안한수단일수있다고강조한다.
[《사랑의감옥》그리고사랑이라는종교](김경범)에서는15세기후반스페인의센티멘털소설은궁정식사랑이그자체로종교가될수도있음을보여준다.이대중소설에서궁정식사랑의작동원리는공식이되고,여성에대한남성의이루어질수없는사랑이인간을숭고하게만든다는생각은축자적으로집행되어남성의순교를요구하고사랑을감옥으로,또는종교로만들기때문이다.

제2부사랑과중세신학에서는궁정식사랑의맥락화를시도한다.이시대의종교적사랑담론을중심으로신성한사랑과세속적사랑이어떻게얽히고대립하면서서로를참조하게되는지살펴본다.
[헬로이사와아벨라르두스](강상진)에서는궁정식사랑이탄생한바로그시대에실제인물이만들어간사랑에관해얘기한다.저자는헬로이사(엘로이즈)와아벨라르두스(아벨라르)가자신들의젊은날의열정적사랑을바라보는시각은서로‘평행선’을달린다고진단하고있다.아벨라르두스가열정적사랑의기억을그리스도의사랑안에서승화하려고시도한다면,헬로이사는열정적사랑이그리스도적사랑과근본적으로같은정신이라고믿고있는것같다는것이다.여기서말한이두사람의시각차이는13세기신학자토마스아퀴나스의아모르(amor)와카리타스(caritas)의관계정의의맥락에서조명될수있다.
[토마스아퀴나스의사랑론](손은실)에서는아퀴나스가체계화한사랑의신학을소개한다.즉아퀴나스가말하는사랑의네가지이름을소개하고그의미를같이살펴본다음,자연적차원에속하는정념을뜻하는아모르와은총의차원에속하는카리타스에집중하여이두가지사랑이서로관계맺는방식에대해설명한다.카리타스는아모르를제거하지않고더헌신적이고보편적인사랑으로완성하고통합한다는것이다.
[마리아막달레나의사랑](신준형)에서는마리아막달레나의삶의전환점을이루는세가지일화,즉막달레나가예수의발을씻어주는것,부활한예수가막달레나에게“나에게손을대지마라”고이르는것,그리고은자가된마리아막달레나에관한것을소재로한르네상스시대의그림들을읽는다.이그림들을연속선상에놓고보면마리아막달레나가육체로매개된신성의이해로부터시작하여점차육체를부정하게되고,결국순정한영적존재로서신성에다가가게되는모습이드러나며,그모습을통해중세로부터내려온그리스도교의전통적가르침인영성의상승단계가이성인의삶에서그대로관철되고있음을알게된다는것이다.신성한사랑과세속적사랑의관계는르네상스의사랑담론에서도여전히중심적인자리를차지한다.

제3부사랑과중세역사에서는중세의사랑담론과역사적실제가어떤관계를갖는지짚어본다.
[샤를6세의‘사랑의궁정’](홍용진)에서는프랑스엘리트계층이궁정식사랑의전통을어떻게전유하는지살펴본다.1400년에조직된프랑스왕샤를6세의‘사랑의궁정’은과거궁정식사랑을재현하고자한것이었다.그러나장드묑이쓴《장미이야기》의여성혐오적주제를둘러싸고크리스틴드피장과남성인문주의자들사이에벌어진논쟁이보여주듯이,‘사랑의궁정’은궁정식사랑의재현을빌미로사실은정치적·사회적위기를맞이한남성귀족들의상실감과노스탤지어를달래주었다.궁정식사랑이다시한번남성들의정치적목적을위해동원된셈이다.
중세문학에서궁정식사랑이라는추상화된담론이현실세계의균열을감추는가리개로사용될수있다는가능성을제기했다면,[중세도시에서의매춘](박흥식)에서는그가능성이단지가능성에머무는것이아니라실제였음을보여준다.결혼과성을별개영역으로인식하는궁정식사랑의시각과이시대교회의금욕주의가합작하여성을직업적으로상품화하는매춘을승인하는쪽으로작동했을개연성도있기때문이다.12∼13세기중세도시가발전하면서도시문화의한부분으로자리잡았던매춘에대한여러시각을검토하고,이를통해기독교화된유럽에서매춘이제한적으로허용된이유를짚어본다.결국은최악을피하고자차악을선택하는세속적이고실용적인도시민의태도가교회의금욕적가르침과양립하고있었기때문이라고본다.

제4부사랑,르네상스,종교개혁에서는르네상스특유의‘감정구조’가문화적으로재현되는방법을살펴보는한편,르네상스와종교개혁기의사랑담론이궁정식사랑의핵심적의제를계승하여‘근대적사랑’의이상가운데하나인‘신성한결혼’이라는사랑모형을생산하게되는과정을짚어봤다.
[사랑의소비와소년배우](김보민)에서는여장소년배우들이핵심적요소로등장하는르네상스기극예술이근현대의그것과는아주다른욕망의감정구조에기반한것이었다고주장한다.소년배우의‘복장도착’에서남성관객은소년애와이성애가중첩된욕망대상을발견하였고,여성관객은현실에서얻기힘든주체적자기결정과이성(異性)정복욕을충족시킬수있었다는것이다.
[개혁된사랑과신성한결혼](이종숙)에서는궁정식사랑의르네상스적재연양상을살펴본다.궁정식사랑이인간적사랑과신성한사랑의관계를다시설정하고자하는노력이었다면,14∼15세기이탈리아르네상스휴머니즘과16세기프로테스탄티즘의사랑담론에서발견되는인간적사랑의윤리성에관한질문이잘보여주듯이,그노력은르네상스기사랑담론에서도계속된다.인간적사랑의윤리성추구는종교개혁기가생산한‘신성한결혼’이라는사랑모형에서일단완성된다.이모형은궁정식사랑이갈라놓았던열정적사랑과결혼을결합하는동시에인간적사랑에도덕성과일종의신성을부여하기때문이다.부부간사랑을전제조건으로하는이모형을통해‘자유연애’와‘영육이일치하는사랑’,‘연애결혼’,‘일부일처제’같은‘근대적사랑’의이상들이형성되었고,이근대적이상들은1920년대일본을경유해한국에수입되어‘자유연애’를부추기고‘신여성’이라는새로운여성형을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