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

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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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우애령

우애령/194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연세대 사회사업 박사학위 받음. 주요작품으로 장편소설 <행방>, 창작집 <당진김씨>, 그림이 있는 이야기책 <숲으로 가는 사람들>, 에세이집 <사랑의 선택>, <희망의 선택>, <자유의 선택>, 역서 <행복의 심리> 등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
 
정혜
그림자 없는 사람
아직도 사랑하는가
오스모에 관하여
가구
숲을 지나서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
외출
심판석에서 내려오다
소풍
뗏목 위에서
거제에서

출판사 서평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수상작/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넷팩상 수상
선댄스영화제 공식 초청 영화-<여자, 정혜>의 원작소설

 새봄의 기운에 화답하듯, 새로운 사랑소설 12편이 담긴 창작집 《정혜》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 우애령이 《당진 김씨》 이후 3년 만에 새롭게 묶어 내는 두 번째 창작집이다.
 첫 번째 창작집 《당진 김씨》가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우리들의 근원적인 심성을 돌아보는 진지한 소설집이었다면, 《정혜》에 실린 작품들은 상처받은 이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들이다.
 표제작의 주인공 정혜의 의문처럼-인생은 하나의 어려운 수수께끼다. 그리고 사랑만이 이 수수께끼를 푼다.
 정혜는 우체국 카운터 뒤에서 조심스럽게 세상을 내다본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고 정혜는 사랑하지도 사랑받지도 못하며 혼자 메마르게 살아간다. 처음으로 스며드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슬픔을 알게 되는 그녀는….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 정혜의 다양한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독특하고 감각적 문체와 묘사로, 발표 당시 주목을 받았다.
 “사랑이란 과연 모든 상처를 덮고 치유할 만큼 강렬한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겨주는 것일까?” 라고 묻는 작가, 그러나 정작 작가는 <정혜>를 통해 사랑이야말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강조하고 있다. 마치 늦추위 속의 한줄기 훈풍이 봄의 희망이듯….
 그 남자와 나란히 걸어가는 정혜의 마지막 뒷모습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도 사랑을 하느냐고?

 표제작 외에 실린 11편의 작품들은 작가의 독특한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 사회 곳곳의 다양한 이들이 소설의 화자로 등장하고 주제 또한 다채로워 읽는 맛을 더해준다.
 작가의 등단작으로서, 자기 인생의 종말을 미리 알아버린 오스모의 이야기에 빗대어 인생과 사랑의 쓸쓸함을 풀어가는 <오스모에 관하여>가 눈길을 끈다.
 또한 누구도 그 실체를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 사랑의 열병과 회복, 그리고 지속에 관한 이야기 <아직도 사랑하는가>, 존재감을 상실하고 자기 그림자를 찾아 헤매는 젊은이의 탄식인 <그림자 없는 사람>은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상처받은 사랑의 반전을 담은 <가구>, <외출>,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는-공허와 고통뿐인 사랑에서 탈출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독특한 구조로 펼쳐내고 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뗏목 위에서>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과 화해가 잔잔하게 읽히는 소설들이 눈에 띈다. 아버지의 추억을 읊조리며 소풍 같은 인생을 꿈꾸는 두 자매의 산책인 <소풍>은 읽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거제에서> 역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둘린 3대의 가족사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한편 미국 유학생의 아내 살인사건을 다룬 <심판석에서 내려오다>의 충격과 슬픔은 너무나 강렬하다.

 창작집 《정혜》의 가장 큰 미덕은 ‘공감’이라는 데 있다. 작가 자신이 밝혔듯이 《정혜》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두 편의 사랑 이야기 속에, 읽는 이들의 사랑도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지한 질문이 《정혜》의 가치를 더욱 빛내준다.
 그것은 오랫동안 상담전문가로서 숱한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해온 작가의 의식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작품에 투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공감과 성찰, 그리고 따뜻함 때문에 소설 <정혜>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갈채를 보냈던 것이다.(영화 ‘여자, 정혜’는 “개인적인 상처를 지닌 젊은 여자의 내면을 섬세하고 정확한 영화적 묘사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을 받았고, 선댄스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넷팩상을 수상하였다.)

 <정혜>의 열렬한 독자로서, ‘여자, 정혜’란 제목의 영화를 만들어낸 영화감독 이윤기의 말은, <정혜>의 진가를 대변해준다.
 “단편 소설 ‘정혜’를 처음 읽은 후, 오랫동안 그 글이 잊혀지지 않았다. 평범해 보이지만 깊이 상처받은 고독한 한 사람의 일상이 그대로 살아서 내게 스며드는 것 같았고,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2년여의 제작 과정 동안 내내 ‘정혜’와 함께 산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캐릭터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강한 애정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