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상상력 (김종철 문학론집 | 삶-생명의 옹호자들에 관한 에세이)

대지의 상상력 (김종철 문학론집 | 삶-생명의 옹호자들에 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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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사회의 가장 급진적.선구적인 인문잡지로 평가받는 《녹색평론》의 발행인 겸 편집인 김종철이 《시와 역사적 상상력》, 《시적 인간 생태적 인간》 이후 20년 만에 펴내는 본격적인 문학평론집. 김종철은 그 특유의 집요함으로, 윌리엄 블레이크, 찰스 디킨스, 매슈 아놀드, F. R. 리비스, 프란츠 파농, 리처드 라이트 그리고 이시무레 미치코에 이르기까지 18세기부터 21세기를 관통하면서 세계의 대문호, 비평가들을 엘리트주의와 산업문명에 맞서서 ‘삶-생명’을 옹호해온 작가, 사상가, 예언자라는 관점으로 예민하게 포착하고 있다.

“사회적 격차와 권력의 독과점은 날로 심화되고, 교육의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민주주의는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다운 덕성과 자질을 뿌리로부터 부정하는 물신주의의 일방적인 위세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는 인간관계, 그에 따른 인간성의 황폐화” 등 ‘근대의 어둠’이 짙게 깔린 오늘날, 김종철은 문학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내어놓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번 문학론집 역시 김종철이 문학으로 ‘회귀’한 증거로 삼기보다는 《녹색평론》의 연속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저자

김종철

1947년경남함양에서태어나,진주의남강변에서자라던유년시절에6.25전란을겪었다.전쟁이후마산에서초·중·고등학교를다녔다.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대학원에서영문학을읽고,공군사관학교의교관으로군복무를했다.제대후숭전대학교,성심여자대학,영남대학교등에서교편을잡았다.1970~80년대에는문학평론활동을하다가,1991년에격월간《녹색평론》을창간하여에콜로지사상과운동의확대를위한활동에열중해왔다.2004년에대학의교직을그만두고《녹색평론》의편집·발간에전념하면서,2011년3월후쿠시마원전사고를계기로한국최초의‘녹색당’창립을위한활동에참여하였다.또,2004년이후10여년간‘일리치읽기모임’이라는이름으로시민자주강좌를개설·진행했다.
저서에《시와역사적상상력》(1978),《시적인간과생태적인간》(1999),《간디의물레》(1999),《비판적상상력을위하여》(2008),《땅의옹호》(2008),《발언I,II》(2016)등이있고,더글러스러미스의《경제성장이안되면우리는풍요롭지못할것인가》(2002),리호이나키의《정의의길로비틀거리며가다》(2007)등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책머리에

블레이크의급진적상상력과민중문화
디킨스의민중성과그한계
인문적상상력의효용―매슈아놀드의교양개념에대하여
리비스의비평과공동체이념
식민주의와‘대지의저주받은자들’―프란츠파농에대하여
리처드라이트와제3세계문학의가능성
대지로회귀하는문학―미나마타의작가이시무레미치코

주석

색인

출판사 서평

“어떤사람들에게는맑스의사상이나그밖의다른사상가·철학자에대한학습의경험이그들의세계에대한이해와판단의기초를형성하는힘이되었다고한다면,내경우에는내가지난30년남짓동안생태주의적세계관에의지하여작업을해온것은젊은시절의문학공부를통해서자신도모르게형성된일정한사고습관과감수성덕분이었다고할수있다.
블레이크는산업혁명초기의사회적격변기를누구보다예민하게온몸으로체험했고,그체험에의거하여후세의어떠한변혁사상가들보다더일찍그러한시대변화의심층적의미를가장통렬하게투시하고포착했던시인이자예술가,민중사상가였다.그점에서그는산업문명의발흥이후오늘에이르기까지근대문명의의미를천착해온숱한급진적사상가들에게길을열어준선구자였다고도할수있다.
한번블레이크의문학에경도되기시작한나는그이후에도그의정신을계승하는것으로보이는시인,작가,평론가들을차례로발견하는행운을누릴수있었다.이들은한마디로‘근대’의어둠에맞서서‘삶-생명’을근원적으로옹호하는일에일생을바친사람들이었다.
그러한문학을읽고생각함으로써나는이른바압축적인산업화로인해온갖인간적인비극과재난을겪고있는한국사회의문제를인류사회전체가공통적으로경험해온곤경의일부로보는사고습관에다소간익숙해질수있었다.지금에와서생각해보면,그와같은사고습관이길러지지않았더라면내가《녹색평론》의발간작업에열중하는일도없었을것임은거의틀림없다고할수있다.”
―김종철,〈책머리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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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국가와자본주의가성취된대부분의서구선진국에서문학은대중문화에투항하거나,과민한자의식만을표현한다.거기서작가와평론가들은대학과출판계에안주하거나투신하여스스로제도가됨으로써,사회적‘공감’능력을잃게된다.가라타니고진은‘문학의종언’이한국에서도감지된다면서“1990년대에만났던한국의문예비평가모두가문학에서손을떼었다”고썼지만,최원식의말대로“내가알기론김종철을제외하고문학을떠난비평가는없다”(<한겨레>10월27일치19면).하지만그걸책잡아‘종언’이주는문제의식을송두리째부정하는것은오만이다.근15년동안한국문학이나문학평론가들은《녹색평론》을능가하는어떤사회적의제도만들지못했다.유일하게문학계를떠난그만이그럴수있었다는사실은,결국무엇을반증하는것일까?”

―장정일(소설가),<한겨레>2007년11월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