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녹색평론 서문집)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녹색평론 서문집)

$21.00
Description
이 책은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기념비적《녹색평론》창간사로부터 시작하여, 2020년 5-6월호에 마지막으로 발표된 고 김종철 발행인의《녹색평론》머리말 원고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서문 모음집은 2008년에도 같은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으나,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2009년 이후에 발표된 원고들까지 수록되어 있어 지난 2021년 11-12월호로 창간 30주년을 맞은 《녹색평론》이 그 세월 동안 걸어온 길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른바 ‘생태주의 잡지’로 알려져 있는 《녹색평론》이 어떠한 가치를 지향하면서 구체적으로는 어떤 이야기들을 해왔는지 그 흐름을 살펴보면서, 동시에 한국사회의 변화를 되돌아보는 데 있어서 이 책은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보다 놀라운 점은, 3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도 여기 실려 있는 글들이 오늘날 전 세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시급한 현안들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여전히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세대 전에 쓰여진 글이 여전히 오늘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는 점은 우리 현실에 본질적인 방향전환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일 터이므로 몹시 유감스러운 사실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지구와 지상의 뭇 생명들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고양된 이 시점에도, 국가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가장 치열하게 논해야 할 정치판에서 생명가치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형식적으로도 등장하지 않는 대선을 앞둔 2022년 봄, 한국사회에서 이 책보다 더 긴요한 독서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저자

김종철

金鐘哲,1947‑2020
1947년경남함양에서태어나,진주의남강변에서자라던유년시절에6·25전란을겪었다.전쟁이후마산에서초·중·고등학교를다녔다.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대학원에서영문학을읽고,공군사관학교의교관으로군복무를했다.제대후숭전대학교,성심여자대학,영남대학교등에서교편을잡았다.1970~80년대에는문학평론활동을하다가,1991년에격월간《녹색평론》을창간하여작고당시까지에콜로지사상과운동의확대를위한활동에전념하는한편,2004년에는대학의교직을그만두고《녹색평론》의편집·발간에전념하면서,2011년3월후쿠시마원전사고를계기로한국최초의‘녹색당’창립을위한활동에참여하였다.또,2004년이후10여년간‘일리치읽기모임’이라는이름으로시민자주강좌를개설·진행했다.
저서에《시와역사적상상력》(1978),《시적인간과생태적인간》(1999),《간디의물레》(1999),《비판적상상력을위하여》(2008),《땅의옹호》(2008),《발언I,II》(2016),《大地의상상력》(2019),《근대문명에서생태문명으로》(2019)등이있고,더글러스러미스의《경제성장이안되면우리는풍요롭지못할것인가》(2002),리호이나키의《정의의길로비틀거리며가다》(2007)등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엮은이의말
초판서문


생명의문화를위하여
변화는나자신부터
두려운것은가난이아니다
뿌린대로거둔다
‘지속가능한개발’논리의허구
생명의그물
농촌공동체의재건이급선무이다
선거와풀뿌리주권의회복
世界는하나의꽃
욕망의교육
핵과자동차,그리고쓰레기
쌀문화의종언
희망을위한싸움-자동차에서자전거로
생산력이아니라공생의윤리를
시골학교의폐쇄가뜻하는것
삼풍백화점붕괴를보며
컴퓨터기술,구원인가저주인가
‘고르게가난한사회’를향하여
어떤寓話
살생으로유지되는경제
IMF사태에직면하여
기술의학체제를넘어서
물신주의와생명공학
연대의그물을위해서
9·11테러와‘미국식생활방식’
월드컵경기와공동체
‘선진국’이란과연무엇인가
해방60년,우리는과연성공했는가
‘수돗물불소화’를우려하는발행인의편지
‘국익’논리의함정
한미FTA와민주주의의위기
사상누각의꿈-한미FTA가가져올재앙


용산참사가알려주는진실
민주주의를위하여(1)
민주주의를위하여(2)
지식인과자유의실천
방사능과상상력
좋은사회는어떻게가능할까
합리적정치를고대하며
후쿠시마의거짓말
국가와민중의삶
라틴아메리카에주목하는이유
탈근대적세계를안내하는논리
원점에서생각하는민주정치
해방70년,비틀거리며온길
미국과쿠바의민주주의
시민의회를생각한다
‘촛불정부’가나아갈길
시민주권시대를향하여
세계가풀어야할긴급한과제
‘침략의근대화’를되돌아보며
안보논리를넘어서평화체제로
한반도의비핵화와녹색화
기후변화와농(農)적삶
농경적감수성이쇠퇴할때
침로를잃은민주정부,어디로갈것인가
‘도덕적경제’를새로운삶의원리로
기후위기시대의민주주의
코로나환란,공생의윤리

출판사 서평

적확한예언서?

예를들어보자.코로나사태3년째를맞이하면서우울증이크게늘어나고있다.더욱이전세계적으로는‘기후불안증’이하나의공식적인정신질환으로서인정되기에이를만큼급증하고있다.이러한현상앞에서다음과같은저자의선견지명은유난히돋보인다.
“오늘날인간이경제성장이나개발이라는명분밑에서숲을파괴하고,토착민의삶터를유린하고,생태계의질서를교란하고,그렇게함으로써갈수록거주불능의공간을넓혀갈때,이어리석은일은궁극적으로진화론적존재로서의인간의특성자체를무시하는일이기도하다는점을우리는깊이생각해볼필요가있다.인간으로서우리에게는반드시물질적재화의획득과소비만으로채워질수없는숱한다면적인기본욕구가있다.우리는도덕적존재이고,심미적존재이며,종교적존재이기도한것이다.이러한다면적인인간욕구의균형있는충족이실현되지않을때인간이불행을느끼는것은사람마다의개인적특성이전에인간이라는종(種)으로서의특성이존재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1995년5-6월호머리말중에서)

좋은삶과좋은사회

저자김종철은격월간《녹색평론》을통해서30년의시간동안일관되게,“끝없는성장과팽창을내재적인요건으로할수밖에없는산업경제와산업문화가물러나고,새로운차원의농업중심의사회가재건되는것만이생태적ㆍ사회적위기와모순을벗어나는유일하게건강한길이라는논리”를이야기해왔다.그리고이러한원칙이근본적으로옳은것이라면,“우리는지금보다훨씬더가난해지고,또평등하게가난해야한다”고역설해왔다.다시말해서‘공존공영’이아니라‘공빈공락’이야말로우리가추구해야할올바른방향이라는사실을숙고할필요가있다고간곡하게말해왔다.
즉,개인적자기쇄신에더하여사회의전면적인구조적개혁이필요하다는것이고,이러한메시지를뒷받침하기위해서유수한토착사회의전통,세계여러곳에서꾸준히일어나고있는풀뿌리협동운동,나아가최신경제이론에이르기까지고금을아우르며민중의축적된지혜,사회사상,사회실험들을《녹색평론》은종횡무진으로소개해왔다.그리고이러한선구적노력들은오늘날결국빙산을향해돌진해가는우리사회와우리시대,이‘타이타닉호’를멈추지는못할지언정적어도그러한현실을직시할수있는용기를가진사람들의목소리에힘을실어주면서동시에‘다른미래’에대한비전을준비할수있게도와주었다고평가해도좋을것이다.

가장근본적이고긴요한질문

머리말이라는형식으로발표되었던글들인만큼,각원고의분량은비교적짧은편이지만담고있는주제의무게는결코가볍지않다.제주도개발법,골프장난립,오존층파괴,지구온난화및기상이변,농업의위기및농촌(공동체)의황폐화,‘지속가능한개발’,아마존삼림파괴,생물다양성문제,중국의공업화,무역자유화와농산물개방,핵폐기물,우루과이라운드,농촌초등학교의폐쇄,삼풍백화점,체르노빌,컴퓨터정보기술,유전공학,9ㆍ11테러와‘미국식생활방식’,월드컵경기와공동체,공유지의파괴,수돗물불소화,황우석사태,한미FTA,선거제도,용산참사,촛불시위,4대강,피크오일,후쿠시마,2008년금융파산사태,밀양송전탑,라틴아메리카의21세기적사회주의혁명,지역통화,기본소득등등이책에서언급되고있는소재들을훑어보기만해도《녹색평론》이우리사회와사람살이에대해서선구적이고근본적인질문을던져왔다는사실을독자는짐작할수있을것이다.

생태주의와인간다운삶

우리사회에서일반적으로《녹색평론》은생태주의잡지로알려져있고,고김종철발행인역시생태사상가라는수식어가붙어일컬어지는경우가많다.그런데‘생태주의’란과연무엇을말하는것일까?건강하게살기위해서환경을보살피자는이야기일까?이책을통해독자들은《녹색평론》이구체적으로어떤이야기들을해왔는지그흐름을살펴보면서,생태주의라는것이결국은별다른것이아니라,지구라는유한체계속에서나와이웃과뭇생명체들이평화롭게어울려살아가는방법을궁리하는,오늘의세계에서가장현실에천착한삶의원리라는사실을깨닫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