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이름으로 (가짜 민주주의, 세계를 망쳐놓다)

민중의 이름으로 (가짜 민주주의, 세계를 망쳐놓다)

$18.00
Description
‘대의민주주의’는 근대의 신화이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방대한 실증적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0년 동안 세습된 부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여 불평등이 갈수록 극대화되어왔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그것이 봉건사회가 아니라 자유와 평등이라는 기치를 걸고 시민혁명을 통해 성립된 근대 국민국가 민주정부들이 세계의 표준이 된 시대에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이다. 요컨대 이른바 민주주의국가들이 민중을 대변하지도, 민중의 삶을 보호하지도 못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이율배반적인 결함을 내재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현대세계의 우리 대부분이 민주주의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오인하고 있는 선거대의제는, 민주적 정부가 아니라 과두정과 관료체제를 확립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 이보 모슬리는 《민중의 이름으로》에서 중세 유럽 의회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정치적) 대의제의 연원을 살피고, 19~20세기에 걸쳐서 유럽과 미국에서 ‘민중의 이름으로’ 출현한 대의정부가 오히려 민중의 이해와 정반대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온 과정을 추적한 뒤, 공동체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의 예술이 되어야 할 정치가 한갓 나라의 돈과 호의를 차지하기 위해 파벌로 나뉘어 싸우는 전쟁터가 되어 있는 현실을 냉철하게 점검한다. 그리고 경제·정치 영역을 아우르는 급진적 대안의 노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이보모슬리

IvoMosley,1951-
영국의도예가,작가로서학술지까지망라하여〈텔레그래프〉,〈가톨릭해럴드〉,〈리서전스〉등의다양한매체에사회평론및정치·문화관계글을써왔다.근년에는정치·금융통화제도개혁에힘을쏟고있다.
현대의사이비‘민주정부’들이어떻게이세계를사회적·생태적으로망가뜨려왔는가를살펴보는한편,‘대의제민주주의’라는허상을그기원으로부터추적하여진정한민주주의의도래를위한초석을마련하고있는책《민중의이름으로》는저자가앞서출간한DumbingDown :Culture,PoliticsandtheMassMedia(2000),Democracy,FascismandtheNewWorldOrder(2012)와마찬가지로〈스펙테이터〉,〈더위크〉,〈텔레그래프〉,〈데일리메일〉등많은매체의주목과호평을받았다.좀더최근에출판된BankRobbery(2020)는《민중의이름으로》의4장에서개관하고있는현대금융시스템의부조리를더욱철저히파헤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오늘날의‘민주주의’?는정말로민주주의인가
제2장?‘대의민주주의’?라는환상을구축하기
제3장?영국에서의대의정부
제4장?부채는어떻게세계를지배하게되었나
제5장?세계로수출된대의정부
제6장?현대의과두제─기업과정부
제7장?민주주의와좋은정부
역자후기
참고문헌
색인

출판사 서평

‘대의민주주의’는근대의신화이다
세계가치설문조사(WVS)에따르면,민주주의를부정적으로인식하는한국인이뚜렷하게늘어나고있다.1998년에는그수가전체인구의대략17퍼센트에불과했으나2020년조사에서는30퍼센트까지증가했다.아마도일차적으로그것은IMF외환위기에이어2008년글로벌금융위기의파고를경험하면서,민주주의도좋지만우선먹고사는문제가더급하다는인식이일반시민들사이에팽배해진탓일것이다.그러나민주주의(정치)가먹고사는문제와관계가없다는오해가만연해있다는사실도우려스럽지만,공동체가삶을영위하는원리로서민주주의의가치에대한신념이크게훼손되었다는것은우리모두가경각심을갖고주의를기울여야할현상이다.
더욱이이것은비단한국사회에국한된사정도아니다.갈수록악화하고있는생태적·사회적위기속에서권위적정권이나포퓰리즘정치가지구촌곳곳에서득세하는현실이그것을말해준다.민주주의는시효를다한원리인것일까?실제로민주주의국가를표방하는국민국가체제가주류가되어온지난한세기동안전세계에서불평등은극대화되었고정치권력은소수엘리트집단의손에세습되고있고,인류의미래를송두리째위험에빠뜨리고도그어떤변화도만들어내지못하는성장과소비주의문화가기승을부리고있지않은가.민주주의라는것은공동체의합리적의사결정을통해서좋은사회를가져오는데쓸모없는도구가아닌가?
확실히현재의지배적인정치·경제틀로인류사회가맞닥뜨린전례없는실존적위기를극복하기는어려워보인다.그러나그탓을민주주의로돌리는것은잘못이다.왜냐하면이세상을망가뜨린것은민주주의가아니라민주주의의가면을쓴과두체제이기때문이다.저자는이른바민주주의국가들이채택하고있는선거대의제가실제로가져온것이무엇이냐고묻는다-민주주의를약속했지만도리어거대한관료체제와,초부유층에게완전히의존적이되어버린민중을낳지않았는가.인구규모가크고복잡하게얽혀있는현대세계에서민주주의를구현하기위한방편은대의제밖에없고,그리고선거대의제는민주주의(좋은정부)를실현한다는우리의통념은근대에들어와서만들어진신화에불과하다는것을이책은논증하고있다.

부채가세계를지배할때,사회적·생태적지속가능성은위협을받는다
이책의전반부가대의제가현대사회에유일하게가능한민주주의라는뿌리깊은신화를걷어내기위해서그것의부조리함과기원을밝혀내는작업에바쳐져있다면,중·후반부는참다운민주주의가성립하기위한근본적토대,즉민중이주체적인삶을영위하는것을가능하게하는자립과자치의조건으로눈을돌리고있다.이책이민주주의를논하고있는일반적문헌과다르게독특한지위를갖는것은바로그때문이다.그리하여이책4장은시민혁명에성공하여정치적권력을손에넣게된중산계급이근대적은행제도를구축하여(금융업자들에게터무니없는특권과특혜를보장함으로써)바로그들이대표한다고하는민중의자립적생활을파괴하고자신들의과두체제를확립해온과정을소상하게밝히고있다.저자의분석에따르면,오늘날이른바민주정부(대의정부)들이하나같이경제성장에목매면서그것이수반하는생태적·사회적대가가아무리크고치명적인것으로밝혀져도방향전환을하지못하는이유는,근본적으로우리의경제생활이부조리한금융통화제도에속박되어있기때문이다.
“지난두세기동안선거대의제가표준이되어온결과,오늘날전세계는과장할수없을만큼위험한상황에처해있다.금융위기는빙산의일각에불과하다.권력은(민중이아니라)각국정부의손에있고,통치자들은스스로이성적이며진보적이라고주장하지만전쟁,오염,낭비,환경파괴를가져왔고,(국민에게)설명책임이없고무책임한소수특권층에게국가의자산을넘겨주는일에협력해왔다.자유와민주주의의이상은내동댕이쳐졌다.수많은사람들의삶이비밀리에설계,집행되는시스템에속박되어있다.농장,주택,사업체,일자리,재산,생계,인간의삶이거대한기생충같은금권정치의손아귀로넘어간상태”(235~236쪽)라는것이저자의냉철한현실진단이다.이책의5장과6장에는19~20세기에걸쳐유럽과미국에서새롭게만들어진대의정부가전세계로확산되어지배적인정체(政體)로자리를잡아가면서,정치제도로서의민주주의뿐만아니라민주적가치들까지도훼손된과정들이명료하게서술되어있다.

민주주의는가능하다,그리고돌파구가될수있다
마지막장에서저자는21세기의지금까지도건재하고있는진정한민주주의의사례들-스위스코뮌과칸톤,미국뉴잉글랜드지역의주민총회,덴마크크리스티아니아의합의정치외에도,남아메리카포트투알레그레의참여예산제,중국지방정부의배심원제(시민의회),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시민의회등을소개하면서민중이좋은통치의주체가될수있다는사실을역설한다.현재인류사회및지구공동체가맞닥뜨리고있는미증유의위기는복합적인것이며,단일국민국가수준에서해결할수있는성격의것이아니다.다시말해서,선량한시민들의개별적인각성과실천이나기존의정치·경제체제아래에서(부분적인)개량을성취하기위한노력은헛수고가될공산이크다.인류문명의지속가능성을확보하기위해서,아니근대의이상-자유와평등에더다가가기위해서도,우리는근본적인변화를목표로삼고급진적인대안을제시해야할지점에와있다.이책은우리가그길로첫발을내딛는것을가능하게하는동력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