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편, 이 시들은 (김명수 시집)

77편, 이 시들은 (김명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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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온 이후 꾸준하게 시작(詩作) 활동을 이어온 김명수 시인이 77편의 신작 시를 엮어 11번째 시집을 내놓았다.
올해 희수를 맞은 시인에게 있어서 시는 무엇인가, 시를 왜 쓰는가, 라는 화두는 여전히 그의 문학활동의 중심에 있는 듯하다. 김명수 시인은 “시는 세계를 파악하는 한 방법”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오직 진실 속에서 살아가면서 시대와 현실에 대응하고자 하는 시인의 문학적 실천이 1970~1980년대 동안에는 김창완, 김명인, 정호승 등과 함께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의 권력구조, 거대담론에 근원적 의문을 제기하며 “무엇이 인간을 구속하고 무엇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가”를 사색하는 데 초점을 좀더 맞추고 있었다면, 근년에는 더욱 확장된 시야와 원숙한 기량이 드러나는 조어를 통해 “더 근원적으로 병들어가는 지구”로 표상되는 인간성 및 인류문명의 실존적 위기를 깊이 아파하면서 “사라지는 벌들과 절멸되는 고래들, 먼 우주를 밝히는 별들의 고독과 바위들의 적막”에 대해서, “꽃들과 열매들의 한없는 헌신”을 그려내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 것같이 보인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시인의 산문과 자전적인 시 등이 실려 있어서 김명수 시인의 시 세계와 철학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단절을 요구하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우리는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문학적 실천을 실행해야 할 것인가.” 산업기술문명은 우리 삶의 기초적 구조, 일상생활의 영역, 우리들의 내면까지 착실히 식민화해왔다. 그럼에도 자연과 우주적 연관에서의 인간 존재의 의미를 의식화하고 가시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시인들이 있어서 우리는 여전히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만질 수 있는 것, 만질 수 없는 것 … 이 산, 이 돌, 이 길에 있는 무형의 것들에 대한 화평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시는 뒷냇물이 하는 말을 받아 적는 거란다. 그리고 살구꽃이 피어 있을 때의 마음을 받아 적는 거란다. 또 보리밭 위로 날아오르는 종달새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거란다.
그때 뒷냇물이 살구꽃이 보리밭이 종달새가 너희들에게 무슨 말을 걸어올 거야. 그걸 받아 적는 게 시라고 한단다.
모든 사물들은 다 말을 하고 있단다. 그 말을 우리가 듣지 못할 뿐이지.”(〈강6〉 중에서)
저자

김명수

金明秀
1945년경북안동출생.1977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시〈월식〉이당선되며등단했다.
시집으로《월식》,《하급반교과서》,《피뢰침과심장》,《침엽수지대》,《바다의눈》,《아기는성이없고》,《가오리의심해》,《수자리의노래》,《곡옥》,《언제나다가서는질문같이》등이있으며,동시집《산속어린새》,《마지막전철》,《상어에게말했어요》와동화집《해바라기피는계절》,《달님과다람쥐》,《엄마닭은엄마가없어요》,《찬바람부는언덕》등아동문학도서와번역서도여러권펴냈다.
오늘의작가상(1980년),신동엽문학상(1985년),만해문학상(1992년),해양문학상(1997년),창릉문학상(2016년)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
강1/강2/강3/강4/강5/강6/강7

2부
별목걸이/바위들음악/무지개새/바다거울/은하수생각/모과/새끼고양이세마리/코없는그물/형제의집으로가려하는데/열매들마을/상관/흰국화검은목련/초목의관계/대통령,대통령들/진입로/설문지/국립묘지

3부
향로봉/동시집제목/상속/보보의시/호랑이와고양이/무지개타는강아지/고양이비애를생각해보게/나나니벌아,쌍살벌아/꽃목걸이/여권없는자/음악의순간/목걸이도마뱀/빛목걸이/잎들,잎들/이것없다면

4부
너희들이넘노는홑이불덮고/모든꽃의형제/구름어머니/맨드라미열쇠/내자전거에비밀번호가있습니다/미결에대하여/나는어린이방에서잠잔다/내일은춘분/고물상/고글,헤드세트,장갑,특수복은팔지마세요/방동사니독립/금송화/백내장/라면을끓이는시/말과소와강아지를본적이없어요/연결,근접성그리고그것과함께의적막감/황금뱀/모래내시장/쌓으며쌓이며/자색구름/곤충보호법

5부
금잔화꽃차한잔/만국기/다시향로봉/지하철열차나무/대지와달빛의이웃을위하여/도장나무내력/무엇이우리에게남아있어서/폐쇄의밖/배낭/그림자의그림자/우리는누구에게묻고있나요/바위들음악을함께들어라/달빛과인공위성불빛아래/세계의안팎/아니다,라는말이들렸다/작살맞은고래를위한만가/사라지는벌들에게

시인의산문/세계와인간의자유
후기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모든게거꾸로가는세상에서너무나당연한삶의이치를이야기하는것이시인입니다.우리인간이사회의일부일뿐만아니라자연과우주의일부이며,우주의모든존재는상호의존의빈틈없는관계를맺고조화와균형속에하나로이어져있다는관점은,아마도시적은유의근거이며시적감수성의본질일것입니다.시의언어는이세계를살아있는생명과정령들의공간으로파악하는애니미즘에뿌리를두고있습니다.그러므로이시대에좋은시가무엇보다우선해서해야할일은사라져간마을의신(神)들에대해서이야기하고,하나의생명체로서인간이누릴수있는참다운행복이무엇인가에대해서끈질기게묻는것이아닐까요.
시는우리가불편함을감수하면서도생각하고느끼도록부추깁니다.진실로아름다운것과속악한것을직관적으로구별할수있게해주고,선과악의본질적인차이를알게도와줍니다.그래서시가역사의주변부로밀려나고하찮은취미생활로강등되었을때,인간은꿈꾸는법을잃어버리게되고변혁의가능성은한없이줄어드는것입니다.
이시집에담긴77편의시들은절대적인삶에대한긍정과우주적존재로서의인간에대한깊은이해속에서모든소박한삶의근원적인존엄성과아름다움을노래하고있습니다.시인은근본적으로겸허한태도와감수성이묻어나는담박한언어로원초적조화의삶에대해서,인간이아득한옛적부터자연의품속에서누려온본래적삶의방식에대해서부단히환기하고있습니다.마치우리모두의내면에있는시인을불러내려고하는것같습니다.
- 〈추천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