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과 함께 오른 희망원정대의 가슴 뭉클한 휴먼 다큐멘터리!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뛰어넘어 서로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희망원정대〉가 장애인과 함께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에 올랐다.
히말라야 16좌 정복을 눈앞에 둔 산악인 엄홍길을 원정대장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오른 히말라야?킬리만자로 등정은 대원들 각자가 안고 있던 보이지 않는 벽을 없애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동정의 대상이고 싶지 않은 장애인과 왠지 바라보고만 있어도 미안한 마음에 도와주고픈 비장애인 사이의 깊은 마음의 골을 메우고, 스스럼없이 도움을 주고받는 편안한 관계에 이르기까지, 힘겨운 산행을 서로의 동무가 되어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에 올랐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행 모습을 칼라사진과 그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이 작은 시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겁게 어울리는 세상, 편견과 미움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배려해 주는 세상이 되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런 도전이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희망원정대〉의 탄생 스토리
〈희망원정대〉는 KBS 제3라디오의 조휴정 PD에 의해 기획되었다. 조 PD는 KBS 제3라디오의 〈윤선아의 노래선물〉의 연출을 맡으면서 엄지공주 윤선아를 통해 장애인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스스로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는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제까지 눈앞을 가리고 있던 색안경이 벗겨지면서 그들이 차마 말하지 못한 삶에 대한 열정, 도전,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떠올린 생각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희망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정상까지 오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 PD는 생각지도 못한 반대의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위험한 히말라야 정상 등반에 도전할 장애인도 없을 뿐더러, 오른다 해도 인사사고 등의 위험이 뒤따르는 무모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들 스스로가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도전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소리 높여 외치고 싶어했다. 누구 못지않게 삶에 대한 열정과 희망과 꿈이 있다고. 비장애인들처럼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그 이유만으로도 〈희망원정대〉는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누가 그들의 도전을 막을 수 있었으랴.
우여곡절 끝에 2005년 1월 24일 1기 희망원정대가 히말라야를 향했고, 2005년 12월 5일 2기 희망원정대가 킬리만자로로 향했다.
“위험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장애인이 가지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 부수기
KBS 제3라디오 〈윤선아의 노래선물〉의 MC를 맡고 있는 엄지공주 윤선아 씨가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장애인이면 당연히 술을 못 마실 줄 알고 이렇게 물어요. ‘술 못 마시죠?’라구요, ‘술 마실 수 있어요?’라고 묻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이런 생각 끝에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참 많은 편견과 마음의 장벽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비장애인, 여자-남자, 부자-빈자, 지방색, 인종의 벽…….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산행은 단지 육체적으로만 힘든 것이 아니다. 그것은 편견을 깨고 아집을 버리는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의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 반면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을 도와주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도움을 받고 싶지 않는 사람과 도와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소통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서로 함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생긴 오해와 갈등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기회는 별로 없다. 학교도 나뉘어져 있는 데다 장애인들의 사회 활동에 제약이 많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 희망원정대에 참여한 멘토들 역시 산행은 물론이고 장애인과 함께 뭘 해보는 것 자체가 처음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만남 자체가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 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런 어색함과 거리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어울려 산에 오르는 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구분은 사라졌다. 같은 목적을 위해 뜻을 모으고 힘을 모으는 친구가 되어갔다. 대원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대화를 통해 찾아가고 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방법을 찾는 것, 이것이 이번 희망원정대의 또 하나의 목표였다.
처음엔 장벽을 극복하지 못할 줄 알았다. 장애인을 보면 어색해,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랐고, 괜한 미안함에 어쩔 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알게 되었다. 무릎을 굽혀 휠체어 장애인과 블루스를 추면 되는 것이고, 어떻게 도와줘야 하느냐고 담담하게 물으면 되는 것이고, 시각장애인에겐 반찬을 가까이 놓아주며 설명해 주면 되는 것이고……, 아니다, 그저 다정한 눈으로 바라만 봐도, 웃는 얼굴로 인사만 건네도 우린 친구가 될 수 있다.
장애인들의 용기 있는 도전
헬렌 켈러는 ‘신은 한쪽 문을 닫으면 반드시 다른 쪽 문을 열어 둔다’고 하였다. 선천성 장애이든 중도장애이든 장애는 또 다른 삶의 선택을 의미한다.
“눈을 떴는데 하반신 마비라는 거예요. 기가 막혔죠. 처음에는 죽는 줄 알았어요. 받아들이기 힘든 나이였으니까. 평생 집에만 있어야 되는 줄 알았어요.”
운동을 좋아하던 이윤오는 청소년 시절 폼 잡고 바람을 가르고 싶다는 마음에 올라탄 오토바이로 인생이 뒤바뀌었다. 그는 이후 경기용 휠체어를 만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저는 꼭 가야 되거든요. 처음에는 이런 몸으로 산에 오르는 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어요. 사람이 처음 걸어간 발자국은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길이 된다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그 높은 산에 올라간 장애인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더구나 휠체어 장애인이……. 내가 올라갔다 오면 다른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꼭 가야 해요.”
휠체어를 타고는 산을 오를 수는 없다. 그래서 휠체어 장애자들은 핸드워킹이라는 방법을 통해 두 발이 아닌 두 손으로 히말라야, 킬리만자로를 등반하기로 했다.
장애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것이 문지방이라고 말한다. 밖에 나오기가 그만큼 어렵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윤선아 씨는 말한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안 겪어본 사람은 절대 몰라요. 내 힘으로 한 번도 못 걸어보고, 도도하게 살아볼 수 없는 게 얼마나 억울한데요. 5분만이라도 건강미 넘치는 여자로 살아보고 싶어요. 평생 아쉽죠. 살찐 거 고민하는 거 보면 저한테는 사치로 느껴져요.”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은 혼자만 감당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은 히말라야, 킬리만자로에 오르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서, 내 친구를 위해서 용기를 내는 것이다. 자신이 당당해야 그들이 상처를 덜 받기 때문에!
희망원정대의 장애인 대원들 대부분은 야트막한 동네 뒷산도 올라본 적이 없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그들은 용기를 내어 99퍼센트의 불가능과 고정관념을 뛰어넘었다. 할 수 있다는 믿음, 해보고 싶다는 바람, 나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는 이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 그것이 장애인 대원들이 갖고 있던 1퍼센트의 용기였다. 그 1퍼센트의 용기를 안고 저 하얀 산, 눈의 집으로 갈 것이다.
거듭되는 좌절과 극한의 도전
자유롭지 못한 신체로 고도가 높은 산에 오른다는 것은 장애인 대원뿐 아니라, 멘토로 참여한 비장애인에게도 체력적으로 극한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특히 휠체어 장애인 대원과 함께하는 멘토는 핸드워킹의 보조는 물론 40킬로그램이 넘는 휠체어를 어깨에 짊어지고 운반해야 하는 ‘노동’이 더해지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그런 멘토를 바라보는 홍석만 대원과 문정훈 대원은 땀으로 얼룩진 자신의 몸보다는 서로의 멘토를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제가 힘든 것 보다요, 상두 형이 아픈 것 같아서 걱정돼요.”
하지만 누구보다 힘든 것은 장애인 대원들 자신이었다. 그리고 고단한 산행은 홍석만 대원의 기절로 다급한 상황을 맞는다. 무리한 산행으로 허기가 진데다 2,700미터 고산 지역에서의 적응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복한 석만 대원을 뒤로 하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고도 왠지 모를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모든 대원은 몸을 뒤척였다.
“석만아, 제발 눈 떠! 죽으면 안 돼!”
히말라야, 킬리만자로 등반에서 가장 힘든 것은 고소증상이다. 고소증상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소가 부족하고 기압이 낮아져 저지대의 기압과 산소에 익숙한 사람에게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이다. 가볍게는 두통, 어지럼증, 탈수 현상 등의 증세가 나타나지만 심할 경우 뇌수종이나 폐수종으로 번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산을 오를수록 대원들 대부분이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을 이기려고 노력했다. 우리의 삶에서 사람들과 싸우고 사회적 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