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소설을 읽는 것일까?
누구나 독서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또 들어왔다. 하지만 독서가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 아닌, ‘정서적’ 텍스트인 소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이로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적절한 답을 내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 책은 그 물음, 즉 ‘독서의 중요성’, 특히 문학작품의 위력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그 답변은 “문학작품은 상처받고 고립된 인간의 영혼을 치유한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한다.
문학작품은 어떻게 인간의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가?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내밀한 아픔을 보편적인 것으로 재구성하고, 모호한 현재 자신의 느낌과 직접적으로 맞닿을 수 있으며, 소설 속의 인물을 통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투사한다. 이미 개인적으로 슬픔이나 분노, 소외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던 즈음 문학작품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문학작품 속의 인물과 함께 그들이 처한 고통과 갈등상황을 느낌으로 공유해 나간다. 감동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그때의 울림을 통해, 자기가 지닌 것과는 다른 형태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하고 그것이 자기의 것일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혹은 자기만 안고 있다고 생각한 아픔과 상처를 다른 사람도 겪고 있다는 확인을 통해 고립감과 외로움이 주는 당혹스러움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이야기를 통해 얻게 되는 느낌들과 그밖의 모든 것(특히 자기자신)에 대한 느낌들과는 직접적인 연계가 있다. 문학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감정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걱정거리와 분노,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들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문학작품은 마치 요술 거울처럼, 베일에 싸여 있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을 비춘다.
비블리오테라피 Bibliotherapy?
'Biblio-'는 그리스어로 ‘책’을 뜻하는 단어로서, 비블리오테라피는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를 칭하는 말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문학작품을 심리치료에 이용하는 독서치료와 그 효과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독서치료의 대상은 전문적인 치료를 요구하는 신경증환자라기보다는 크고 작은 아픔의 기억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우리들이다.
이 책 《비블리오테라피》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문학작품들과 여러 상담사례를 통해 일상의 독서활동이 불완전하고 상처받은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위안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동, 청소년, 노년층을 위한 독서치료의 가능성을 세분화하고 성년기에 처할 수 있는 위기상황과 스트레스, 불안에 시달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문학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이나 시는 이제 끝이 났으며 독서는 이미 그 명을 다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생각일 뿐이다. 시나 소설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존전략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소설 읽기의 구체적인 효용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구성
-제 1 부 Read For Your Life
열린 독서를 방해하는 적들
저자는 무엇이 자신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열린 독서를 가로막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이 책을 시작한다. 이를테면 그는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학과과정에서의 문학수업을 문제로 삼고 있다. 문학수업을 통해 우리가 권장 받고 있는 책들은 오랜 세월을 통해 고전이라 인정받은 것들이다. 그 텍스트들의 권위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전문적으로만 다루어와졌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작품 속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방식이나 이미지와 상징, 플롯을 찾아내는 패턴이 기계적으로 주입된다. 하지만 그것은 독서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접근에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진실에 대한 공감은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싶은 것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통해 제 스스로 얻는 것이다.
-제 2 부 ~ 5부
삶과 연결된 책읽기 - 주제나 상황에 따른 독서치료의 구체적 사례
우리는 독서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하고, 현재 자신의 느낌을 만나며, 앞으로의 자신의 모습을 투사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제한된 시?공간 안에서 살 수밖에 없는 우리가 책을 매개로 하여, 훨씬 자유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또한 유년기, 성장기, 노년기 각각의 시절에 독서가 어떠한 효용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결혼이나 이혼, 가까운 이의 죽음, 시대적 상황에 따른 고통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독서가 실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주제에 따른 문학작품과 상담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원서에 소개되어 있는 문학작품이나 작가들 중 한국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있어서, 편집부에서 각각의 주제나 상황에 맞는 국내도서나 번역물들을 선정하여 각 장 뒤 <이럴 땐 이런 책>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해 두었다)
-제 6 부 : 결론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 핵심적인 것은 독서가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능력이 지금보다도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읽는 행위를 지루한 것으로 만드는 현재 문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문학교육의 모습을 제안한다. 또한 열린 독서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