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벽의 대화 (지허스님의 토굴일기개정판)

사벽의 대화 (지허스님의 토굴일기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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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출가자들이 토굴수행을 왜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편의 서부영화처럼 펼쳐보여주는 『사벽의 대화』. 이 수기는 지허스님이 정암사에서 20여리 떨어진 토굴 '심적'이라는 곳에서 1962년 1년동안 수행한 기록이다. 이는 혼자 수행한 것이 아니라 범어사 출신 수좌인 석우스님과 공동 수행한 내용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으며 두 스님의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선방일기를 쓰기 이전의 지허스님에 대한 행적, 고뇌, 수행에 대한 정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수준 깊은 불교철학의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저자

지허

저자지허는1957~1958년사이출가한것으로추정된다.구전에의하면서울대를졸업하고탄허스님문하로출가했다고한다.1962년~1963년사이1년간강원도정선정암사에서20여리떨어진토굴에서수행했고이때의기록이《대한불교》에연재된적이있다.1975년입적했다는진술이있으나확실치않다.

목차

책을펴내며진리의길,스님의길!_송암4
두번째쓰는머리말사벽의대화를이해하기위한제언_송암8
재회再會13
토굴정경土窟情景20
간경생활看經生活44
우거寓居59
고행苦行66
나신裸身72
그림자80
정신과육체100
가능성과한계성112
이해와사랑149
회상回想173
종언終焉188
해제『사벽의대화』를읽고_김광식/동국대교수196
평론철저한‘구도’와‘보살정신’의실천_장영우/동국대교수216
심적암순례기두수좌,목숨건수행현장에서한국불교의
밝은내일을만나다_심정섭/법보신문기자239

출판사 서평

한국근현대불교사에는치열한수행을하고,주어진소임에최선을다해살면서밤하늘의별빛과같은지성의흔적을남겨놓고도제대로평가받지못하는수행자가많다.이를테면대접받지못하는스님이적지않다.무명의용사와같이그들의이름,행장,평가는우리들의시야를멀리벗어나있다.그런스님중에한사람이이책의저자인지허스님이다.
이책은지허스님이『선방일기』보다먼저썼을것으로추측된다.지허스님이어떤연고로당시〈대한불교신문〉에연재했던‘불교신앙수기’다.출가자들이토굴수행을왜해야하는지,어떻게해야하는지를마치흥미진진한한편의마카로니서부영화처럼펼쳐보여주고있다.
『선방일기』와쌍벽을이루고있는‘토굴일기’인이『사벽의대화』는‘불교신앙’은진리와자신이둘이아님〔信解不二〕을알아벗어나지않고나아감〔行證不二〕의향상일로(向上一路)를말해주고있다.
또한후학은선학의자취를찾아야하고학인은고인의발자국을따라야한다.모름지기후학이나학인은자기가확립될때까지는철저하게벗어나지말아야불교공부에성과가있고절벽에서떨어질위험에서벗어나며나아가무소득의소득도크다는것을체감할수있다.이것은수행인생을살면서조금만생각해본사람이라면누구나쉽게느낄수있는일이다.

오늘날우리불자신앙의행태는출가·재가를막론하고되돌아봐야할점이많다.보다더과거의사표에의지하고선각자의가르침을신봉해야한다는뜻이다.이에즈음하여토굴수행의사표가될문헌이발굴되었으니,바로이『사벽의대화』이다.오랜세월창고에서휴식아닌동면에있다가바야흐로동면을벗어나게되었다.이책의주안점을대강살펴보면다음과같다.

첫째,이수기는지허스님이강원도정선군고한읍고한리에위치한정암사에서20여리떨어진토굴인‘심적(深寂)’이라는곳에서1962년봄부터1963년봄까지1년간의수행기록이다.정암사는월정사말사로,신라의고승자장율사가부처님사리를보관한수마노탑이있는절이다.그래서5대적멸보궁으로이름이높은사찰이다.지금도정암사가위치한함박산의산중턱에는심적암이라는암자가있다.

둘째,이수기에는지허스님이토굴에서혼자수행을한것이아니라범어사출신수좌인석우라는스님과공동수행을한내용이세밀하게묘사되어있다.이전에공개되어출간된『선방일기』가공적인선방에서의일기라면,이일기는은둔된수행처의대명사인토굴(土窟)이라는공간에서의수행기록이다.때문에수기에는지허스님과석우스님의대화가주내용이다.

셋째,이수기에는『선방일기』를쓰기이전의지허스님에대한행적,고뇌,수행에대한정서를파악할수있는내용이다수나온다.그러나지허스님은이수기에서자신의수행기록,은사에대한편린을소개하면서도자신의존재에대해서는베일에싸이게하였다.다만해인사강원의입방포기,고령반룡사에서대처승에게50일간화엄경을배운내용,지리산토굴로가기직전은사의발언,봉화축서사안거,대화백석산의토굴수행,잠간의한산사체류등이간략히나온다.

넷째,이수기에나온지허스님과석우스님의대화는아주수준이깊은불교철학의내용이상당하다는것이다.두스님들의대화소재는존재,자연주의,구도,화두,위선,도,양생,여래,그림자,정신과육체,우주,변증법,인간의가능성과한계성,실존,인간적,죽음,장자,중론,아트만,열반,반야,마하반야바라밀,성인(成人)과성인(聖人),신격화와인격화,휴머니즘,성인주의(成人主義),부조리,허무,시간과공간,자연법칙,사랑,보살,무와공,절대적인무,절대적인유,무의자각,완전한긍정,발심,계율,고독,현실,절망,근로,희생,행동,낙관,인간고,행동등이었다.그리고이런대화에는서구의실존철학의냄새도상당함을느낄수있다.즉불교와서양철학의접목,아니면제3의길을모색하는모습도가늠할수있다.

다섯째,이수기를통하여우리는1960년대수좌계의단면,불교지성인의고뇌등을가늠해볼수있다.흔히1960년대는불교정화운동의일단락(통합종단등장),대처승과의갈등,불교근대화,재정화추구,승려와신도의갈등등을역사적사실로떠올린다.그러나이수기에나온대화에는당시불교계일각에서고뇌하는스님지성인이적지않았음을은연중알려준다.

여섯째,이수기에는토굴생활의정황이눈에선하게나온다.이런토굴생활은작금의토굴과는전연이질적이다.주식은꿀밤가루,반찬은무와소금혹은곰취나물,방안은가마니와흙벽,나무하기등등이토굴생활을대변한다.특히된장국냄새로발동된식욕을차단하였다는이야기는감동을발한다.“최소한의육체적조건에응하면서최대한의정신적인개발을도모해보려는게토굴생활의필요성”이라는석우스님의발언은진지하다못해엄숙하기까지하다.
‘유야무야(有也無也)’라는화두를잡고,토굴에서정진을거듭하던지허스님이화두를타파하였는지,입적으로열반의세계로갔는지는알수없다.그러나〈사벽의대화〉에는그의고뇌,의문,진정성이가득함은분명하기에불교를사랑하는사부대중에게지침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