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미즘이라는 희망 (삼라만상에게 길을 묻다)

애니미즘이라는 희망 (삼라만상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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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애니미즘이라는 희망』은 평생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희망했던 시인이며 농부인 야마오 산세이가 살아가는 의미를 묻는 모든 사람들에게 5일 동안 시와 함께 들려주는 잔잔한 감동의 강연록을 담은 책이다. 사상 안에 앞으로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희망의 근원이 있다고 믿는 저자의 생각을 만나보며 진솔하고 따뜻한 저자의 육성에서 이 시대의 고민을 넘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을 전해준다.
저자

야마오 산세이

저자 야마오 산세이는 1938년 태어나 와세다 대학 문학부 서양철학과를 중퇴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부족’이란 이름으로 대안문화공동체운동을 했으며 1973년 가족과 함께 네팔, 인도 성지순례를 했다. 1975년 도쿄에 호빗토란 이름의 ‘모든 사람이 꿈꾸는 살기좋은 마을’만들기에 참가하여 무농약채소 재배와 판매를 했다. 그 뒤 1977년에 온 가족이 일본 남쪽의 작은섬 야쿠섬으로 이사했다. 이곳에서 버려진 마을을 다시 세우고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시와 글을 발표했다. 삼라만상 온갖 것이 모두 신성한 존재임을 깨닫고 지구의 미래와 희망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해온 그는 2001년 그의 별 오리온으로 영원히 돌아갔다. 지은 책으로는 『성스러운 노인』『여기에 사는 즐거움』『물이 흐른다』『더 바랄게 없는 삶』과 시집 『야자잎 모자 아래서』등이 있다.

목차

1 삼라만상에 깃든 영혼
2 내 인생의 나무 한그루
3 말에도 영혼이 있다
4 가족이라는 거울
5 시지프스의 형벌
6 나는 누구인가?
7 바르고 강하게 산다는 것은
8 흙이 있는 인생
9 물이라는 신
10 나의 마지막 집
11 신의 뜻대로
12 영원히 살아숨쉬는 불
13 사랑과 업은 같은 것
14 나는 당신에게 속해 있다
15 존재의 수레바퀴

후기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일본의 시인이며 농부였던 야마오 산세이가 ‘애니미즘’을 주제로 한 5일간의 강연록이다. 그는 평생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희망하였으며, 실천 속에서 소비문명을 초월하기 위한 성찰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다. 대학을 중퇴하고 사회운동에 참여해 문화공동체운동과 일찍부터 유기농업을 실천했다. 인생의 후반기에는 일본 남쪽의 작은섬에서 농사일과 시를 쓰며 자연 만물의 영험함을 깨닫고 경외히며 자연을 벗어난 인간의 구원이란 헛된 망상임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이러한 그의 성찰을 담고 있다. 동화처럼 어렵지 않은 그의 시를 이야기의 마중물로 해서 삼라만상이 신성하다는 애니미즘에 관한 진솔한 그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넘치는 자유속에서도 방황하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의미를 묻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며 희망을 얘기하는 책이다.

삼라만상에 깃든 영혼의 울림을 듣자!
야마오 산세이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진보하는 시간을 살았으며 그 결과 인간성의 피폐와 생태계 파괴와 같은 위기를 자초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진보란 과학의 발전과 경제 성장, 즉 물질세계를 향한 강박적인 추구를 뜻한다. 따라서 오늘날 현대 문명세계는 경제와 과학이라는 신화가 지배하며 인간의 내면에 기쁨과 위안, 평화보다는 방황이나 갈등으로 자신의 영혼을 탕진하는 소비적이며 파괴적인 심성을 심화시켰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세계는 전쟁과 학살이 끊이지 않고 부의 편중으로 가난과 굶주림이 더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어야 할 종교는 광신적이며 배타적으로 변질되고 어떤 때는 세상을 기만하는 도구로 전락해버렸다는 통념이 만들어졌다. 이 모든 상황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허울뿐인 것이다.
그는 이 모든 우울한 현상의 바탕에는 지금까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물질적 삶의 철학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진보하는 시간의 삶이다. 이 책은 이러한 숨막히는 현대문명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야 하는데 그것은 순환하는 시간의 삶을 사는 것이다. 즉 아무리 과학이 진보하고 경제가 성장한다 해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나고 자라고 늙고 죽어가는 사이클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우리 개인의 육체와 의식은 회귀하고 순환하는 자연의 시간에 예속되어 있다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는 문명의 속도가 컴퓨터관련의 기술이 상징하듯이 눈이 빙빙 돌 정도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문명의 발달에 발맞추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인양 되어버렸다. 생명의 근원적인 존재에 대한 성찰보다는 과학과 경제라는 신화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진보하는 시간의 삶에서 벗어나 순환하는 시간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것은 곧 삼라만상 속에 깃든 영혼의 울림에 귀기울이는 삶이다. 그것이 바로 바로 애니미즘 사상이다.

왜 지금, 애니미즘인가?
삼라만상에 영혼이 깃들어있다는 애니미즘 하면 많은 사람들이 원시적인 세계, 스산하고 이상한 주술이나 토템을 숭배하는 세계라고들 생각하지만, 야마오 산세이는‘애니미즘’이라는 사상 안에 앞으로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희망의 근원이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삼라만상과 마주하는 개인이 돌이든 나무든 물이든, 만상 중에 어느 것에서 기쁨과 안심, 위안을 받고 그것을 타자와 공유하는 새로운 애니미즘사상은 개인이 개인으로 존재하면서 그것을 초월하는 자유를 내장함과 동시에 환경문제라는 우리에게 직면한 과제를 해결해가는 작지만 중요한 방법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애니미즘은 라틴어 아니마가 어원인데 생명 정령, 영혼 등를 뜻한다. 폭력적인 현대 물질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삼라만상의 신성함을 깨닫는 아니마의 회복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아니마의 회복은 근래들어 대중문화의 소재로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를 비롯한 일련의 애니메이션과 엄청난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엉클분미> 등이 애니미즘을 근간으로 한 영화들이다. 이는 거대 자본에 의해 애니미즘이 상품화되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탐욕으로 망가져가는 지구의 위기를 인정하고 각성해야 한다는 자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애니미즘이라는 희망
야마오 산세이는 인간의 특성중 하나로 신을 의식한다는 점을 꼽았다. 신이라는 존재가 언제 어디서부터 인간의 정신에 깃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태곳적부터 인간에게 깊은 기쁨과 위안을 주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에게 사람들은 신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야마오 산세이는 모든 삼라만상에는 신성이 깃들어 있으며 모든 개인은 각자의 신을 마음 속에 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애니미즘적 사고에 대해 우리는 샤먼과 토템 등을 떠올리며 문명사회보다 떨어지는 사고수준이며 미신이라는 말로 폄하해왔다. 그 결과 현대문명의 반생명적인 구조의 덫에 걸린 채 우리는 미망속에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야마오 산세이는 애니미즘, 즉 아니마의 회복은 이러한 현대문명의 파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망의 근거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조하고 주장하는 그의 논거는 교조적이지 않다. 그는 스스로 종교적인 개성이 강한 사람지만, 근대이성을 중시하는 현대인으로서 종교적 냄새를 풀풀 풍기며 이성을 방기하거나 광신적인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에게 종교란 과학과 마찬가지로 이성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자신의 시를 들려주며 진솔하고 간절한 어조로 기도하듯 말하고 있다. 삼라만상에 깃든 영혼의 울림을 들어보라고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