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정토 (나의 미나마타병 | 개정판)

고해정토 (나의 미나마타병 | 개정판)

$18.00
Description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아름다운 서사
미나마타병사건은 패전 후 일본경제부흥 과정에서 산업자본주의의 치부를 드러낸 환경재앙이었다. 이 책은 1953년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처음 발생한 미나마타병을 당시‘평범하고 가난한 주부’였던 작가가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며 취재한 현장 자료와 문서 등을 바탕으로 완성한 기록소설이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며 그들과 이루어낸 영혼의 교감을 작가의 예술적 감수성으로 녹여낸 이 책은 일본기록문학의 걸작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미나마타병 문제가 크게 주목받게 되었다.
왜 우리가 자연을 외면할 수 없는지, 왜 그래서는 안 되는지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염원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시적이며 아름다운 문체로 우리의 가슴을 적신다.
저자

이시무레미치코

1927년일본쿠마모토현아마쿠사군에서태어났다.
1958년다니가와간,모리사키가즈에등이발행한《서클촌》에참가하면서문학활동을시작했다.1969년『고해정토-나의미나마타병』을발표해산업문명의치부를드러낸미나마타병의현실과피해민들의통한을진혼의문학으로승화시켰다는평가를받았다.이작품으로1970년제1회오오야소이치논픽션상에선정되지만수상을거부했다.1973년,막사이사이상을수상했다.1993년『이자요이다리』로무라사키시키부문학상,2002년아사히상을수상했다.2003년『부끄러움의나라-이시무레미치코시집』으로예술선장문부과학성대신상을수상했다.2004년부터간행되기시작한『이시무레미치코전집시라누이』는2014년전17권과별권1권으로완간되었다.이전집에『고해정토-나의미나마타병』후속작인2부『신들의마을』과3부『하늘의물고기』를발표해완결했다.2011년에는가와데쇼보에서출간한세계문학전집중유일한일본인작가작품으로출간되기도했다.
2018년2월10일,90세를일기로자연과인간성의회복을염원하는진혼의글쓰기를멈추었다.

목차

1·동백의바다
소년의눈동자/호소카와하지메박사의보고서/44호환자/죽음의깃발
2·시라누이해연안어민
배의묘지/1959년11월2일/하늘을향해진흙을던질때
3·유키이야기
5월의향기/다시한번사람으로/
4·하늘의물고기
용의비늘/영혼이깊은아이
5·땅의물고기
외지에서온사람들/방황하는깃발/유리의눈물/
6·통통마을
봄/내고향과‘회사’의역사
7·1968년
미나마타병대책시민회의/생명의계약서/천황폐하만세/가을여우비

작가후기
작품해설이시무레미치코의세계/해설미나마타병,아직끝나지않았다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전대미문의환경재앙,미나마타병,
정치적으로문제가일단락되었다고하더라도,어떤식으로막이내려졌다하더라도피해자가살아있는한아직끝나지않는다.

‘미나마타병은이타이이타이병과함께일본의대표적인공해병이다.전후부흥,경제발전이라는대의명분앞에서인권이나약자의생명은경시되었다.기업은사람들위에군림하고,사람들또한풍요로움이니경제발전을위해서는희생도불가피하다고생각했다.미나마타병은이와같은배경하에서발생했다.’
이병은미나마타시에있는일본질소비료공장의폐수에섞여있던유기수은중독에서비롯되었다.1932년부터이곳에서는아세트알데히드를생산하기위해수은성분의촉매를사용하였다.여기서부산물로나온메틸수은이함유된폐수가정화되지않은채바다에버려졌다.이메틸수은이물고기를통해어민들에게유기수은중독현상으로나타났다.이병의증상은주로중추신경에문제를일으킨다.사지말단의감각장애와언어장애,경련이나정신착란을일으키며사망률이40퍼센트에이른다.미나마타병이공식적으로확인된것은1956년이었지만정부가공장폐수때문에수은중독이발생했다는의견을발표한것은1968년이었다.그동안정부는이병이공장폐수때문에생긴수은중독임을인정하지도않았고보상은물론이고사실을은폐하며억압과폭력으로환자들을대했다.일반시민들도괴질로생각해접촉을꺼리기도하고지역경제침체를염려하여이들의시위에불만을나타냈다,공장측에서도1959년구마모토대학에서미나마타병의원인을일본질소미나마타공장의폐수에서검출된메틸수은중독이라고발표하였지만이사실을부정하여대책마련이늦어지게되었다.결국미나마타주민들의처절한싸움으로1987년3월30일구마모토지방법원이국가와지방정부의책임을인정하게되었다.2004년10월에는미나마타병에대해정부가책임을져야한다는판결이대법원에서내려졌다.미나마타병발생50여년이넘었지만미나마타병환자들의지루한싸움은지금도계속되고있다.

산업화의희생양,변방의가난한사람들,
이책에서‘나’로표현되는작가이시무레미치코는미나마타시에살고있는평범한가정주부였다.미나마타시에서전대미문의공해병이발생하자작가는직접환자와환자가정을방문하며취재하고기록했다.이야기는1963년한소년환자의집을방문한기억을회상하며시작하고있다.

가족과친구를미나마타병으로잃고,죽음에대한공포로검진조차거부하며뒤틀린팔다리와보이지않는눈으로홀로야구연습을하는열여섯살소년큐헤이.타지에서후처로시집와알뜰살뜰살며,남편과바닷바람맞으며고기잡이하다가미나마타병에걸려달거리뒤처리까지도남편손에맡겨야했지만,결국에는이혼을당하는사카가미유키.어미는도망가고애비는미나마타병으로몹쓸몸이되어늙으신노부모에게세자식까지떠맡기고,그렇게할아버지할머니의보살핌속에서겨우겨우살아가는태아성미나마타병을앓고있는어린모쿠타로.가혹할정도로아름답게태어났지만,우유먹는인형이되어식물적인삶을마지못해살고있는열일곱꽃다운처녀유리.그밖에도미나마타병으로어부를천직으로알고제집앞마당인양휘젓고다니던바다에서쫓겨난숱한젊은남정네와그아낙들.
가난하지만아름답게살아오던부모아래,서러운삶을예견하며서글픈첫울음을터트리며태어났을태아성미나마타병을앓고있는어린자식들.....

작가는이들이변방에서얼마나부지런히,욕심없이,가난도그야말로팔자거니하늘이내려준운명으로생각하며살아왔는지알수있었다.그런데경제부흥이라는명목으로자연을거스르며파괴한대가로예정된비극은그들을밑바닥부터철저하게파괴했다.작가는환자와가족들의비참함에전율한다.그리고정부와회사의무성의와사실은폐에분노한다.

슬프지만아름다운책
작가의표현에일종의처참한빛깔이감도는것은당연하다.버려진채항구에서황폐해져가는어선의무리,밤이면오도독오도독낚싯줄이나어망을갉아먹는쥐들,이런비참한형상이그녀의문장사이사이에나타난다.수수방관하고서서숨만죽일뿐인붕괴감이다.이작품에그려진붕괴이전의세계가너무나아름답고너무나목가적인것은,이것이붕괴하는하나의세계에대한비극적인만가(輓歌)이기때문이다.

이책이출판되자많은평론가와언론은공해고발문학의절정으로호평을했다.당시일본에서한창불이붙고있던환경오염반대운동에활기를불어넣어줬다.작가역시미나마타병대책시민회의결성에참여하여팔순의나이인지금까지도관심을멈추지않고있다.
그런데이책은단순히환경파괴나공해문제를고발하는증언록이아니다.작가는미나마타병을이야기하면서환자들의아뜩한파멸의원인으로근대산업문명의폭력성을이야기한다.이책곳곳에는생활의터전으로바다와한몸이되어부대끼며살아가는어민들의거칠지만소박한이야기가나온다.그러나이야기는어느날소리없이찾아온괴질로어느새생활의터전이파괴되고가족이파괴되는절망으로이어진다.작가는환자들의절망어린시선에서끊임없이문명과인간존재의의미에질문을던진다.즉인간과인간관계의파괴와자연속에내재한생명력과인간과의관계단절에개입하고있는근대산업문명의폭력성을비판하고있는것이다.
이책은환자들의증언과보상을위한싸움,자료와보고서들의인용으로자칫건조한현장취재기록으로보여질수있는소재로이루어져있다.그러나시인기도한작가의문체는마치한편의슬픈영화를보여주듯우리를감동시킨다.
인간과인간,인간과자연의관계회복을희망하는작가의염원이절절이배어있는이책은슬프지만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