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무처럼 자란다 : 부산참빛학교 초등교실 1년간의 기록

아이들은 나무처럼 자란다 : 부산참빛학교 초등교실 1년간의 기록

$18.00
Description
부산참빛학교는 부산 북구 화명동에 있는 대안학교다. 이 책은 참빛학교 초등반 아이들의 사계절 수업 풍경을 담고 있다. 담임교사는 계획한 수업을 진행하고, 다른 한 명의 교사는 수업을 관찰하여 매일 기록으로 남겼다. 방과 후, 두 교사는 수업을 돌아보며 질문과 생각을 나누었고, 서로 나눈 이야기와 기록이 모여 책이 되었다.
〈아이들은 나무처럼 자란다〉, 책 제목은 출판편집자가 초고를 읽으면서 떠올린 이미지다. 한 그루의 나무가 계절의 변화와 순환을 통해 무럭무럭 자라면서 자기만의 나이테를 만들어 가듯이 아이들도 그렇게 자란다. 이 책은 부산이라는 대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의 변화와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서 건강하고 신나게 배움을 일으키며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득 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에 아이들이 어떤 활동을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놀며 배우며 자라는지 자세히 그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대안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하나의 사례로서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두 저자는 기록된 정보 사이, 혹은 그 너머에서 부산참빛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본질이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부산참빛학교는 아이를 가르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움을 일구어갈 수 있는 존재로 본다. 학교와 교사는 아이가 자신의 고유한 관심에 따라 배움의 욕구를 일으키고 실현하면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로 서도록 돕는 역할로 존재한다. 아이들의 ‘배움의 욕구를 중심에 두는’ 부산참빛학교 교육철학이 교실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실현되고 전개되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기를, 나아가 독자들에게 그 과정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준비했다.
교과서도 시험도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는 수업, 배워야 할 것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수업, 각자 자기 관심과 호기심에 따라 자기 모양대로의 배움의 욕구를 일으키도록 열려 있는 수업, 이런 학교나 이런 배움이 어떤 의미와 힘을 가질 수 있을지를 독자들이 행간에서 감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수업과정의 매 순간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현실교육을 비판하거나 이상적 대안을 꿈꾸기는 쉽다. 언제나 어려운 것은 그것을 실행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이 책은 꿈꾸는 이상을 현실에서 시도하고 실행하고 있는 작지만 충만하고 신나는 장면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

김소라,진병찬

저자:김소라

미술과철학을공부했다.대안문화공간‘자인’에서전시를기획했고,예술문화비평지‘비아트’에디터로미술비평글을썼다.2015년미술시간강사로부산참빛학교와첫인연을맺었다.교육이예술처럼이루어지는참빛학교모습에이끌려2018년,아이들과온종일만날수있는담임교사가되었다.2023년처음으로초등반을맡아매일매일신나고즐거운아이들과더불어행복하게살고있다.「부산의마을버스-까꼬막을오르다이바구를만나다」(2017)에필진으로참여했고,미술비평집「소동」(2022)을썼다.



저자:진병찬

1988년,부산교육대학에입학하여아이들의좋은선생님이되기위해교사교육을받았다.삶을가꾸는글쓰기교육을시작으로,양산창조학교,여행학교,사과나무학교에서교사생활을이어오다현재는부산참빛학교교장으로아이들과더불어행복한삶을살아가고있다.대안학교학생들의교육권과학습권보장을위한대안교육기관법률제정,부산시교육청대안학교지원조례를만드는활동을했다.부산,경남지역부모교육강좌와교사연수강의를진행하며부산참빛학교의교육경험을나누고있다

목차

책을내며.../6

Ⅰ.1년간의교실기록


3월만남/13
리듬활동으로시작하기/14
놀이,친구와의만남/18
경칩,봄과의만남/23
마을과의만남,측정과지도/31

4월관계/44
텃밭이야기/45
세상의탄생,창조신화/47
습식수채화와찰흙만들기/50
줄없는공책과지울수없는색연필/56
생일잔치/60
봄들살이/63

5월가꿈/68
북유럽신화/69
삶을가꾸는글쓰기/84
리듬활동,그창조적반복/92

여름
6월어울림/101
〈밀과함께〉프로젝트/103
조산원교사/118

7월중간매듭짓기/122
참빛초등일일맛집-부모님저녁식사초대행사/123
대천천물놀이/132
마무리잔치/136

가을
9월성장/141
계기수업/144
대천천생태도감만들기/148
주기집중-말과글/154
생활교과-손공예/160

10월수확/164
참나무이야기-도토리묵과참나무잎방석만들기/166
주기집중-수와셈/176
가을들살이/180

겨울
11월나눔/187
사과잼과감말랭이만들기/188
나눔수업/193
주기집중-다문화/199
주기집중-예술/202
산책,집짓기/208

12월한해매듭짓기/216
김장,텃밭갈무리/217
마무리잔치/223
리듬이있는삶-자연스러움에서자유로움으로/228

Ⅱ.참빛학교교과과정에담긴교육철학

더불어행복한삶을가꾸는교육/236
교육의본질을찾아서/236
교육을통해행복에이르는길/240
더불어행복한삶을가꾸는교육과정/248
‘삶교과’의의미/248
‘삶교과’의구성과조직의원리/249
더불어행복한삶을가꾸는교사/274
교사는어떤사람인가?/274
삶을가꾸는교육을위한교사의마음가짐/276
과정별교사의역할/277
더불어행복한삶을가꾸는교육방법/279

출판사 서평

책을내며...

이책은부산참빛학교초등과정에다니는다섯아이의사계(四季)를담고있습니다.그아이들이1년동안배움을일구어가면서자라는모습을그리고있습니다.한그루의나무가자기자리에점차로뿌리내리고,계절의흐름에따라때맞추어잎과꽃을피우고열매맺고낙엽을떨구는순환을통해무럭무럭자라듯이,우리아이들도그렇게자랍니다.그렇게자라면서내면에는세상에하나뿐인모양의나이테를옹골차게만들어가지요.

이책은“아이들이스스로내면의힘을키우고자신의호기심과관심에따라각자의배움을일구어가도록돕는것”이교육이라는관점을바탕으로자연과더불어자유롭게자라고있는아이들의모습을관찰한기록물이라고할수있습니다.그러한교육을지향하는,부산참빛학교는2011년3월화명동에서여섯명의초등아이와함께개교한,이른바‘대안학교’입니다.표면적으로는조촐해보이지만,그시작에는100여명에이르는분들의관심과도움이있었습니다.학교현장에서‘아이들이행복한’교육을고민하며실천해오신분들과화명동에서마을공동체를일구고계시던분들이참빛학교가문을열고운영되는데에물심양면도움을주셨습니다.

그렇게십여년이흐르는동안,처음에입학했던아이들이중학생이되고고등학생이됨에따라중등과정과고등과정이차례로개설되어현재는초중고12년제로운영되고있습니다.물론,그과정에새로운아이들이입학해서학급수도늘어나고학사도확장이전하는과정을겪었습니다.참빛학교는특정한가치나이념을내세우기보다는오히려교육의참된본질에더천착하면서진정한배움이무엇인지를찾고실현하는데에집중해왔습니다.그러한참빛학교교육철학의근본은학교이름에잘담겨있습니다.참빛학교의교육은아이를그자체로온전히‘참빛’을지닌존재로보는것에서출발합니다.아이를미성숙한존재로보고,가르쳐야할대상으로여기는관점과는정반대에있습니다.아이를자신의배움을스스로찾고일구어갈수있는주체적인존재로보는것이지요.

그런관점에서보면,학교와교사는아이들이자신의관심과호기심에따라각자의배움을실현해갈수있도록돕는역할로존재합니다.아이를중심에둔교육,‘가르침’보다‘배움의욕구’에더관심을두는교육의궁극적목적은아이들의행복입니다.해마다발행하는‘학교교육과정안내지’에는참빛학교교육철학을“더불어행복한삶을가꾸는교육”이라고밝히고있습니다.종속적이거나무기력한삶을행복하다고할수없겠지요.자기모습그대로,자기가가진결대로인정받고,자기삶의주인이되어자립적이고자유롭게사는삶을행복하다고하는데에는이견이없을것같습니다.

그런데현실은늘‘다른사람처럼되기’위해현재를저당잡히는삶을강요합니다.행복에대해서는같은꿈을꾸면서도현실에서는자꾸만거꾸로갑니다.참빛학교는다른방향으로한번걸어보자고제안합니다.‘지금여기서즐겁고행복한길’을걸어보자는것이지요.본문을통해확인할수있겠지만,참빛학교교실에는그흔한컴퓨터도없고,빔프로젝터도없으며,스마트폰도없습니다.대부분의교과과정은직접몸으로체험하는가운데이루어집니다.필요한지식이나정보가있으면학교바로옆에있는도서관으로달려가고,궁금한것이생기면그것에대해알려줄마을어른을찾아가배웁니다.놀면서배우고산과들과강변을누비며배웁니다.수동적으로주어지는것을받아들이며배우는것이아니라직면해서스스로겪으며그안에서자신의욕구대로배우는것이지요.그과정에서즐겁고신나는배움이일어납니다.무엇인가에호기심이생기고,관심을가진내용을알아가는활동은누구에게나기대와설렘을줍니다.궁금하던것에나름의답을찾았을때의기쁨,이루고싶은것을성취하는즐거움은자존감을높게하고새로운도전에두려움없이나서게합니다.

이책은그처럼지금여기에서즐겁고행복한배움의길이참빛학교교과과정에어떻게담겨있고,교실현장에서어떤모습으로전개되는지를보여주고자합니다.그래서한해교실풍경을시시콜콜열거하며묘사하고있지만,사실은그열거만으로는부족함을느낍니다.배움은그열거된것들사이,혹은그너머에서아이들마다의모습으로일어나기때문입니다.독자들이그행간에서일어나는일들을짐작하고상상할수있다면참좋겠습니다.

1부‘1년간의교실기록’은2022년한해동안참빛학교초등수업의교과과정을자세히담고있습니다.일년의교과과정을설계하고구성한담임교사는수업을진행하고,다른한명은수업을보조하며매일의수업과정을관찰해서기록으로남겼습니다.1년간두교사가함께하면서매일의수업을돌아보고서로의생각을나누었습니다.수업에관한관찰과두교사가함께나눈생각들이모여이책의1부를이룹니다.

2부는참빛학교교육과정에담긴교육철학을정리한내용입니다.1년간수업을관찰하고기록하는가운데생겨난질문을함께풀면서교육과정에담으려고했던참빛학교의철학을정리해보는시간을가질수있었습니다.1부의구체적인교실활동을읽으면서생겨나는질문에교육철학을담은2부의내용이도움이되기를바랍니다.

1부는관찰을담당한교사(김소라)의기록이바탕이되었고,2부는수업을설계하고직접진행한담임교사(진병찬)의글이바탕이되었지만,전체적으로는두교사의끊임없는대화와생각의나눔을통해조율되고상호보완된결과물이라고할수있습니다.순서대로읽어도좋고2부부터읽어도무리가없을듯합니다.교육이신나고즐거운활동이되기를,학교에서배움을얻는활동이기대와설렘으로가득하기를,교육을통해기쁨과즐거움이가득한삶을살기를...부산참빛학교가꿈꾸어온,이러한교육에관한생각을더불어함께꿈꾸며현실로만들수있길바라면서이책을냅니다.그리고자신의아이가행복한배움을이루기를바라는부모,신나고즐거운교실을위해서어떻게아이와만나고어떻게수업을설계하면좋을지고민하는교사,혹은대안교육을궁금해하는분들에게도움이될수있으면좋겠습니다.독자들이이런수업,이런학교,이런배움이어떤의미를,어떤힘을가질수있을지상상하고발견하는기회가된다면더없이좋겠습니다.

이책은12년간부산참빛학교를통해함께꿈꾸어온많은학생,교사,부모님들의도움이있어나올수있었습니다.여러어려움속에도함께꿈꾸며교육의이상을가꾸어온참빛가족모두에게감사의마음을전합니다.

2023년4월
김소라,진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