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

무주에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

$13.03
Description
오지마을 무주와 무주 사람들을 톺아본 살뜰하고도 곡진한 산골 에세이
오지라퍼 서울놈의
천변만화 시골마을
좌충우돌 발품순례

“무주에 어디 볼 데가 있습니까?”

‘6시 내 고향’을 제외하면 어디에서도 비중 있게 조명하지 않는 산골마을 무주. 기차역도 고속버스도 서지 않는 벽지의 사람들이 소소하고 살갑게 빚어가는 시골살이의 환희(喜)와 성질머리(怒), 애닮픔(哀)과 흐뭇함(樂)을 소도시 에세이스트 정원선의 필치로 담았다. 무주에 관한 책을 쓴다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저자에게 “오매, 뭣할러꼬 여길 오요?” , “여긴 시골구석인데 딴 델 쓰재.” 라며 당최 이유를 모르겠단 얼굴로 데면데면하게 밀쳐내던 군민들은 3년여의 끈덕진 취재 끝에 곳간 문을 열어젖히듯 애옥살림의 적나라한 속살까지 내보였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고 늘 같은 모습일 것 같지만, 실은 매일같이 천변만화하는 촌마을의 풍광과 딱히 튀는 사람은 없지만 매일이 신비롭고 재미나는 토박이들의 생활을 이모저모 구석구석 들여다본다.
저자

정원선

도시여행자.낮에는걷고밤에는쓴다.봄가을에는쏘다니고여름겨울에는공부한다.숨소리조차내지않고몰두하다가돌연기침하듯농담하는일을즐긴다.광복군을키우던신흥무관학교를전신으로하는서울의한대학교(경희대학교)에서문학을전공했다.특별한곳은아니었는데좋은선배,친구,후배들이많아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며행복한대학시절을보냈다.졸업후엔이름을대면알만한대기업,포털,대형서점,NGO에서밤낮없이일했으나만족하지못했다.하여틈만나면왕복티켓을끊어방방곡곡을누볐다.빽빽하고번드르르한대도시보다는고즈넉하고한갓진소도시의군면읍을선호한다.아무도없는산길,바람이휘몰아치는물가,구름이발밑에깔리는고갯마루에서있는일이좋다.그리고그기억들을이야기로바꿔내는작업을사랑한다.거대담론,알고리즘,빅데이터가흥미를가지지않는소소한이야기들가운데서우리가왜살아왔으며,살아가는지,살아가려하는지밝혀내고싶다.무주책역시그작업의소산이다.그러기위해누누이읽고,쓰고,찍고,궁리한다.왕왕싸우기도한다.1년이상지내본도시에관해서만이야기하고,한장소의사계절을모두체험하며,사진은보정하지않는다는원칙을갖고있다.다행히현재까지는모두지켰다.

-『잊지않을게절대로잊지않을게_
세월호참사3년,시민을기록하다』,해토,2017(출판진흥원창작기금선정)
-『제천,스물두개의아스피린』,해토,2015
-『전주낭독』,북코리아,2013(문광부우수교양도서선정)
-『제주풍(風)경(景)화(話)』,더난,2010

목차

■들어가며 이용악詩“두메산골”
■그럴리가없잖여! 지전마을의옛담장길
■길모퉁이작은식당 남대천변어복식당
■풍경의옹호 무주곳곳에드리워진정기용의공공건축
■인생을팝니다 무주5일장
■어떤계약 토속음식어죽
■한자리만맴도는감돌고기 덕유산천德裕山川
■마魔의산 외구천동,내구천동,어사길,백련사,향적봉
■죽어도좋아 무주반딧불축제
■천금千金의국수 반딧불축제의숨은즐거움
■시네콰논sinequanon 무주산골영화제
■놀자,시간이없다 초리꽁꽁놀이축제
■빨강치마주름아래 서창마을,서창갤러리까페,적상산,적상산성,적상산사고,안국사
■타전打電 봄의길목
■다감한옛길 부남면금강벼룻길과무주읍뒷섬마을맘새김길外
■두문마을의불꽃송이 낙화놀이의요람이자반남박씨의세거지
■그사람눈보라속으로돌아가네 그림쟁이최북의삶과예술,무주군최북미술관
■나오며 ‘그사람’박길춘씨와고마운사람들
■부록 미처다하지못한이야기들

출판사 서평

아시나요?덕유산,구천동,리조트가아닌군민들이살아가는‘리얼’무주를
무주에우뚝한것은너그럽고덕이많다는덕유산(1,614m)이지만외지인들은한때와일면만을쇼핑하듯누리고갈뿐,덕유산과구천동과리조트를품고있는너른산골마을무주를잘모른다.어느새여행은집과목적지만을잇는점선간의이동일뿐,동네의이력이나지역민들의성격,고이간직해온문화와역사적내력에관해서는무관심했다.기껏해야맛집주방장의이력을따지거나특정음식의기원을헤아려보는데서그치는단편적인여행이거의전부다.
그러나사람들이그저지나쳐버리는지방도로역시누군가의앞마당이며생업의터전이고또정다운출퇴근길이기도하다.[무주에어디볼데가있습니까]는우리가발품찍는특정한명소만이아니라그원경으로살짝물러나있는마을역시꼭한번들여다볼만한세상임을넌지시일러준다.
인구2만4천여명의조그만군면읍인무주는대형마트도놀이공원도,고속버스터미널도기차역도없지만,그수많은‘없음’들사이에서도저만의고유한너나들이를통해끈끈한유대를만들어내며‘불편해도재미진’일상을구축하고있다.오히려무언가가없기때문에거기에매료된사람들도있어무주는부유하진못하지만이상하게넉넉하고여유로와묘한매력이깃들어있다.
흙담장을지키며살아가는마을의사계절살림,어수선하지만정직하게만든음식으로주민들을호명하는천변식당의내력,50년간오일장터에개근한찐빵할머니의애틋한개인사와이웃간의에피소드,거물건축가이면서도돈도되지않는군단위지자체에서10년간목욕탕이있는면사무소와버스정류장,천문대,꽃피는운동장을지은정기용선생과무주의공공건축물,덕유산에매료된등산객이겪은쓸쓸한이별과여운깊은후일담,첨단이나세련과는거리가먼도시에서축제를만든사람들의뚝심,추운산골의늦게피는벚꽃이전하는속깊은위로,외눈박이괴짜화가최북의삶과애환까지다채롭게펼쳐지는살뜰하면서도곡진한무주사람들의숨은이야기가곰살맞기그지없다.

사라져가는풍경과거기붙박여사는사람들에게보내는절절한연애편지
못내수줍어하며저자의인터뷰요청에어색해했던군민들은그러나무심한듯다정했으며한편무뚝뚝한척은근히친절했는데,그런산촌민들의묘한성정은[어복식당]편이외에도[[무주에어디볼데가있습니까]]갈피갈피마다드러나고있다.
막상당신들은너무친근해서몰랐겠지만눈앞에수천년간펼쳐져있는이물씬한산하(山河,무주에서는덕유산과금강)가우리땅에얼마남지않은천혜의유산이라는것을이책은목소리를높이지않고도깨닫게해준다.거창하거나세련돼보이진않아도함초롬한시골마을의풍취와질박한토박이들의‘사는재미’가궁금해질때,[[무주에어디볼데가있습니까]]를펼쳐보길권한다.

사람-장소-시대를뒤집었다펼쳤다하며입체적으로제구성한무주의진면목
[[무주에어디볼데가있습니까]]는그런오지마을을내시경하듯빼곡이들여다보며어디에나있지만아무데도없는것같은일하는사람들의진솔한매력과산촌이란배경에서비롯되는강퍅한문화를아울러돋을새김한다.장소와인물과역사를골고루파들어가는다채로운17가지꼭지,눈에확들어오는전면사진으로반딧불일렁이는촌동네의고혹미를포착하는편집등도책의빼놓을수없는장점이라말하고싶다.
무진장은이른바‘남한의지붕’이라불리는데,그지붕속의둥지를튼제비들처럼티내지않고조용히살아가는군민들의살내음가득한이야기를저자는기기묘묘만화경처럼풀어냈다.때로는내부자의관점에서때로는외부자의시선으로펼쳤다뒤집었다하며입체적으로드러나는산골마을의살뜰하고곡진한생활속에서독자들이패키지관광이나일회성여행으로는체험하지못했을무주의진면목을만나게되길바란다.

[책속으로이어서]

이작은마을은극심한변화(근대화),돈의유혹(기업도시건설),자본의위협(골프장매립)까지수많은위기를겪어내면서도고유의가치들을훼손하지않고끝내고수했다.이제그어르신들도늙어간다.학교도사라지고,아이들울음소리도줄어만가는산골마을은자꾸만외롭고고요해지는데,우리는어떻게당신들이지켜낸가치들을간직하고보듬어다시전해줄수있을까.낙화놀이의곱다란불꽃을흐뭇하게지켜보는수많은사람들에게불꽃씨앗을한줌씩안겨저마다마당에심으시라고강권하고싶은마음이다.
-225~226쪽,낙화놀이의요람이자반남박씨의세거지인두문마을을다룬[두문마을의불꽃송이]중에서

본인의삶이그리순탄치못하리라고일찌감치예감했던것같다.혹은체념했거나.그의본명은식埴.그러나서른즈음에스스로이름을고쳐북北이라했다.햇빛한점들어오지않는구석이며,삭풍이밀려드는방향이기도하다.나중엔그이름마저도다시쪼개칠칠七七이로삼았다.칠칠이,칠칠맞은놈.자신을멸칭으로불러달라는이가평범한사람은아니겠다.애초부터그는세상과등지고돌아앉았던거다.기록과서화에남긴다른이름도하나같이그러하다.본명대신부른이름은성스러운그릇이란원뜻과는거리가먼‘성기聖器’였고,아랫사람을하대할때쓰거나국부를에둘러지칭하는대명사에접미사재齋를붙여‘거기재居基齋’를쓰기도했다.말장난과자기비하는최북의삶을아우르는특징이었다.
-231쪽,조선후기의미치광이화가최북의삶과그림을다룬[그사람눈보라속으로돌아가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