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분신

$19.78
Description
인간의 지나친 탐욕과 오만이 초래할 비극적인 미래를 경고하는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메디컬 스릴러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소설 스바루』지에 1992년 9월부터 1993년 2월까지 연재한 〈도플갱어 증후군〉을 다듬어『분신(分身)』이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출간한 작품이다. 『분신(分身)』은 금단의 영역을 넘본 인간의 지나친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비극을 그린 장편 ‘메디컬 스릴러’다. 이공계 출신으로서 현대과학에 대한 맹신이 불러올 비인간적, 비도덕적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첨단의학이 야기할지 모르는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세계를 드라마틱하고도 현실감 있게 그려 냈다.

과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상냥한 어머니의 외동딸로 부족함이 없이 산 대학생 우지이에 마리코. 그런 마리코에게 단 하나 고민은 자신이 부모를 전혀 닮지 않았다는 것. 어느 해 겨울, 그녀에게 엄청난 비극이 닥친다. 엄마가 집에 불을 질러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결국 마리코와 아버지만이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대학생이 된 마리코는 어머니가 동반 자살을 기도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도쿄로 향하는데….
저자

히가시노게이고

일본추리소설계를대표하는최고의베스트셀러작가.추리소설분야에서특히인정받고있는그는누구도상상하지못한소재를자유자재로변주하는능력을가진탁월한이야기꾼이다.그의작품은치밀한구성과대담한상상력,속도감있는스토리전개로처음부터끝까지팽팽한긴장감을유지해독자를잠시도방심할수없게만든다.일본을대표하는소설가이자최고의베스트셀러작가가된히가시노게이고는첫작품발표이...

출판사 서평

홋카이도에서나고자란대학생우지이에마리코는의과대학교수인아버지와상냥한어머니의외동딸로부족함이없이살아간다.그런마리코에게단하나고민은자신이부모를전혀닮지않았다는것.그때문에그녀는어린시절부터자신이어머니로부터사랑받지못하는것아닌가하는불안감에늘시달린다.간혹느끼는엄마와의메울수없는거리감은그녀에게극복하기힘든고독을느끼게한다.
어느해겨울,그녀에게엄청난비극이닥친다.엄마가집에불을질러동반자살을기도한것.마리코와아버지는극적으로목숨을건지지만,엄마는끝내세상을떠나고만다.
대학생이된마리코는어머니가동반자살을기도한이유를밝혀내기위해도쿄로향한다.그계기가된것은엄마의유품속에서발견된도쿄행비행기운항시간표와의문의사진한장.사진은아버지가대학시절교정에서찍은것으로,함께찍힌사진속여자는얼굴이지워져있다.
아버지가다니던대학을찾아간마리코는수소문끝에사진속인물이아버지가대학시절사랑했던여인이라는사실을밝혀낸다.그리고그과정에서뜻하지않게자신과꼭닮은고바야시후타바라는여자의존재를알게된다.

한편도쿄에서엄마와단둘이사는고바야시후타바는대학에서록밴드싱어로활동중이다.어느날그녀는엄마의완강한반대를무릅쓰고텔레비전에출연하고,그날이후그녀의주변에서이상한사건들이잇따라일어난다.수상한남자가엄마를찾아오는가하면,중년남자가후타바가다니는대학으로찾아와친구들에게그녀에관해묻고다닌다.급기야는뺑소니교통사고로엄마가세상을떠난다.
그녀는엄마가홋카이도의한의과대학에서근무하던중임신했고,도망치듯도쿄로돌아와자신을나았다는사실을알게되고,엄마의죽음에얽힌비밀을풀기위해엄마가젊은시절을보낸홋카이도로떠난다.그리고그곳에서자신을노리는일당과맞닥뜨린다.

이소설은히가시노게이고가『소설스바루』지에1992년9월부터1993년2월까지연재한<도플갱어증후군>을다듬어『분신(分身)』이라는새로운제목으로출간한작품이다.잘알려진대로도플갱어(doppelg?nger)는‘이중존재’라는뜻으로,‘또하나의자신’을만나는심령현상을가리킨다.본문중에‘시인셸리는호수에서분신을만난다음날에죽었다’라는구절이있듯이,자신의도플갱어를목격한사람은며칠내로죽는다는말이전해질정도로불길한존재를상징한다.이러한도플갱어를다룬문학작품과영화도적지않으며,최근에는물리학에서‘다중우주’라는개념이널리알려지면서우주에수많은도플갱어가동시에존재할수있다는주장이설득력을얻고있다.

『분신(分身)』속의두주인공마리코와후타바가도쿄와홋카이도에서각자출생의비밀을찾아가는과정은바로자기자신의정체성을찾아가는여정이나다름없다.금단의영역을침범한대가로태어난두사람.이들의존재는누구에게도진정으로사랑받지못하는저주그자체다.

나는이세상에유일하지않다.……이런인간에게어떤존재가치가있을까.루이뷔통의복제품이헐값에팔리는것처럼,아무리귀중한문서라도복사물은가차없이파기되는것처럼,위조화폐가통용될수없는것처럼,나란존재도이렇다할가치가없지않을까.(본문449쪽)

절망에빠진두주인공은그러나자신에게닥쳐온불행에굴복하지않고온몸으로자신들의운명에저항한다.그리고그속에서한가닥희망의끈을찾는다.
보랏빛으로물결치는라벤더밭에서두사람이만나서로의정체성을확인하는,어찌보면더없이슬프고가련한장면은인간이감당할수있는한계를넘어신의영역까지넘보고있는최첨단과학과현대의학에경종을울려온작가가인류에게던지는가녀린희망의메시지일지도모른다.

보라색카펫끝에한여자가서있었다.
그사람이거기서있는게왠지내게는당연하게느껴졌다.여기서이렇게만나는것이먼옛날부터정해진일이었던것처럼여겨졌다.
그사람도이쪽을향해있었다.그녀가걷기시작했다.
나도걷기시작했다.라벤더의바다를헤엄치듯우리는서로에게다가갔다.
“안녕.”
내가말했다.
“안녕.”
그녀도잠시후에말했다.
나와똑같은목소리였다.
우리는한동안서로를바라보았다.세상이우리를위해멈춘듯했다.(본문571쪽)

“히가시노게이고의소설『분신(分身)』에는금단의영역인줄알면서도자신의이익과명예를위해그곳에발을들이미는인간에대한작가의조용한분노가담겨있다.나아가이소설은현대문명에도경종을울린다.그경종의소리는읽는이의마음속에서언제까지나울려퍼질것이다.”
―문학평론가호소야마사미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