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을 통해 만들어진 '뻐꾸기 가족'
이혼율 47.4%라는 많은 가정의 이혼, 나아가 재혼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확률은 초혼 대비 1/4이라고 한다. 이렇듯 많은 가족의 붕괴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들 때문에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족해체로 인한 청소년 비행이나 아동 유기, 가족윤리 붕괴 등은 남의 일처럼 그대로 방관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될 만큼 심각하다.
그런데 지난 6월 에 소개된 바 있는 이 책의 주인공 '뻐꾸기 가족'은 이런 사회적인 통념을 깨버린 채 너무나 밝은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선사했다.
뻐꾸기 가족 여섯 식구는 지난 99년에 한 둥우리 안으로 모여들었다. 물론 아빠 뻐꾸기와 엄마 뻐꾸기의 재혼을 통해서다. 아빠 황석호씨는 정인이, 태성이와 함께였고, 그리고 엄마 윤미경씨는 손빈희, 손다빈 두 딸과 함께였다.
대부분의 재혼가정이 그렇듯이 이들 가족 또한 출발할 때는 많이도 삐걱거렸다. 특히 아이들간의 융화문제는 이들 부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 아들 태성이는 그나마 나이가 어려 마음 썩이는 일이 덜했지만 빈희, 정인이, 다빈이는 나이가 고만고만하고 여자아이들이라 그런지 하루도 집안 편할 날이 없었다.
세 자매는 매일같이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너희들은 성이 다른데 왜 한 집에 사니?"라는 친구들의 관심 아닌 관심 때문에 우울해했다. 그런 주위환경 탓에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것은 물론 도무지 학업에 열중하지 못했다.
늘상 한가족처럼 우애있게, 그리고 인성을 갖춘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바라던 황석호, 윤미경씨는 첫째 가족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기 위해, 둘째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중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더불어 제도권교육을 버리고 과감히 대안교육을 시킴으로써 부부 자신이 네 자녀 교육의 선봉장이 되기로 결심한다.
세 자매 모두 14세 최연소 · 4년 장학생으로 대학에 합격
중국유학을 떠나기 전, 이들 부부는 밤낮으로 고민한 끝에 아빠가 교육의 큰 틀을 맡고 엄마는 세부계획의 실천자가 되기로 했다. 그들이 계획한 교육의 큰 틀이란 교육 커리큘럼에 따른 것이 아니라 철저히 책상 밖의 교육이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른 자세 잡아주기, 집중력 강화훈련, 뇌 호흡, 기마훈련, 명상, 성교육이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터라 부부들의 계획대로 아이들이 잘 따라오지 않았고, 그 효과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마침내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중국유학 생활을 하고부터였다.
중국생활 1여 년, 아이들은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우선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은 탓인지 표정이 무척 밝아졌고 더 이상 아옹다옹하며 싸우는 일도 없어졌다. 나아가 집중력 향상을 통한 학습력의 급신장과 함께 또래라는 점이 서로의 공부에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었다.
부모와 함께 1년, 자기들끼리 2여 년의 유학생활을 모두 마친 세 딸에게 이들 부부는 곧바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도록 지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5년 첫째 빈희는 대입 검정고시에 충북 차석으로 합격, 정인이와 다빈이는 2006년 최연소로 합격하여, 한마디로 세 자매가 2년에 걸쳐 검정고시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그 결과 빈희는 2005년 부산외국어대학교 법학과 4년 장학생, 정인이는 2006년 계명대학교 경제통상학부 4년 장학생, 그리고 셋째 다빈이는 계명대학교 외국어문학부에 4년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과 같다"
세 자매는 결코 천재나 영재가 아니다. 이 같은 결실을 맺은 것은 그들의 말처럼 단지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던 것뿐"이다. 이들 부부 역시 아이들 학습의 밑바탕을 만들어주기 위한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 외엔 특별할 게 없다. 21세기 신맹부모지교의 핵심은 바로 부모가 가정교육 실천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데 있었다.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많은 부모들은 자녀교육의 선봉장으로서 실천할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학원으로, 과외로, 해외로 내보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진정한 자녀교육은 아이들의 의지를 반영하여 부모가 직접 실천함으로써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엄마, 아빠 뻐꾸기는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 황석호씨의 다음 한마디는 우리네 부모들에게 한번쯤 생각하게 해준다.
"가족의 행복은 누구 한 사람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며 사랑으로 치유해주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 같아서 부모가 행복하면 아이들도 행복해하고 부모가 먼저 실천하면 아이들도 자연스레 실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