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전반기에두차례의세계대전을거치면서참혹한인권유린을겪은세계는1948년12월10일유엔총회에서‘세계인권선언’을채택해선포하고,인류가나아가야할길의이정표로삼았다.그러나그후에도불평등,인종차별,성차별등으로인해인권유린은계속돼왔다.최근에는테러와대테러전쟁,경제적세계화에수반된불평등심화,종교간갈등등으로인한인권유린의참상이이어지고있다. 200여년전에토머스페인이발표한《상식》과《인권》은인간의보편적권리로서의인권을국가체제와사회제도의근본원칙으로제시하고옹호함으로써당시의미국,프랑스,영국등세나라인민과정치지도자들에게커다란영향을끼친책이다.원래대중적인팸플릿으로씌어져문체가힘차고간결하며,덕분에오늘날의독자는미국독립혁명과프랑스혁명에대한그의현장감넘치는생생한증언과주장을이책을통해들을수있다. 《상식》은식민지아메리카의인민들에게영국으로부터의완전한자주독립과공화제에입각한새나라건설을촉구한책이다.구체적으로는영국과의화해를주장하는의견에대한논박,독립에따르는경제적이익에대한논증,세습군주제의불합리성에대한비판,대의제에따른정치적대표기관의구성방법등에관한페인의주장이담겨있다.이책은출간직후수십만부가팔린베스트셀러였고(당시《상식》의판매부수는최소15만부에서최대50만부까지로추정된다.그중최소추정치인15만부가맞는다해도,당시미국의전체인구가60여만명의노예는물론100만명이상의계약제외국인노동자까지포함해300만명정도에불과했음을감안하면대단한판매기록이었음을알수있다),미국초기의정치지도자들은물론일반대중에게도커다란영향을주었으며,미국독립선언문의기초가됐다. 《인권》은에드먼드버크가《프랑스혁명에대한고찰(ReflectionontheRevolutioninFrance)》(1790)에서전개한프랑스혁명에대한보수적인해석에비판을가하려는목적에서씌어졌다.그러나이책에서페인은단지프랑스혁명을옹호하는데그치지않고인권의기원,헌법과국가의원리,공화제정부의구성,정치의기본원칙등을논하고,더나아가아동교육,빈민과실업자의구제,노인복지등국가가수행해야할사회정책의내용과그에필요한재원조달방법등을제시했다.이런점에서영국의저명한역사가인에드워드톰슨(E.P.Thompson)은페인의《인권》에대해“노동계급운동의원천을이루는저작”이며“20세기사회법의출발점을제시한책”이라고평가했다.톰슨은특히군사비의삭감,누진소득세와권리로서의노인연금도입등페인의사회개혁구상이담긴《인권》2부5장에주목하고,이부분이페인의가장강력한면모를보여준다고지적했다. 번역자인박홍규교수는《상식》과《인권》의의미를다음과같이요약했다.“나는《상식》과《인권》에서페인이말한것보다더명쾌한민주주의와헌법에대한이야기를읽은적이없다.가령저잡다한주권론대신페인은국민의주권을명쾌하게주장하고,그것으로부터모든인민의인권은절대적이라고주장하며,국가에의한어떤침해도부정한다.그리고국민에대해철저히봉사하는국가와정부를주장한다.그이상어떤헌법이필요한가?페인은민주주의와헌법,미국혁명과프랑스혁명의아버지였다.”(385쪽) 《상식,인권》을읽어보면알수있듯이프랑스혁명은물론미국의독립혁명도식민주의와군주제의억압에서벗어나자연권에기초한인권이완전하게보장되는새로운민주적국가와사회를건설하기위한것이었다.그러나그로부터200년이넘는세월이흐른오늘날특히미국은이런자신의건국이념에서크게벗어나있다고많은사람들이지적한다.미국은영국의압제와착취에맞서피를흘리던과거를망각한채이제는자국의이익만추구하고,자신이예전에당했던방식그대로지구촌곳곳에서다른나라와민족들에게횡포를일삼고있다.그런가하면한국도외국인노동자나경제적약자를비롯한국내소수집단의인권보호에매우소홀하다는비판에서벗어나기힘들다. 나의권리는곧타인의권리이기도하며,권리를갖는순간의무도지게됨을인류모두가진정으로깨닫고실천하기까지는아직도갈길이멀다.이때문에오늘우리는페인의《상식》과《인권》을다시읽어야한다.인간의권리가상식이되는그날까지페인은죽지않고살아있으면서우리에게계속말을걸어올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