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 육식주의를 해부한다 (10주년 기념 개정판)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 육식주의를 해부한다 (10주년 기념 개정판)

$14.31
Description
초판 출간 후 10년여 동안 17개 언어로 번역되고,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넬슨 만델라와 달라이 라마에게 수여된 아힘사상(賞)도 받으면서 동물 복지 분야의 ’새로운 고전’ 반열에 오른 역작. 지난 10여 년간 열 배로 성장, 150만 명을 넘어선 한국 채식주의자들의 필독서.

이 개정판에는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책의 내용을 거시적, 진화심리학적인 차원에서 보완하는 서문을 붙였다.

-------------------------------------------------

“동물들에겐 대체 무슨 원죄가 있기에 저리도 죽음을 당하는 걸까?”
(노벨문학상 수상자 엘리아스 카네티)



▲ 이 책은 우리가 특정 동물들을 어떻게 기르고 죽이고 먹는지를 생생히 보여주고 대체 왜 그러는지를 ‘육식주의(carnism)’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낱낱이 풀어낸다. ‘동물과 인간의 일방적이고 일그러진 관계’에 관한 보고서다. 동물권운동이나 채식주의, 비건주의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입문서이자, 동물과의 공감 능력 회복을 향한 길잡이이기도 하다.

▲ 우리는 쇠고기, 돼지고기를 먹을 때 살아 있는 소와 돼지를 떠올리지 않는다. 고기와 그것을 제공한 동물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 단절의 미스터리는 일련의 질문을 부른다. 무수한 동물 종 가운데 우리가 혐오감 없이 먹는 것은 어째서 극소수일까? 먹어도 되는 동물과 그렇잖은 동물은 어떻게 나뉘나? 육식이 태곳적부터 행해 온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영아살해와 살인, 강간, 식인 풍습 역시 자연스러운 걸까? 인간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식탁에 오르는 동물은 왜 일상에서 눈에 거의 띄지 않을까? … 이 모든 의문을 푸는 열쇳말이 바로 ‘숨은 이데올로기’인 육식주의다.

▲ 우리는 육식을 언제나 그래 왔고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으로, 즉 ‘원래 그런 것’으로 본다.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며 꼭 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별다른 의문 없이 동물의 고기와 알, 유제품을 먹는다. 그 행위의 근저에 있는 일련의 믿음들, 특정 동물을 먹도록 인간을 길들이는 신념체계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삶의 방식을 ‘자연화’하는 이 신념체계의 실체를 들춰내면서 거기에 얽힌 온갖 신화와 심리적 기제들을 톺아본다. 그리고 그 너머로-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과 공감으로-나아가기 위한 실천적 방안까지 제시한다.

▲ 육식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동물과 인간이 어떤 처지에 놓이는지를 아주 쉽고 흥미롭게 얘기하면서 저자는 시공을 넘나드는 관련 사례와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별도 박스로 곁들여 읽는 재미를 배가한다. 입맛의 후천성, 공감 능력의 선천성, 다른 문화 다른 시대의 정신적 마비, 전장에서 총을 쏘지 않는 병사들, 축산업계의 비밀주의와 언어 조작, 권력과의 결탁, 동물들의 고통 감각, 한국의 개고기 시장, 권위에 대한 우리의 복종 경향, 단백질 신화, 숫자와 감각마비, 톨스토이 신드롬 등등. 이 모든 것이 저자의 논리를 살찌우며 독자의 공감을 유도한다.
저자

멜라니조이

사회심리학자이자비건운동가,관계코칭전문가.매사추세츠대학교에서11년간심리학과사회학을가르치며육식주의Carnism라는개념을창안하고,동물을먹는행위에내재된이데올로기를연구하는데앞장섰다.육식주의에대항하는국제단체‘육식주의를넘어서BeyondCarnism’창립자이며,육식주의를알리기위한대중강연과미디어홍보,활동가교육에힘쓰고있다.사람들이폭력적·비관계적행동에참여하는이유와이러한패턴을바꾸는방법을설명하는그의획기적인이론은〈뉴욕타임스〉,〈BBC〉,〈NPR〉,호주공영방송등전세계언론에소개되었다.

2013년에는비폭력과불살생원칙을지키는개인에게수상하는아힘사상을받았다.이상은넬슨만델라와달라이라마에게도수여된바있다.

대표작《우리는왜개는사랑하고돼지는먹고소는신을까》는전세계17개언어로번역된동물복지분야의고전이다.《나의친애하는비건친구들에게》는논비건세상을살아가는비건과,비건과가까이살아가는논비건을위한최초의관계심리학책으로신념의차이를넘어서로의연대자가되는방법을구체적으로제안한다.이책은2017년노틸러스북어워드‘관계와소통’부문에서금상을받았다.
다수의수상경력이있는작가이자번역가로도활동중인그는《생명의위대한비밀Life’sGreatestSecret》《세대Generation》《레지스탕스TheResistance》《팔월의열하루ElevenDaysinAugust》《냄새:아주짧은소개Smell:AVeryShortIntroduction》등대중을위한인문서를다수집필했고<러더퍼드와프라이의궁금한이야기TheCuriousCasesofRutherford&Fry><인사이드사이언스InsideScience><무한한원숭이우리TheInfiniteMonkeyCage>등BBC라디오과학프로그램에출연했다.현재<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와<가디언TheGuardian>의전문논설위원이다.

목차

제1장사랑할까먹을까
제2장육식주의:“원래그런거야”
제3장‘진짜’현실은어떤가
제4장부수적피해:육식주의의또다른희생자들
제5장동물을먹는것에관한신화:육식주의를정당화하기
제6장육식주의의거울속으로:내면화된육식주의
제7장바로보고증언하기:육식주의에서연민과공감으로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개와돼지에대하여
실험을하나해보자.개를상상할때떠오르는모든단어를그대로적어보라.다음엔돼지를상상하며똑같이하라.그러고는두목록을비교해보자.개를생각할때‘귀엽다’,‘충성스럽다’,‘다정하다’,‘영리하다’,‘재미있다’,‘애정깊다’,‘나를보호해준다’는식의생각을하지않았는가?돼지를상상했을때는‘진창’또는‘땀’,‘더럽다’,‘멍청하다’,‘게으르다’,‘뚱뚱하다’,그리고‘못생겼다’같은말을떠올리지않았는가?그렇다면당신은다수에속한다.
대학에서심리학과사회학을가르치는저자는매학기에하루를이실험에할애한다.몇천명의학생이거쳐갔지만이때오가는대화는거의같다.대부분학생이개는좋아하거나사랑하며돼지는역겹다고느낀다.자신과의관계를묘사해보라고하면개는‘당연히’친구이자가족의일원으로,돼지는식품으로요약된다.그때저자는몇가지질문을던지고답에따라설명을덧붙인다.
돼지는왜멍청한거지?“그냥원래그렇지요.”그런데실제론돼지가개보다도더영리하다고해.왜돼지보고더럽다하지?“진창에서뒹구니까요.”왜진창에서뒹굴지?“진흙같은더러운걸좋아하니까요.돼지는더러워요.”실은더울때몸을식히느라진창에서뒹구는거야.땀샘이없기때문이지.
돼지도감정이있다고생각해?“물론이죠.”돼지도개와똑같은감정을느낀다고생각하나?“글쎄요.그런것같은데요.”사실대부분의사람이몰라서그렇지,돼지가얼마나예민한가하면가둬놓았을때자해같은신경증적인행동을하기도해.
우리는왜돼지는먹고개는먹지않는걸까?“베이컨은맛있으니까요.”“개에게는각기개성이있으니까요.개성있는존재를먹을수는없잖아요.이름도있고,”돼지에게도그런개성이있다고생각해?그들도개처럼개체라할수있나?“네,돼지도알고보면그럴것같은데요.”
돼지가땀투성이도아니고게으르지도탐욕스럽지도않은영리하고예민한개체라고생각했다면그들을먹는데대해어떻게느꼈을까?“돼지를먹는걸이상하게느꼈을거예요.아마죄책감같은걸느꼈겠지요.”그렇다면왜우리는돼지는먹고개는먹지않을까?“돼지는먹기위해키우니까요.”왜먹기위해돼지를키우는거지?“몰라요.한번도생각안해봤어요.원래그런것아닌가요?”

▲원래그런게아니다
원래그런것이다?이말에대해잠시생각해보자.아주곰곰이.우리는‘원래그런것’이라는이유하나만으로어느종은도축장으로보내고다른종에게는사랑과친절을베푼다.동물에대한우리의태도와행동에이처럼일관성이없고,그사실을한번도반성하지않았다면,그건우리가부조리한논리에휘둘려왔기때문이라고해도무리가없을테다.이문제에관한한모든사회구성원이하나같이사고의기능을유보하고사는것은물론,자기들이그런다는사실조차깨닫지못하는것은도대체왜일까?상당히복잡한질문이지만,답은아주간단하다.바로육식주의때문이다.

▲채식주의와육식주의
우리는고기먹는일과비건주의를일관된관점에서보지않는다.비건주의에대해서는,동물과세상과우리자신에대한일련의가정들을기초로한선택이라고생각한다.하지만육식에대해서는당연한일,‘자연스러운’행위,언제나그래왔고앞으로도항상그럴것으로본다.그래서아무런자의식없이,왜그러는지도생각하지않으면서동물을먹는다.그행위의근저에있는신념체계가우리에게보이지않기때문이다.보이지않는이신념체계를저자는‘육식주의(carnism)’라고부른다.

▲그것은보이지않는다
육식주의는특정동물들을먹도록우리를길들이는신념체계다.때로우리는동물을먹는사람을육식동물(carnivore)로생각하기도한다.그러나육식동물이란생존하기위해육식에의존하는동물을말한다.동물을먹는사람들은또잡식동물(omnivore)이라고만할수도없다.인간을포함한잡식동물은식물과육류를모두섭취할수있는생리적능력을지닌동물이다.그러나‘육식동물’과‘잡식동물’이라는용어는개체의생물학적특징만을기술하지철학적선택에대해서는말하지않는다.오늘날세계의많은지역에서사람들은필요에의해서가아니라선택에따라동물을먹는데,선택이란항상신념에서비롯되는것이다.선택임에도선택이아닌듯이보이는것은육식주의의비가시성때문이다.그런데왜육식주의는눈에드러나지않는건가?우리는왜그것에이름을붙이지않았을까?거기에는훌륭한이유가있다.육식주의가특정한유형의신념체계,바로‘이데올로기’이기때문이며,그중에서도정밀한검토를잘허용하지않는형태의이데올로기이기때문이다.

▲먹을수있다,먹을수없다
육식주의와관련해서우리가동물에게적용하는두개의주된범주는먹을수있는것과먹을수없는것이다.이이분법안에는또다른범주쌍들이있다.예컨대우리는야생동물보다는가축을먹고,육식물이나잡식동물보다는초식동물을먹는다.대부분의사람은(돌고래처럼)지적이라고생각하는동물은먹지않지만,(참치처럼)그다지영리하지않아보이는동물은일상적으로먹는다.많은사람들은그들이귀엽다고여기는(토끼같은)동물은먹지않고(칠면조처럼)못생겼다고생각하는동물을먹는다.동물들을분류하는범주들이실제로정확한지아닌지는그리중요하지않다.더중요한것은정확하다는믿음이다.이분화의목적은단지고기를먹는데대한불편감에서놓여나는데있기때문이다.동물에대한우리의인식을가치판단이실린범주들로여과하면,예컨대개를안고쓰다듬으며스테이크를먹으면서도그러한행위의선택이함축하는바를전혀모를수있다.이렇게이분화는정당화를지원한다.우리가동물을먹으면서도괜찮다고느끼게만들어준다는얘기다.왜괜찮으냐고?영리하지않으니까,반려동물이아니니까,귀엽지않으니까―그래서먹어도되니까.
▲정당화의온갖기제들
동물을먹는것에관한방대한신화들이있지만그모두는내가‘정당화의3N’이라고부르는것과어떤방식으로든연관되어있다.동물을먹는일은‘정상적이며(normal),자연스럽고(natural),필요하다(necessary)’는논리말이다.내면화된육식주의는현실에대한우리의인식을왜곡한다.동물은살아있는생명체임에도우리는그들을살아있는물건으로본다.또한그들이각기독립된개체임에도불구하고추상적으로뭉뚱그려서인식한다.‘한무리의물건’이라는식이다.그리고아무런객관적근거도없이,그들은자연이정한식용동물이므로우리가그들을먹는일은타당하지않겠냐는식으로생각한다.예컨대,시스템이그토록숨기려고노력하는데도불구하고곧고기로바뀔돼지한마리가어쩌다눈에들어올경우,우리는그돼지를쾌락과고통을느낄줄아는생명체로,혹은뚜렷한개성과선호를지닌존재로인식하지않는다.우리가떠올리는것은그돼지의‘돼지다움(더러움,게으름등)’과‘먹을수있다는점’뿐이다.이런방식으로동물을보는데는내가‘인식의트리오(CognitiveTrio)’라고부르는세가지방어기제가개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