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길 떠나는가

자네 길 떠나는가

$6.50
저자

박형봉

시인 박형봉

1956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시 창작 과정을 이수했으며, 뉴욕에 있는 실천철학학교(THE SCHOOL OF PRACTICAL PHILOSOPHY)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92년 <시와 시인>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매월당문학상, 이육사문학상, 노천명문학상(번역부문)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고향에 가면》, 《한계령 넘던 날》, 《그 누구를 사랑할 때는》, 《가난뱅이의 하루》, 《갈대의 꿈》, 《낯선 곳의 하루》, 《멀리 있는 사람에게》, 《밤늦은 항구에서》, 《강 언덕에서》, 《늦게 찾아온 사랑》, 《고독한 기다림》, 《바람처럼 남이 된 하루》, 《바위섬 스케치》, 《쪽배의 나팔소리》, 《늦은 겨울밤의 외로움》, 《방황 속의 산책》 등이 있으며, 시선집으로는 《그리움 쌓이는 날》, 《춤추는 여자》 등이 있다. 단편소설 《어떤 기다림》과 장편소설 《벌거숭이 꿈 사냥꾼》 등은 그의 최근 작품들이다.
이와 함께 뉴욕에서 자신의 시를 번역하여 출간한 《가난한 어부(A POOR FISHERMAN)》, 《무죄(GUILTLESS)》, 《나만의 존재(BEING ALONE)》, 《비 오는 날의 초상화(A PORTRAIT OF RAINING DAY)》 등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 자네, 길 떠나는가

이른 아침의 보리밭 / 바람꽃 / 자네, 길 떠나는가 / 금일(今日) / 대금 독주를 들으며 / 밤 항구에서 / 바다 / 비 내리는 겨울밤 / 주점에서 / 말없이 혼자 울던 밤의 소야곡 / 낙엽 / 떠날 생각 / 숲 속에서 / 짝사랑 / 가을 나그네 / 초겨울에 서서 / 단옷날에

2 비 오는 날의 소야곡(小夜曲)

산비둘기 / 비 오는 날의 소야곡(小夜曲) / 등대 / 어느 날에 / 가랑잎 / 세월의 사선(死線에서 / 여기가 어디던가 독도는 우리 땅 / 갈대밭에서 / 폭음(暴飮) / 인연(因緣) / 어느 선창가 작부(酌婦)의 하소연 / 남태평양에서 / 순이의 슬픈 이야기 / 시외버스터미널에서 / 어떤 그이 / 탄광촌 스케치 / 바닷가에서

3 빈 의자에 앉아

제주도 우도에 쏟아지던 장대비 / 비 내리는 산사(山寺)에서 / 강진만 억새꽃 / 비 내리는 강진만 / 항촌리 청개구리 / 항촌리 연가(戀歌) / 갈라타 다리(GALATA BRIDGE)에서 / 부는 바람은 / 터키 이스탄불 갈라타 종탑 아래서 / 어느 날 뉴욕에서 / 만수동 성당에서 / 빈 의자에 앉아 / 강원도 횡계 <고향이야기> 식당에서Ⅰ / 강원도 횡계 <고향이야기> 식당에서Ⅱ / 강원도 횡계 <부산식당>에서 / 중국 칭따오 문호의 주검 / 하얀 눈이 내리던 날

4 빈잔

삶의 뒤안길에서 / 비 오는 날에 받은 선물 / 첫 시집 / 시(詩)를 쓰며 / 빈손의 하루 / 어느 날 삼탯국을 먹으며 / 협동상회 / 장작불을 태우며Ⅰ / 빈잔 / 장작불을 태우며Ⅱ / 사막에서 / 낮술 / 자화상(自畵像)Ⅰ / 자화상(自畵像)Ⅱ / 자화상(自畵像)Ⅲ / 무제 / 병실에서 /
숭어

5 세월의 뒤안길에서

은행나무 / 뱃사람 / 낙엽 지던 날 / 오랜 세월 속의 기억들 / 세월의 뒤안길에서 / 청동 화로(火爐)의 따스함 / 사랑은 / 장터에서 /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고 / 수양버들 아래서 / 거리에서 / 바람 부는 섬에서 / 흑백 사진첩 속에서 / 부엌에서 / 파이프 담뱃대 / 어느 날에 / 해질녘 썰물을 바라보며

출판사 서평

시집 《자네, 길 떠나는가》는 1992년 <시와 시인>으로 등단한 박형봉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그동안 매월당문학상, 이육사문학상, 노천명문학상(번역부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랐던 시인의 외로운 길 떠남

모두 5부로 나누어져 87편의 시를 수록한 이 시집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 받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현실을 벗어난 길 떠남의 의미를 읊고 있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곳을 떠돌며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랐던 박형봉 시인. 시를 통해 삶의 버거운 짐을 덜어내고자 애쓴 흔적들이 이번 시집에 역력하게 묻어난다.

떠날 생각이 나면 갑니다 / 혼자서 갑니다 / 산을 넘고 들을 지나 / 바닷가 모래성으로 / 나는 갑니다 / 물살에 아롱지는 금빛 배에 / 새 희망을 싣고 / 혼자서 갑니다… 「떠날 생각」 중에서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넓은 세계를 향한 여정

시인의 ?세상 떠돌기?는 어느 특정 직역에 국한하지 않았다. 항구, 주점, 숲, 갈대밭, 시외버스 터미널, 탄광촌, 바다, 산사, 성당, 병실, 장터, 거리, 부엌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터전이 바로 시상(詩想)의 출발이었다. 시인의 길 떠남에 공간의 한계는 없었다. 독도, 제주도, 강진만, 강원도 횡계에서부터 멀리는 남태평양, 사막, 터키, 뉴욕, 중국의 칭따오까지 온 세상을 향한 발걸음의 여정(旅程)이었다. 시인은 더 넓은 세계에 대한 동경의 욕망을 시집에 쏟아내고자 했다.

…길고 긴 삶의 여정(旅情) 속 / 갈라타 브리지 끝의 하늬바람 / 서서히 허무를 잠재워놓고 / 밤은 내일을 위해 / 암탉처럼 따뜻하게 / 포란(抱卵)을 꿈꾸고 있었다. 「터키 이스탄불 가랄타 종탑 아래서」 중에서

길을 떠나는 시인의 쓸쓸한 마음이 시집 곳곳에 묻어난 것도 아마 세상과 대화하기 위한 몸부림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섭섭하네 자네, 길 떠나는가 / 못 다한 말 미구(未久)에 부쳐 / 편지에 띄워보냄세 / 내 영혼은 불빛 / 초록색이 살아있고 / 자네 영혼은 풀빛 / 갈색이었던가… 「자네, 길 떠나는가」 중에서

깊은 고민 속에서 표현된 가볍지 않은 시심(詩心)

세상의 일상적인 모습도 함께 표현해 내고 있는 시집 《자네, 길 떠나는가》는 외로움에 지친 이들에게 보내는 시인의 결코 가볍지 않은 깊은 고민 속에서 표현된 조용한 외침들이다.
“몇 번 쓰고 말걸 그랬어 / 어느새 천형의 가시 장미꽃처럼 / 독배를 마셔버린 후부터 / 나는 너를 멀리 할 수 없었지…”(「시(詩)를 쓰며」중에서)를 보면 한편의 시를 쓸 때마다 수많은 갈등과 번민(煩悶) 속에서 고뇌하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