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꿩이 알을 무더기로 낳아 놓은 둥지를 발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떡갈나무 잎과 아주 비슷한 보호색으로 위장하고 있어 가까이 있는데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나중에 어른들에게 들은 소리인데, 꿩은 사람이 다니는 길 근처에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여하튼 그렇다고 한다. 이리저리 생각하다 사람보다 더 위험한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일 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때쯤이면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난 허기진 뱀들이 바닥에 둥지를 틀고 낳아 놓은 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삼킬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람이 지나가며 뱀을 쫓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위장만 잘하면 사람의 눈을 속이기가 뱀을 비롯한 천적보다는 훨씬 수월한 것은 분명했다.
민원아, 꿩알 주우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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